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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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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결혼작사 이혼작곡' (결사곡) 시즌2가 시작된다. 지난 며칠 동안 시즌1의 내용을 복습하며 등장인물 각각의 스토리를 정리해 보았는데, 유독 박해륜(전노민)과 남가빈(임혜영)의 불륜에는 아무 관심이 가질 않아서 그냥 제외시켜 버릴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엄연히 전체 스토리의 한 축인데 빼먹고 지나가기도 좀 그래서 되짚어 보니, 남가빈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떠나버린 옛사랑 서동마(부배)와의 과거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졌다. '서동마'라는 인물은 시즌1에서 잠시 비춰졌을 뿐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인물소개를 보면 올해 35세로서, 라디오 방송 엔지니어인 서반(문성호)의 이복동생이라고 한다. 엄청난 바람둥이에 마성의 매력남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직업조차도 아직은 알 수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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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작사 이혼작곡' (결사곡) 시즌1, 1~2회에서는 세 쌍의 부부와 그 주변 인물들이 등장하며, 평온한 일상에 불어닥칠 비바람이 예고되었다. 오래 전에 잠시 배웠던 드라마 작법 중 "아무리 등장 인물이 많아도 드라마의 주인공은 오직 한 명뿐이다." 라는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선지, 나는 1회를 시청할 때면 항상 '주인공'이 누군지를 찾는 습관이 있는데, '결사곡'에서 가장 주인공에 가까워 보이는 사람은 사피영(박주미)이었다. 친정 엄마 모서향(이효춘)이나 의붓 시어머니 김동미(김보연)와 같은 주변 인물들과 촘촘하게 얽혀있는 서사도 탄탄할 뿐 아니라, 특히 사피영은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임성한의 여주인공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현모양처 스타일인 이..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의 시청률 제조기 김순옥 작가가 '내 딸 금사월'로 돌아왔다. 김순옥 작가의 거침없는 스타일은 왠지 '막장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보이니, 이쯤되면 명실상부한 '막장의 대모'라 칭해도 좋을 것이다. 확실한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임성한 작가가 '압구정 백야'를 마지막으로 절필 선언을 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는 터라, 막강 라이벌조차 사라진 막장의 너른 들판을 김순옥 작가가 다시 장악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미없는 착한 드라마'보다는 '재미있는 막장'을 선호하는 편이라, 나 역시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내 딸 금사월'의 첫방송을 시청했다. 막장의 최고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자극적 화면의 연출이 처음부터 작렬했다. 신득예(전인화)와 강만후(손창..
비난이든 뭐든 예전처럼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음에도 임성한 작가의 '압구정 백야'는 어김없이 연장이 결정되었다. 전작 '오로라 공주'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끌시끌하긴 했지만 그만큼 대중적 관심이 높다는 증거였기에 30회 연장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는 밋밋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29회 연장을 결정했으니 아직도 MBC는 임성한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최근 황당스레 죽음을 맞이한 조나단(김민수) 때문에 임성한의 데스노트가 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나 역시 개연성 없는 죽음으로써 등장인물을 너무 쉽게 하차시키는 임성한의 수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굳이 비난의 어조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이틀의 문제도 아니고 어쩌면 이제 그 부분은 임성한 특유의 스..
드디어 비정한 엄마 서은하(이보희)를 향한 백야(박하나)의 한맺힌 복수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압구정 백야' 29회를 보고 있자니 임성한의 과거 히트작 두 편이 자연스레 연결되는 데자뷰 현상이 느껴졌다. 우선 '인어 아가씨'의 아리영(장서희)은 외도하느라 가족을 버린 아빠 때문에 엄마와 자신의 인생이 망가지자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냉혹한 복수를 전개했는데, 현재 백야의 모습은 복수의 상대가 아빠에서 엄마로 바뀌었을 뿐 그 내용면에서 아리영과 별로 다르지 않다. 또한 '하늘이시여'에서는 여주인공 자경(윤정희)이 친엄마인 영선(한혜숙)의 의붓아들 구왕모(이태곤)와 결혼하면서 족보가 황망하게 꼬여버리는데, 현재 백야가 선택한 복수의 방법 역시 친엄마의 의붓아들을 유혹하는 것이라 그 포맷이 대동소이하다. 결..
'보고 또 보고'(1998)의 김지수부터 '신기생뎐'(2011)의 임수향까지, 임성한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선택받은 배우들은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특히 20년 무명을 견뎌 온 중고신인 장서희에게는 '인어 아가씨'(2002)의 성공으로 배우 인생의 화려한 제2막이 열렸고, '왕꽃 선녀님'(2004)의 이다해와 '하늘이시여'(2006)의 윤정희는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이었지만 임성한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곧바로 전성기에 돌입했다. 물론 '아현동 마님'(2007)의 왕희지와 '보석 비빔밥'(2009)의 고나은처럼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경우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임성한의 여주인공은 무명 또는 신인 여배우에게 놓칠 수 없는 대박 기회로 인식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로라 공주'(2013)에서..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수준 높고 괜찮았던 작품 '제왕의 딸 수백향'을 조기종영하면서까지 하루빨리 방송하고 싶어했던 드라마라면 어느 정도는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오산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주인공 서윤주 역을 맡은 탤런트 정유미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녀 때문에도 제발 괜찮은 작품이기를 바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한 조각 희망을 어디에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식상한 설정들, 이제껏 각종 한국 드라마 속에서 마르고 닳도록 수없이 보아왔던 이야기... 1~2회만으로 평가할 때 '엄마의 정원'은 한 마디로 클리셰의 집합소라 할만하다. 주연 배우들의 이미지는 상큼하고 연기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되어 나갈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
백과사전에 의하면 '운명론'이란 세상 만사가 미리 정해진 필연적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고 여기는 사상이다. 운명론의 특징은 이 세상의 모든 일에 논리적인 인간관계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점에 있다고 한다. 운명이 전능의 힘을 가지고 인사(人事) 일체를 지배하기 때문에, 예컨대 한 사람이 어떤 날에 죽도록 운명지어지면 사전에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그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보니 임성한 작가는 운명론을 광적으로 신봉하는 것 같고, 샤머니즘(무속신앙)에 끈질긴 애착을 갖고 있으며, 환생 등의 몽환적 개념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 싶다. 전작들에서도 그런 경향이 적잖이 드러났지만, 특히 '오로라 공주'는 임성한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각종 신앙과 사상과 개념들의 총결산이라 할 수 있..
엄밀히 따지면 일처다부는 아니지만, 오로라(전소민)와 설설희(서하준)와 황마마(오창석) 세 사람이 한 집에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에서 일처다부의 향기를 느끼지 않은 시청자가 있을까? 설설희와 황마마가 한 집에서 형님 아우 하면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은, 여러 명의 아내를 거느리고도 서로 질투하지 않고 의좋게 지내기를 바랐던 조선시대 남자들의 로망을 거꾸로 재현시켜 놓은 것 같다. 남녀를 불문하고 자기 배우자가 다른 이성을 만나 정을 나누는 것에 눈 뒤집히지 않을 사람 어디 있을까? 질투는 인간 내면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들 중 하나인데, 칠거지악이라는 비인간적 명분을 만들어 그 본능을 오직 여성에게만 악으로 규정하고 억누르도록 강요했던 그 때는 참으로 잔혹한 시대였다. 임성한 작가는 그 잔혹한 시대를 살다..
이것은 뭔가 잘못되었다. 그들은 타겟을 잘못 잡았다. 연장 반대 서명까지도 좋다. 그것은 소신에 따른 행동이니까 '오로라 공주'라는 드라마가 연장 방송되는 것이 싫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연장 반대 서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이런 쓰레기 드라마가 자꾸 만들어지는 것은 계속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들은 저급한 문화 양산의 책임을 대중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오로라 공주' 연장 반대 서명 관련 기사에서 가장 추천수가 높은 댓글들을 보면 "이런 쓰레기 드라마를 보고 있는 인간들이 등신이네" 라든가 "욕하면서도 보는 아줌마들이 제일 멍청이다!" 하는 식으로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흉악한 욕설까지 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