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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2' 끝나지 않은 박정현의 시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2' 끝나지 않은 박정현의 시대

빛무리~ 2011. 9. 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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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김범수와 더불어 명예졸업이라는 영광을 차지하고 물러난 뒤, 이제는 서서히 박정현 열풍도 식어가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나 '위탄'은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무대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1회 밖에 시청 못한 상태이지만, 벌써 멘토들의 대략적인 캐릭터는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시즌1에서는 방시혁과 이은미가 독설을 담당했다면, 시즌2에서는 그 역할을 윤상과 윤일상이 맡게 될 모양입니다. 특히 작곡가 윤일상에게서는 데자뷰라고 할만큼 방시혁과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나더군요. 다만 강렬한 감정과 파워를 뿜어내던 이은미에 비해 윤상의 태도는 훨씬 소프트하고 건조한 편이었습니다. 부디 이 두 사람은 끝까지 냉정을 잃지 말고 객관적 판단과 날카로운 심사평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이끌어 주기 바랍니다. 방시혁과 이은미도 초반에는 속시원한 독설로 인기를 끌었으나, 후반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객관성이 떨어지는 듯한 태도를 보여 시청자의 호된 질책을 받았었지요. 참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멘토들 중 가장 뛰어난 예능감과 따스한 심성을 드러내며 이 시대 최고의 멘토로 떠올랐던 김태원의 자리는 아마도 이승환이 대신하게 될 듯합니다. 참가자의 외모를 보자마자 대뜸 만화 캐릭터를 닮았다는 엉뚱한 소리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는 참가자에게 "미워 죽겠어요!" 하면서도 덥석 왕관을 안겨주는 등, 이승환의 예능감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더군요. 자칫 너무 딱딱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오디션 예능에서는 그러한 인물이 꼭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승환이 김태원처럼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까지 줄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멘토들 중에도 연장자로서 중심을 잡아 주고 전체적 분위기를 조율하던 신승훈의 역할은 이선희가 맡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선희는 가수 데뷔 27년의 경력을 지녔고 아직도 이 시대 최고의 디바입니다. 음악성이야 말할 나위도 없고, 더불어 최고의 스타 이승기를 키워낸 스승이니만큼 그녀의 멘토링 실력도 충분히 검증된 셈이지만, 아무래도 예능감은 현저히 떨어지는 듯 싶더군요.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할 말 다 하는 그녀의 심사평은 높은 수준이긴 했지만 솔직히 참 재미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승훈도 특별히 예능감이 있던 편은 아니므로, 그의 역할을 대신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박정현은 김윤아의 자리를 채우게 되겠군요. 심사위원 중에 가장 젊고 아름다운 여성으로서, 말하자면 '멘토 중의 꽃'이라고 이름붙여도 좋을 듯한 포지션인데, 이 자리에 박정현이 들어온 것은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다른 포지션의 경우는 전편보다 나을지 못할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는 반면, 박정현의 넘치는 애교와 풍부한 리액션은 너무 차분하기만 하던 김윤아보다 훨씬 더 예능에 적합한 캐릭터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인기를 새삼 증명이라도 하듯 젊은 참가자들은 너도나도 박정현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고, 그녀가 불렀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특히 '나가수'에서 불러 1위를 차지했던 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의 경우는 너무 많은 참가자들이 불렀기에, 제작진에서 '이젠 그만 불렀으면 좋겠네'라고 한숨 섞인 자막을 띄울 정도였지요. 심지어는 사상 최초로 박정현의 성대모사를 하는 참가자까지 등장했습니다. 애국가를 부르던 그녀의 독특한 발음과 발성법을 그대로 흉내내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노래 실력도 훌륭하던 그 참가자는 예선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절대음감을 지닌 14세의 소녀 신예림 양이 등장했을 때, 박정현의 예능감은 최고로 빛났습니다. 노래뿐만 아니라 댄스와 표정에서마저 풍부한 스타성을 뿜어내는 신예림 양을 보더니 윤일상은 처음부터 다급한 욕심(?)을 드러내더군요. 이승환이 "찜하시는 거예요?" 하며 대놓고 묻자 적잖이 당황하는 표정을 보아서는 속마음을 제대로 들킨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만장일치로 합격시킬 듯한 분위기였는데, 너무 단순하게 흘러가면 재미없을까봐 그랬는지 이승환이 변수를 두었습니다. 재능도 훌륭하고 노래도 아주 잘했다고 극찬을 했지만 "나이도 어린데 너무 우쭐하게 될까봐서" 라는 이유로 불합격을 주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림이가 불안해할까봐 안심시키려고 그랬는지 옆에 있는 박정현을 가리키며 "어차피 이 언니가 왕관을 줄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일부러 Sorry를 줄게요" 예림이도 그 말을 철석같이 믿는 듯 편안한 표정이었는데, 뜻밖에 박정현이 웃지도 않는 진지한 얼굴로 말을 시작했습니다. "어, 그런데 제가... 음... 노래하는 기본적 톤은 좋은데요, 부족한 부분도 많아요. 그래서 '위대한 탄생' 다음 차 오디션... 을 계기로 많이많이 좋아지길 바랄게요!" 여기까지만 들었을 때는 영락없이 예림이를 탈락시키려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박정현이 누른 것은 Sorry가 아니라 왕관이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라는 그녀의 멘트와 더불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것은 신예림 양만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옆에 있던 두 명의 심사위원, 윤일상과 이승환이 더욱 더 놀란 기색이었습니다. 특히 박정현의 선택을 믿고 일부러 Sorry를 주었던 이승환의 당황한 표정이라니...ㅎㅎ 오죽하면 "박정현씨, 그딴 식으로 할 거예요?" 라고 농담섞어 투덜거리기까지 하더군요. '위탄2' 첫방송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선배 이승환을 너무 당황시켜서 약간 미안했는지 박정현은 뻘쭘한 표정으로 "아니,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일부러 그런 거였지요. 그리고 '위대한 탄생'은 바로 그런 점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아주 절묘한 쾌거였어요. 그녀는 앞으로도 이승환과 주거니 받거니 깨알같은 멘트로 재미를 주며 '위탄' 시즌2의 명실상부한 주인공으로 떠오르겠군요. 과연 제자들을 이끌고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얼마나 재능을 발휘할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박정현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계속될 그녀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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