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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매주 금요일 밤이면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가 밀려듭니다. 그 중에도 케이블 방송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Mnet의 '슈퍼스타K'와, 그에 맞서서 공중파의 위력을 나름 발산하고 있는 MBC의 '위대한 탄생'이 거의 동시간대에 연달아 방송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얄궂다고 하겠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두 프로그램의 방송 시기가 적당한 차이를 두고 엇갈렸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신인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되면 아무래도 정신없고 금방 질릴 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프로그램 자체의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단순히 방송 시기가 겹치는 이유 때문이라고만은 볼 수 없을 정도로, 요즈음 방송되는 '슈스케3'와 '위탄2'는 전편에 비해 현격히 재미가 없는 편..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
성시경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오직 여성 팬들을 위해 최적화된 남자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달콤하고 부드럽다 못해 느끼하기까지 한 목소리는 노래할 때만이 아니라 말할 때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밤, 성시경입니다'를 진행할 무렵 "잘 자요~" 라는 특유의 마무리 인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지요. 불특정 다수의 청취자를 향해 마치 연인에게 하는 듯한 속삭임으로 건네는 그 인삿말을 가끔씩 듣게 되면, 저는 소름 돋는 민망함에 진저리를 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극도의 오글거림을 즐기며 웃을 수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더라는 말이죠..^^ 그런데 같은 남자들이 듣기에는 정말 재수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ㅎㅎ 하여튼 꽤나 특이한 분위기를 풍기던 성시경을 저는 썩 ..
새로 합류한 3명의 가수와 더불어, 한층 새로운 분위기의 '나가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명예 졸업자인 박정현, 김범수의 듀엣 무대를 보니 왠지 감개가 무량하더군요. 그런데 '사랑보다 깊은 상처'는 언젠가 중간평가 무대에서도 선보인 적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너무나 임재범의 목소리로 귀에 익은 거라서, 김범수가 아무리 노래를 잘 해도 그만큼의 소울이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8월 21일자로 방송된 '나가수'의 순위는 위의 도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청중평가단의 선택이 유난히도 흥미롭게 느껴지는군요. 당연하다 싶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굉장히 뜻밖이라 여겨지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외성도 한 가지 방향이 아니라, 어떤 ..
'나는 가수다'에서 5개월간의 치열한 생존경쟁 끝에 살아남은 3팀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명예로운 '명예 졸업'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뜻밖에도 YB가 최종 경연에서 탈락함으로써, 명예 졸업은 박정현과 김범수 두 사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보컬 윤도현도 적잖은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명예의 전당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에 탈락하고 말았으니, 왠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 같은 생각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YB의 탈락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타인을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마무리한 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3팀이 함께 명예 졸업을 했다면, ..
'나는 가수다' 에서 중간평가의 중요성은 날로 더 크게 느껴집니다. 가수 동료들이 서로를 판단해 주는 거라서 좀 더 확실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더 큰 이유는 이제 청중평가단의 투표가 어느 정도 팬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는 앞으로도 탈락할 기미가 거의 없을 듯합니다. '나가수'의 원년멤버로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 온 이 세 사람은 이제 각자의 흔들리지 않는 막강한 고정팬층을 확보한 듯 보이거든요. 이번 주 중간평가에서는 장혜진이 바이브의 '술이야'를 불러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장혜진은 지난 주 1차 경연에서 카라의 '미스터'를 불러 나름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지만, 청중의 입장에서는 별로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는 무..
이소라의 '제발'을 불러서 1위를 차지했을 때, 김범수는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거의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데뷔 13년만에 1위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감격했습니다. 김범수처럼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가 13년 동안 어떤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해본 적 없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경악했었지요. 지나치게 아이돌 위주로만 흘러가는 가요계의 현실에 새삼스런 비판이 가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기뻐하는 김범수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제작진이 바뀐 '나가수'는 한달간의 정비 작업을 거쳐 다시 시작되었지요. 그런데 김범수는 아직도 한달 전에 했던 1위의 추억을 곱씹으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것처럼, 제 눈에는 좀 그렇게 보였습니다. 거의 알..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가 7월쯤 해서 나름대로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다던 '아이돌판 나가수'는 아무래도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6월 초에 벌써 '불후의 명곡2'라는 이름으로 다른 방송사에서 만들어졌으니까요. '불후의 명곡2'가 어떤 프로그램일지 궁금하신 분들 중 '나가수'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최소한 그 형식적인 면에서는 전혀 궁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가 참 민망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똑같거든요. 말 그대로 '아이돌판 나가수' 이며,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된 나가수'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바로 현재 타방송사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똑같이 만들어도 정말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특히 노래 중간에 삽입되는 아이돌 가수 6..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들의 일밤 제2부-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 오직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에 대한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별 중요한 내용이 없을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귀한 가수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나가수' 인터뷰가 거의 마지막 코너라서, 그냥 내친김에 '신입사원'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분명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닌가요? 서바이벌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명백히 아나운서적인 재능을 더 많이 보여준 팀이 패배하고, 오히려 개그맨 같은 끼를 보여준 팀이 승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꾸준히 '신입사원'을 시청하지 않고 달랑 한 주 분량만 보았기 때문에..
신정수 PD 주관하에 새로 시작된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은 안타깝게도 단숨에 방송되지 못하고 2주 분량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미 그 결과의 상당 부분이 스포일러로 떠돌더니, 급기야 오늘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녹화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연이 시작되고 한창 몰입해 보려는데, 첫번째 순서였던 BMK의 노래까지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다음 주로 연기되니 그 허무함이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에는 기대되는 무대가 아주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도록 스포일러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뚝 끊었다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어 보게 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