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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 장근석, 애정에 굶주린 욕심쟁이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릎팍 도사' 장근석, 애정에 굶주린 욕심쟁이

빛무리~ 2011. 9. 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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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어떤 예능을 보면서도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웃느라 정신을 못 차렸던 기억은 없습니다. 나중에는 얼굴도 아프고 배도 아파서 그만 웃으려고 애써 봤지만 도무지 멈출 수가 없더군요. 만만찮은 녀석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1년에 한 번 웃는다는 카메라 감독까지 웃겨버릴 만큼 '무릎팍 도사 - 장근석' 편은 정말 대박이었어요. 할 수만 있다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울적할 때마다 꺼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여기가 혹시... 무릎이 닿기도 전에..." 하면서 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 때, 게스트가 장근석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얼핏 "여자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나 가냘프고 아리땁던지요..;; 들어오자마자 강호동에게 "저 들어 주세요" 라고 먼저 부탁하더니만, 강호동이 가볍게 번쩍 안아 올리자 덧신 양말이 창피하다고 두 발을 버둥버둥 하면서 내려 달라고 난리를 칩니다. 등장하는 순간부터 정신없게 혼을 쏙 빼놓더군요.

MC들한테 주겠다며 선물 꾸러미를 주렁주렁 들고 왔는데, 그 내용물은 온통 장근석 사진집, 장근석 노래 앨범, 장근석 캐릭터 인형 등등입니다. 어이없어하는 MC들에게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 많은 건데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우므로 일부러 챙겨왔다고, 장근석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특히 '조립해서 만들면 장근석이 되는 종이 인형'을 받아들고 유세윤이 짓던 난감한 표정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싶습니다..ㅎㅎ 하지만 장근석은 나중까지도 그 선물들에 대해 계속 진지했습니다. 사진도 직접 고르고 인형도 제작하는 등 모두 자기 손을 거친 것들이라, 스스로 너무 뿌듯해서 형들에게 드리고 싶었다는 거였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장근석은 그야말로 리액션 최고의 게스트였습니다. MC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마다 지극히 예민하고 화려하게 반응하더군요. 꽃처럼 생긴 아이가 누가 말만 하면 대굴대굴 박수치며 먼저 웃고 있으니,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때로는 엉뚱한 반격을 가하며 예상치 못한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끊임없는 활기와 재치는 완전히 녹화장을 장악했고, 종잡을 수 없는 그에게 휘둘리던 MC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강호동이 "오프닝부터 이렇게 지치기는 처음"이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즉석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전화를 연결하여 바꿔줄 것처럼 실감나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강호동이 반신반의하며 "진짜?" 하고 묻자 "뻥이요~" 하면서 놀려먹더군요.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대뜸 장난인 줄을 알았을테지만 장근석이기 때문에 어쩌면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천하의 눈치빠른 강호동도 잠시나마 속아넘어갔던 것이지요. 일본의 CF 촬영팀이 광고주까지 대동하고 한국에 와서 CF를 찍는 이유는 단지 장근석의 바쁜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서라고 하니, 정말 그 인기가 대단하긴 한가봅니다.

지난 번 김연아가 출연했을 때 장근석과의 스캔들에 대해서 질문하자, 김연아는 "사실이 아닌데 그런 소문이 나니까 당연히 기분은 안 좋죠" 라고 대답했었지요. 장근석은 그 방송을 보면서 "날 싫어하나? 만난 적도 없는데..." 하면서 조금은 서운했다고 합니다. 강호동의 요청에 따라 김연아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며 "저는 좋았어요~" 하고 V자를 그리더니, 곧바로 "하지만 그 때는 진짜 만나는 사람이 따로 있었는데~" 하고 묻지도 않은 폭탄 발언을 해서 사람들을 놀래켰습니다. 

비(정지훈)의 콘서트에 갔다가 흥을 못이겨 무대 위로 올라가, 비의 앞을 가로막고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더니 MC가 청하지도 않았는데 "한 번 보여드릴까요?" 하면서 벌떡 일어나 토끼춤과 유사한 셔플댄스를 신나게 추기 시작했습니다. 추다 보니 흥이 났는지 백스텝으로 미끄러지며 강호동의 뒤쪽까지 갔다가, 자기가 선물한 앨범과 사진첩을 자기 발로 밟아서 깨뜨리고 구겨놓기도 했습니다. 이거야 도무지 웃느라 쉴 틈도 없고 정신을 차릴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로 옮겨 놓으니까 참으로 밋밋하군요.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는 방송을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장근석은 줄곧 더없이 밝고 명랑한 모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애정에 굶주린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매일마다 의식처럼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시민들을 향해 큰 소리로 인삿말을 건네고,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보면 그 때마다 신기함을 느낀다더군요. 근짱으로 불리는 장근석은 현재 일본에서 명실상부한 대세로 떠올랐으며, 시부야 거리에는 온통 그의 사진들로 도배가 되어있다시피 하다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뭘까요?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남자 연예인들의 연락처까지 수집하고 다니며 친구를 사귀기 위해 열혈 노력중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면서 들고 나온 고민조차 "이승기씨와 친해지고 싶어요!" 였습니다. 또 이민호의 연락처를 어렵게 알아내어 문자를 보냈는데 한참이나 답장이 없어서 술 생각까지 하며 애태우고 있다가 드디어 답장이 도착했을 때는 날아갈 듯 기뻤다고도 했습니다. 이러한 장근석은 극도의 화려함 속에서도 어딘가 좀 외로워 보였습니다.

대체 얼마나 더 사랑을 받아야 그 굶주림이 채워지는 걸까요? 유세윤의 건방진 프로필은 항상 "욕심쟁이 우후훗~" 하면서 마무리되지요. 최고의 인기스타 반열에 올랐고 남부럽지 않은 인맥까지 자랑하면서도 여전히 더욱 큰 애정을 갈구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장근석은 어쩌면 가장 지독한 욕심쟁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오프닝만으로 1부 방송이 꽉 채워진 것은 '무릎팍 도사'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네요. 다음 주에 웃다가 숨 넘어가지 않으려면, 미리부터 심폐기능을 좀 활성화시켜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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