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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라마 '자이언트'를 1회부터 꾸준히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포스팅은 처음이군요. 명품 아역들의 명품 연기에 흠뻑 취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8회 엔딩에서 드디어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각각의 배역마다 싱크로율이 다르게 느껴지는군요. 비교해 보니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이 판단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 기준에 의한 것임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1. 이강모 아역 여진구와 성인 이범수의 싱크로율은 대략 80% 정도입니다. 솔직히 "이범수가 10년만 젊었더라도..."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상에서는 20대 중반 정도라야 하는데, 이범수의 나이는 현재 42세이니 아무래도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지요. 여주인공 박진희나 라이벌 역할의 주상욱에 비해 너무 늙어 보여서 몰입을 방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정보석의 모습이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는, 아직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여운 때문이었겠지요. 정보석은 위기에 처한 회사를 일으켜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우고, 언제나 장인으로부터 무시당하던 처지에서 벗어나 드디어 후계자로 인정을 받으면서, 누가 보더라도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었습니다. "보사마 화이팅!"을 외치던 많은 팬들이 진심으로 기뻐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물론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구요. 그런데 어제 '무릎팍'에서 정보석이 보여준 이미지는 제가 혼자 속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를 열정적인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이면서도 젠틀하고 중후하며 겸손한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이제껏 그가 맡았던 배역들의 영향도 있을테고, 그의..
'지붕뚫고 하이킥' 배우들의 신종플루로 인하여 모처럼 얻었던 일주일의 휴식기간을 나는 불만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엄청나게 무리를 하고 있었을 그들이 휴식을 취하고 나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휴식을 취한 후 '지붕킥'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현재의 '지붕킥'은 김빠진 맥주처럼 닝닝하다. 1. 반복 설정과 반복 눈물로 지겨워지는 러브라인 휴식을 취하고 온 제작진은 현재 '지붕킥' 흐름의 핵심인 러브라인에 과감히 '반복' 설정을 집어넣었다. 지훈과 정음의 데이트 장면을 세경은 모두 세 번이나 목격했다. 미술관에서 처음 보던 날 세경은 울었고, 두번째로 준혁의 '내게 오는 길'을 듣고 돌아오던 길에도 우연히 그들을 목격하고는 또 울었다. 세..
'지붕뚫고 하이킥' 98회를 보는 동안, 저는 마치 곪을대로 곪은 상처를 째고 그 썩은 속살을 적나라하게 눈앞에 드러내는 듯한, 서슬 시퍼런 칼날을 느꼈습니다. '지붕킥'을 꾸준히 시청해 오면서, 김병욱 PD의 칼날이 번뜩 스쳐가는 것을 보고 섬뜩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지독하다 싶더군요. 그는 정말이지 봐주는 것이 없습니다. 숨가쁜 고삐를 살짝 늦추어 주는가 싶으면, 곧바로 다시 잡아채어 더욱 바짝 조이는 형국입니다. 불행한 사람은 계속 불행하고, 외로운 사람은 계속 외롭습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것처럼, 언제나 그렇듯이 오늘도 어제처럼 흘러가는, 이토록 잔인한 현실을 그는 에누리 없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의 시트콤 속에서 웃다 보면, 어느 새 ..
'지붕뚫고 하이킥' 82회는 언제나처럼 두 갈래의 에피소드를 보여주었지만, 묘하게도 그 안에서 보여준 감정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질투'였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멋지기만 한 그 남자, 신애의 첫사랑인 '발냄새 왕자님' 줄리엔 아저씨가 그만 악동 해리의 눈에 제대로 꽂히고 말았습니다. 하교길에 우연히 만난 신애에게 목마를 태워주는 줄리엔을 보자 해리는 자기도 목마를 타고 싶은 욕망에 불타게 되지요. 집에 와서 자기 아버지 정보석에게 목마를 시도해 보지만 허약한 보석은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어쩌면 보석이 너끈히 해리를 어깨 위에 태우고 일어섰더라도 해리의 허전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키 크고 건장하고 멋진 서양 출신 우등 말(馬) 줄리엔을 목격한 이후였는걸요. 자기가 시험에서 100점..
2009년의 마지막 날,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허참 아저씨의 특별 출연으로 이벤트처럼 꾸며진 가족오락관을 통해 전체적으로 조성된 분위기는 화해와 화합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보사마 정보석의 활약으로 '이구동성' 퀴즈에서 승기를 잡은 이순재 옹은 모처럼 사위를 끌어안고 뽀뽀까지 하면서 예뻐해 주었고, 늘 개와 고양이처럼 앙숙이던 현경(오현경)과 김자옥 여사도 같이 게임을 하다보니 저절로 웃으며 장난을 치게 되어 조금은 가까워진 듯 했고, 이지훈(최다니엘)과 황정음 역시 게임을 통해 그 동안 쌓여 왔던 둘만의 추억들을 되새기며 미묘한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드럽게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 한쪽에서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군요. '입으로 종이 옮기기' 게임을 하다가 준혁(윤시..
그를 모 통신사 CF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인 줄 알았습니다. 이십대 후반의 넉살좋은 신입사원인 줄 알았습니다.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두면 되고~ 견디다 보면~ 또 월급날 되고~ 띠띠띠띠 띠리띠리~ 여보세요~ 넵! 부장님~~ 생각대로 어쩌구~ 대략 2년 전쯤인가? 아니, 2년도 채 못된 것 같군요. 하여튼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이들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작년 5~6월경, 스타골든벨에 출연한 것을 보고서야 연예인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 당시 '우리 결혼했어요'에 한창 앤디와 더불어 출연중이던 솔비에게 호감을 표시하며 하트춤을 선보였었지요. "앤디 싫으면~ 나 만나면 되고~" 이런 식으로 되고송을 개사해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의외로 풋풋한 모습에 ..
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청할 때면, 오직 세경(신세경)에게만 너무도 가혹하게 흘러가는 세상 모든 일들 때문에 덩달아 아픈 가슴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여전히 슬프고 외로운 그녀의 모습에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지더군요. 마치 수수한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판을 거니는 것처럼, 그 화려하지 않은 들꽃 향기가 점점 짙어져가는 것처럼, 세경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이지훈(최다니엘), 이 남자는 정음(황정음)의 앞에서는 장난기어린 미소를 보이지만, 세경의 앞에서는 지치고 힘든 모습을 자주 들킵니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그녀, 정음이가 알지 못하는 그의 아픔을, 그의 뒤편에 조용히 선 채로 세경이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이 아니라,..
'지붕뚫고 하이킥' 72회에서도 미중년 정보석의 대활약은 계속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찌나 어설프고 한심하던지,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도무지 개선의 기미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타고난 허술함과 부주의성과 좋지 않은 머리로 인해 평생을 그렇게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할 것 같은 중년 남성의 모습이란, 차마 가벼운 마음으로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 비감했으니까요. 그런데 '보사마의 대형 실수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오늘은 왠지 그가 정겹게 느껴지는군요. 오직 신세경에게만은 예외지만, 기본적으로 정보석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자상한, 착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추진되는 무슨 일에든 나서서 열심히 동참하고자 하는 적극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모든 행동은..
'지붕뚫고 하이킥' 71회에서 황정음과 신세경은 앞으로 그들이 불가피하게 직면하게 될 대결 구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세경이 사랑하는 지훈(최다니엘)의 마음은 정음에게로 향해 있고, 정음이 좋아하는 준혁(윤시윤)의 마음은 세경에게로 향해 있으니, 그들이 서로를 고운 눈으로 바라볼 날이 그리 오래 남지는 않은 듯 하거든요. 시비의 발단은 역시 민폐 캐릭터 정음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 끊임없이 민폐를 끼치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별로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 그 기묘한 당당함이 바로 정음 캐릭터의 한 특징이지요. 사람에게는 저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데, 자기가 보기에 별 것 아니라고 해서 당연히 상대방에게도 별 것 아니라고 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