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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우여곡절 끝에 TOP3까지 진출했던 '어둠의 마성' 전은진이 탈락함으로써, 이선희의 제자인 배수정과 구자명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여러가지로 '시즌1'과 차이점을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확연히 구별되는 '위탄'만의 특징이 강하게 증명되었군요. 누가 뭐래도 '위탄' 시리즈의 특징은 '멘토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5명의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각자 4명씩의 제자를 선발하여, 스승과 제자의 각별한 관계를 맺고 교육시키도록 하는 그 '멘토제'는 '위탄'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합니다. 장점은 멘토와 멘티가 확정되면서부터 생방송 무대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각 멘토스쿨의 훈련 과정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입니다. 5명의 멘토는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
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
로커 김경호가 섭외만 들어오면 언제든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의사가 있노라고 밝힌지는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바로 '위대한 탄생' 시즌1의 파이널 무대에서였지요. 백청강의 롤모델로서 그 자리에 참가했던 김경호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솔직히 김경호 덕분에 그 자리에 모였던 모든 참가자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절절히 실감하며 주저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섬세한 감성의 전달을 중요시하는 발라드 장르보다, 역동적인 몸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댄스 장르보다, 그들이 선택한 록 장르에서는 폭발적인 성량과 가창력 위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 차이가 더욱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타고난 목소리와 매력 외에 가창력 면에서는 높이 평가하기 어려웠던 셰..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
'위대한 탄생' 출신들의 MBC 출연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시즌2를 준비하면서 '슈퍼스타K3'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제시하기 위해서겠지요. 이번 주에는 백청강, 이태권, 셰인, 데이비드오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했군요.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라는 방송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4MC들의 거칠고 독특한 진행이 때로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오히려 속을 박박 긁어 놓기도 하거든요.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제멋대로'라는 말이 꼭 어울리는 '라스'의 진행을 무방비 상태에서 시청하다 보면, 가끔은 순식간에 허를 찔려서 몹시 불쾌한 심정이 되곤 합니다. '라스'의 4MC는 게스트가 있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찧고 까불며 짖궂은 말들을 한 마디씩 툭툭 주고받는 것이 원래의 특성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
지난 해 12월부터 시작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위대한 탄생'의 마지막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막판에 허무하게 김이 새는 바람에 적잖은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위탄'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탄생 콘서트'는 그 동안의 즐거움을 생생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유난히 외로워 보이던 2등 이태권의 모습이 마음을 좀 편치 않게 하는군요. Opening - Over the rainbow 김정인 독창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맑고 순수한 정인이의 목소리... 그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전보다 더욱 청아해지고... 창법도 더욱 세련되고... 이 아이의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참 궁금하다. 김태원 기타 독주..
결승에 가까워질수록 궁금증과 열기가 더해가야 하는데, 솔직히 요즘 '위대한 탄생'에 관심이 급저하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나는 가수다' 열풍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 분기점을 생각해 보니 정희주가 탈락한 시점부터인 듯 싶어요. 그 이후로는 차례차례 탈락할 사람이 훤히 눈에 보이고, 누가 우승할 것인지조차 너무 쉽게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변수의 가능성이 0.1%나 될까말까 싶은 상황에서 별다른 궁금증 없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것은 참으로 김빠지는 일입니다. '나가수' 때문에 그새 듣는 귀가 까다로워졌는지 참가자들의 무대도 예전처럼 매혹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하지만 그래도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채널을 고정하게 되는 건, 일종의 관성(?) 또는 의리 때문이라고나 하겠습니다. 예상대로 결승전은 ..
누군가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5번째 무대에서 제가 느낀 뚜렷한 문제점은, 참가자 5명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밴드 반주에 맥을 못 추고 묻혀 버린 것입니다. 오직 이태권의 '슬픈 그림같은 사랑'만이 밴드의 막강 파워에 반항이라도 해보려는 듯 선전했지만, 역시 간신히 따라가는 정도일 뿐 밴드를 제압하여 이끌고 가지는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백청강은 멘토 김윤아가 지적한 대로 지난 주에 이어서 좀 기운이 없는 듯했고, 스승 김태원마저도 그가 약간 지쳐 보인다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꿈을 향해 날마다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기운이 펄펄 솟아도 모자랄 법한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염려도 됩니다. 혹시 일시적인 음향 시스템의 문제였을까요? 지난 주에도 조용필 노래부르기 미션 때문에 '위대한 탄생' 밴드가..
지난 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컨셉으로 최악의 무대를 선보였던 데이비드오가, 이번 주에는 모처럼 자기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으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아티스트는 양면성을 가질 때 매력적이라고 방시혁은 꿋꿋이 주장하지만, 저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색채의 예술만 고집한다 해도 나쁠 건 없어요. 어쨌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야누스적 성향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 않은데, 무리한 변신을 위해서 자기 내면에 없는 것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해봤자 될 턱이 없습니다. 아기천사에게 악마의 옷을 입혀놓았던 지난 주의 '비트잇'은 정말 아니올시다였죠. 하지만 이번 주에 데이비드오가 직접 어쿠스틱한 스타일로 편곡하여 재해석한 '넘버원'은 아주..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2번째 무대는 팝송 경연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신승훈의 제자 조형우, 그리고 김윤아의 제자 백새은이 탈락했는데, 저의 예상과는 좀 다른 결과였습니다.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백새은의 무대는 별로 흠잡을 곳 없이 무난했고, 조형우는 이번 주에도 자기 스타일에 썩 어울리지 않는 무대를 선보였지만 데이비드오의 초절정 어색함에 비하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이 두 사람이 탈락했군요. 백새은은 아무 여한이 없다는 듯 밝게 웃고 있어서 보는 마음도 편했는데, 조형우는 너무나 애처로울 만큼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 눈물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멘토들의 무리한 변신 요구에 따르느라 자기가 원래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도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