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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싱크로율 비교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자이언트

'자이언트' 아역과 성인 연기자의 싱크로율 비교

빛무리~ 2010. 6. 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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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자이언트'를 1회부터 꾸준히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포스팅은 처음이군요. 명품 아역들의 명품 연기에 흠뻑 취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8회 엔딩에서 드디어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각각의 배역마다 싱크로율이 다르게 느껴지는군요. 비교해 보니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이 판단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 기준에 의한 것임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1. 이강모


아역 여진구와 성인 이범수의 싱크로율은 대략 80% 정도입니다. 솔직히 "이범수가 10년만 젊었더라도..."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상에서는 20대 중반 정도라야 하는데, 이범수의 나이는 현재 42세이니 아무래도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지요. 여주인공 박진희나 라이벌 역할의 주상욱에 비해 너무 늙어 보여서 몰입을 방해하는 면 때문에 점수가 상당히 깎였습니다.

그것 외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얼굴도 아역 여진구와 엇비슷하니 닮은 듯하고, 이범수의 연기력이야 늘 그렇듯 훌륭하니까요. 다니던 중학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후,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구두닦이 소년으로 돌아갔던 이강모는, 아직도 황태섭(이덕화)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학교 교육은 검정고시로 대신한 채, 지금은 황태섭의 심복으로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기회를 엿보는 중입니다. 아무리 억울해도 힘 없고 돈 없는 놈의 말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깨달았기에, 어떻게든 출세하려고 마음먹은 것이지요. 하지만 황태섭이 과연 이강모에게 얼마나 배경이 되어 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황태섭은 이강모 아버지의 친구였으나, 배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수가 되어버린 인물입니다. 직접적으로 이강모의 아버지를 살해한 사람은 조필연(정보석)이지만, 황태섭의 배신이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니까요. 어린 시절부터 황태섭의 그늘에서 자라 온 이강모는 현재 그의 딸인 황정연(박진희)와 조용한 사랑을 키워가는 중인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군요. 그러고 보면, 원수의 딸을 사랑하게 되는, 참으로 흔한 설정이긴 합니다.

2. 황정연


아역 남지현과 성인 박진희의 싱크로율은 95% 이상입니다. 둘이 이렇게 비슷한 줄을 저는 처음 알았네요. 얼굴이 아주 많이 닮은 것은 아니지만, 말투라든가 분위기가 정말 그대로입니다. 아마도 박진희가 남지현의 연기를 열심히 모니터링하며 맞추려고 노력한 모양입니다. '괴물 아역'으로 불리는 남지현은 어느 작품에서나 지나칠 만큼의 커다란 존재감을 남기고 떠남으로써, 아마도 바통을 이어받은 성인 연기자에게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나봐요.

어쨌든 결과는 긍정적입니다. 제가 원래 박진희라는 연기자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번의 황정연 역할은 꽤나 마음에 드는군요. 남지현이 그대로 성장한 듯한 모습도 신기하고, 배역도 그녀에게 썩 잘 어울립니다.

황정연은 여성적인 매력보다는 오히려 중성적이랄까, 남성 못지 않은 강인함을 과시하는 캐릭터입니다. 황태섭이 외도로 낳아 온 자식이라 집안에서 그의 아내에게 온갖 구박을 받으며 엄마의 정을 모르고 자랐지요. 황태섭은 그녀의 생모가 죽은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살아있을 뿐 아니라 큰 사채업자의 수양딸이 되어 권력을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활달하면서도 영리하고 심계가 깊은 황정연은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보상받기라도 하겠다는 듯, 배다른 형제인 황정식을 밀어내고 자기가 아버지의 기업 만호건설을 물려받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이미 드러낸 상태입니다. 그녀의 생모(김서형)가 나중에는 황정연에게 큰 배경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자기를 향해 '아가씨'라 부르며 깍듯이 존대하는 이강모를 그녀는 여전히 친근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편한 친구 같기도 하지만, 그녀의 내면에 이강모를 향한 연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조필연의 아들 조민우(주상욱)가 정략결혼을 목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그녀의 벽은 상당히 견고해 보이는군요.

3. 이성모


아역 김수현과 성인 박상민의 싱크로율은 안타깝게도 30% 가량입니다. 얼굴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같은 인물이라고 인식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수현이 나이가 들고 살집이 좀 붙는다 해도, 박상민 정도로 후덕하고 기름진 얼굴로 변할 것 같지는 않군요. 김수현과 박상민, 둘 다 연기력은 좋은 편이지만, 우선 외모적인 면에서 너무 다른데다가, 이성모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면이 많다 보니, 그 배역에 대한 몰입도 역시 매우 낮은 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 이강모와 달리 이성모는 아버지 죽음에 대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기 눈으로 황태섭이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을 보았고, 조필연이 아버지를 향해 총을 쏘는 것을 보았고, 아버지가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두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아역들의 세상이었던 8부까지의 전개에서, 주인공은 이강모가 아니라 이성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열 아홉살의 청년 이성모는 복수를 위해 원수의 턱 밑으로 기어들어갔고, 그 과정 중에서 엄청난 위험과 어려움을 겪었으나 모두 이겨냈습니다.



삼일빌딩 앞에서 가족들을 만나기로 약속했던 바로 그 날, 하필이면 조필연의 결정적 약점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이성모는 먼저 원수를 갚은 후 가족들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기회는 허무하게 지나갔고, 어머니를 잃은 채 큰오빠이며 형인 그를 애타게 기다리던 동생들은 어처구니 없이 서로의 손을 놓치고 뿔뿔이 헤어지게 됩니다. 그가 먼저 가족들을 만나기로 선택했다면, 해외로 입양된 갓난아기까지 4남매가 모두 함께 살 수도 있었을텐데, 복수에 대한 그의 집착 때문에 모든 비극이 잉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후로 10년이 흘렀는데 그는 아직도 조필연의 심복 노릇만 하고 있습니다. 복수를 하기는 커녕 그의 수족이 되어 온갖 도움을 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기에 그 오랜 세월을 기회만 엿보며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힘을 얻게 되었는데도 왜 동생들을 찾으려는 노력은 전혀 안 하고 있는 것일까요? 하여튼 이성모는 아역에서 성인으로 교체되면서 가장 이해할 수도 없고 몰입할 수도 없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4. 이미주


아역 박하영과 성인 황정음의 싱크로율은 60% 가량입니다. 다행히 이미주라는 캐릭터 자체가 '대책없이 밝은' 성격이라서 원래 황정음의 이미지와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역할이네요. 그런데도 점수가 높지 않은 이유는 그녀의 연기를 보며 "저건 이미주가 아니라 황정음이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많이 보고 들었던, 판에 박힌 목소리와 말투와 표정이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어렸을 때 작은오빠 이강모가 사주었던 빨간 신발을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모습은 이미주다웠지만, 경찰 아저씨의 눈앞에 갑자기 그 신발을 들이대며 "정말, 정말 예쁘죠? 우리 오빠가 사준 거예요" 라고 자랑하는 모습은 완전히 황정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이미주는 밝고 명랑하긴 했지만 그렇게 푼수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대사도 참 이상했거니와 황정음 특유의 표정과 말투가 재현되기에 딱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그 동안 이강모는 혹시나 형과 여동생을 만날 수 있을까 하고, 매년 헤어졌던 그 날이 돌아오면 꾸준히 삼일빌딩 앞에 나가서 기다렸는데, 이성모는 아예 동생들을 찾을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으며, 이미주는 무슨 사정 때문인지 그 동안은 나오지 못하다가 올해에 처음으로 나온 모양입니다. 9회에서 나온 설정은 대략 그러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녀가 처음으로 오빠들을 만나러 나온 그 날에, 이강모는 포기하고 나가지 않았지요. 이강모는 그 시간에 황태섭의 뒤치다꺼리를 하기 위해 공사판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현재 어느 집에선가 식모살이를 하고 있는 이미주는 모처럼 삼일빌딩 앞에서 오빠들을 기다리다가 마침 몰려든 인파에 휩쓸렸고, 데모하는 대학생으로 오해받아 경찰서에 끌려갔습니다. 하지만 곧 식모라는 것이 밝혀져서 풀려나는데, 마침 건설현장에서 패싸움을 하다가 잡혀 온 이강모와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갑니다. 애타게 찾던 혈육이라는 것을 모른 채 무심히 지나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더랍니다.

5. 조민우


아역 노영학과 성인 주상욱의 싱크로율은 90% 가량입니다. 얼굴도 비슷하고 느낌도 상당히 비슷하군요. 어린 나이에 시니컬한 연기를 곧잘 해내는 노영학 군을 보면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소년이 그대로 자라났다면 바로 저런 모습이었을 거라고 생각될 만큼, 주상욱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조필연의 아들 조민우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처럼 자라났습니다. 숨막힐 정도로 사람을 압박하는 조필연의 스타일은 가족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얼핏 보기에 조민우는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지만, 사실 그의 마음 속은 공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져 본 적도 없고, 스스로 원해서 뭔가를 이루어 본 적도 없습니다. 그의 인생은 오직 아버지의 계획대로 살아 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아버지가 "황회장 딸 정연이 말이다. 그애한테 관심 좀 가져 봐" 라고 말하자, 즉시 "아버지가 관심 가지라고 하시면, 이제부터 가져 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조민우의 모습은 약간 특이했습니다. 마치 감정이라고는 없는 듯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로봇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시니컬한 태도 뒤에 뭔가 알 수 없는 욕망이 꿈틀대고 있음이 느껴졌거든요.

공들여서 완성시키면 꽤 멋진 캐릭터가 될 것 같기는 한데, 의외로 아직까지는 존재감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미주를 만나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여기다가 차츰 사랑하게 되면서, 어떤 변화를 보여주는지에 따라 그의 매력은 결정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원수의 아들과 딸이 여기서도 사랑하고 있군요.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자이언트'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주인공이 오직 용기와 지혜로 승리해가는 성공스토리임과 동시에, 사랑과 복수의 대서사시라고 합니다. 힘이 넘쳐야 하는 젊은이가 벌써 너무 삶에 지친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범수의 얼굴을 보면 못내 걱정스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저의 개인적 느낌으로는 MBC의 코믹사극 '동이'보다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네요. KBS에서 '국가가 부른다' 이후로 매력적인 후속작이 시작된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계속 '자이언트'를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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