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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11회, 비극을 통한 강하나(이솜)의 변화 본문

드라마를 보다

모범택시 11회, 비극을 통한 강하나(이솜)의 변화

빛무리~ 2021. 5.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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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범택시' 11회는 

뜻밖에도 왕 수사관(이유준)이 시체로 발견되며 

충격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을 수사중이던

검사 강하나(이솜)는 

시신 유기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용의자 구영태(이호철)의 측근인 

심우섭(정강희)을 정보원으로 포섭했다. 

 

심우섭은 구영태를 취하게 만들어 

정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지만 

강하나에게 전화로 그 사실을 보고하던 중 

구영태와 그 쌍둥이 형인 구석태에게 

발각되어 쫓기는 처지가 되고 만다. 

 

 

통화 중에 위험을 감지한 강하나는 

휴대폰 신호가 잡힌 경동시장으로 

즉시 심우섭을 구하러 출동한다. 

도중에 수사관 왕민호(이유준)와 통화하는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우섭의 안전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제가 꼭 지키겠습니다!" 

 

언제나 강하나의 곁에서 커다란 소나무처럼 

그녀를 지키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왕 수사관은 참으로 듬직한 존재였다. 

 

씨름선수 출신의 그가 나선 이상 

증인을 보호하고 사람 목숨도 살리고 

아무 문제 없을 것만 같았는데... 

 

 

그 시각 구영태의 손아귀에 잡힌 

심우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고 

 

 

강하나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경찰로부터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심우섭일까봐 걱정하며 다가서는 순간...... 

 

 

"아...... 수사관님!!!" 

 

 

오열하는 강하나... 

전혀 예상치 못한 죽음이었기에 

그 충격은 너무 컸다. 

강하나 못지 않게 시청자 입장에서도... 

 

 

그 장면을 멀리서 지켜보며 

침통해하는 김도기(이제훈)... 

 

쌍둥이 형 구석태의 손아귀에서 

심우섭을 구했지만 

동생인 구영태를 놓치는 바람에 

끝내 비극을 막을 수 없었다. 

 

 

구영태는 여검사 강하나에게 취조받으며 

능글능글한 성희롱적 발언은 물론 

벌떡 일어나 물건을 집어던지려 하는 등 

폭력적인 태도까지 보였는데 

 

그 때도 곁에서 지켜보던 

왕 수사관이 있어 든든하고 안심했었다. 

수사관에게 제압당한 구영태는 

자신의 수갑 찬 손을 잠시 들여다보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무척 섬뜩하다. 

"이 수갑만 아니었으면 

 내가 저 새끼를 죽여버렸을텐데..."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서다. 

 

그리고 불과 얼마 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구영태는 

손발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다시 왕 수사관과 마주치게 되었고...... 

 

12회 예고편에서

심우섭이 살아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왕 수사관은 

심우섭을 구하기 위해 창고에 들어갔다가 

그를 살리고 대신 목숨을 잃은 듯하다. 

 

 

사실 왕민호 사무관은 

누구보다 법을 믿고 지키려 했던 

정의롭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힘 센 주먹을 가졌지만 

자기는 주먹보다 법이 좋다면서 

특히 '무죄추정의 원칙'이 좋다고 했다. 

 

백 명의 죄인을 풀어주더라도 

단 한 명의 죄없는 사람을 처벌하지 말자는 

그런 법이 인간적이어서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법의 테두리 바깥에서 

법이 놓친 범죄자에 의해 그가 살해당했으니 

 

왕 수사관 못지 않게 법을 믿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악을 응징하고자 했던 

강하나 검사의 내면에도 

필연적인 변화가 생길 듯하다. 

 

결국 그녀도 김도기와 한편이 되어 

법과는 상관없는 방식의 

더 강력한 죄의 응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처음부터 '모범택시'의 주인공들은 

답답한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악과 범죄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시원하게 벌하며 

그 행위를 통한 카타르시스를 

시청자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의 주제 자체가 

"법을 무시하고 제각기 복수하자" 는 

뭐 그런 거라고까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표현을 바꿀 수 있을 뿐 

결국은 그 쪽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종영한 '빈센조' 역시 

비슷한 맥락의 엔딩을 맞이했다. 

법과는 전혀 상관없이 

주인공(송중기)이 직접 악을 처단하는데 

그 수단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내가 직접 시청하지는 않았다.) 

 

나도 감정적으로는 100% 이해하고 

심정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범죄는 너무나 가깝고 빠르고 잔인한데 

솔직히 법은 너무 멀고 느리고 약하다. 

미치고 환장할 만큼 답답한 것이다. 

 

그러나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지닌 

드라마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개인적 복수와 악의 응징을 

시원하다, 좋다, 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와 같은 사고방식이 

점점 더 사회 전체에 만연해진다면 

오히려 죄와 악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될테니 말이다. 

 

아무리 물렁하고 느리고 답답하더라도 

결국은 법에 맡기는 것이 

유일하게 올바른 해결책임을 

시청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과하지 않은 전개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법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개정하고 

법의 실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또 그 해결을 위한 방책을 모색해야 할 뿐 

개인적 복수나 응징은 답이 아니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특히 청소년들이 

분명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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