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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김태원, 방시혁에게 화가 난 걸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김태원, 방시혁에게 화가 난 걸까?

빛무리~ 2011. 4. 2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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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컨셉으로 최악의 무대를 선보였던 데이비드오가, 이번 주에는 모처럼 자기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으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아티스트는 양면성을 가질 때 매력적이라고 방시혁은 꿋꿋이 주장하지만, 저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색채의 예술만 고집한다 해도 나쁠 건 없어요. 어쨌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야누스적 성향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 않은데, 무리한 변신을 위해서 자기 내면에 없는 것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해봤자 될 턱이 없습니다.


아기천사에게 악마의 옷을 입혀놓았던 지난 주의 '비트잇'은 정말 아니올시다였죠. 하지만 이번 주에 데이비드오가 직접 어쿠스틱한 스타일로 편곡하여 재해석한 '넘버원'은 아주 괜찮았습니다. 파워풀한 에너지가 넘치는 보아의 무대와 달리, 첫사랑에 설레는 소년의 풋풋한 감성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지난 주에 기계음으로 떡칠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주에는 그 특유의 맑은 목소리가 뚜렷이 돋보였는데, 노래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백청강의 '하트브레이커'와 더불어 이번 주 최고의 무대로 뽑아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잠시 후,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대는 많은 이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좀 더 노력하셔야 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김태원이 데이비드오에게 건넨, 아주 짧고 차갑고 무성의한 심사평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김태원의 따뜻한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당혹스러울 지경이었어요.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으면 당연히 어떤 부분에서 부족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노력해야 하는지도 짚어주어야 했는데, 그런 말은 하기도 귀찮다는 듯 끝내버린 것입니다. 원래는 다른 멘토들이 독설만 날릴 때에도 김태원은 실질적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던 사람이기에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심지어 멘토스쿨의 제자들을 뽑을 때, 김태원은 데이비드오에게도 깊은 관심과 호감을 표시했었습니다. 이미 4명의 제자를 모두 선택한 상황이었는데도 다시 손을 번쩍 들며, 자기가 사비를 털어서라도 데리고 다니며 가르쳐 보고 싶은데 어떻게 안되겠느냐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러던 김태원의 태도가 저렇게 차가워졌으니, 그 원인은 어린 데이비드오 때문이 아니라 그를 이끄는 멘토 방시혁 때문임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김태원이 보기에 데이비드오는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인데 방시혁이 망가뜨리고 있다는 생각에 화가 난 걸까요?

그런데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는 지난 주에도 약간 느껴졌었지요. 김태원의 제자 손진영이 '쉬즈곤'을 부르고 나서 방시혁이 이런 심사평을 했습니다. "저는 언제쯤 손진영씨가 지난 6개월 동안 멘토들이 얘기한, 노래는 비장함과 고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말을 들어줄지가 참 걱정입니다." 방시혁이 줄곧 그런 지적만을 해왔던 것은 아니었어요. 패자부활전에서 손진영이 '나와 같다면'을 불렀을 때는 "처음으로 절박함이 빠진 무대를 보아서 아주 흐뭇하고 좋았다"는 극찬과 더불어 최고점수를 주기도 했었거든요.

하지만 김태원은 방시혁의 그 심사평이 약간 거슬린 듯한 눈치였습니다. 저는 김태원이 하필 '쉬즈곤'을 선곡해 준 것을 보고 나름대로 그 뜻을 짐작했었지요. 김태원은 손진영이 팝송 미션 관문을 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마지막 무대에서 원없이 자기 스타일대로 마음껏 소리지르고 내려오기를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 전까지는 손진영 특유의 비장함을 없애기 위해 '이 밤이 지나면' 처럼 경쾌한 선곡을 해주며 앞으로도 이런 음악을 하라고 권하던 김태원이, 느닷없이 가장 처절한 노래에 속하는 '쉬즈곤'을 골라준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쉬즈곤'은 누가 불러도 상당히 비장하게 들릴 수밖에 없으며, 게다가 엄청난 고음이라서 손진영보다 훨씬 뛰어난 보컬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든 최고난이도의 선곡이었어요. 누가봐도 확연한 무리수였는데 김태원이 그걸 몰랐을 리가 없지요. 그저 제자를 위한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방시혁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노래는 비장함과 고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멘토들의 말을 언제쯤이나 알아들을 거냐"는 식으로 손진영을 꾸짖으니, 김태원은 그 화살이 자기에게 날아온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다 알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골라준 노래인데, 비장함과 고음을 지적하는 방시혁의 말은 선곡의 문제점을 뜻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좀 그런 거 있잖아요?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생각과 방식이 있어서 일처리를 해나가는 중인데, 옆에서 누군가 나서서 아는체하며 이래라 저래라 훈수 두면 짜증나는 거 말입니다.ㅎㅎ 김태원은 어쩌면 후배 방시혁에게 무시당했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진영에게 "그대의 처절한 창법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승패를 떠나 그대는 이미 기적이다" 라고 칭찬하면서, 김태원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설마 지난 주의 뒤끝이 남아서 그랬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으나, 데이비드오를 향해 던진 차갑고 무성의한 심사평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더구나 데이비드오의 이번 주 무대는 정말 괜찮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다음 차례였던 손진영의 무대가 끝난 직후에는 심사위원석에 거의 전운(戰運)이 감도는 것마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제껏 멘토들은 패자부활전 때만 제외하고는 항상 손진영에게 박한 점수를 주었고, 그것으로 볼 때 전문가들의 귀에는 손진영의 노래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청자 투표에 힘입어 그 부족한 인물이 계속 올라가고 있으니, 멘토들의 입장에서는 볼수록 기막히고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요.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손진영의 존재는 태풍의 눈이 되어가고 있나 봅니다.

손진영은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불렀는데 지난 주의 '쉬즈곤'에 비해서는 훨씬 안정적이었지요. 그런데 방시혁은 말했습니다. "박진영씨와 함께 이 노래를 프로듀스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손진영씨의 해석이 그리 적절하게 들리지는 않았고요, 그것보다도 멘토들의 한결같은 충고를 이제는 들어야 오랫동안 노래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멘토들의 한결같은 충고를 들으라는 말은, 오늘도 역시 비장함이 넘쳤다는 뜻일까요? 이에 김태원은 "모든 이들이 기피하는 음색을 그대는 이미 개척하고 계십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상당히 방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잠시 후에는 또 한 차례의 충격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청강은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를 선곡하여 거의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는데, 이은미와 방시혁으로부터 본인만의 색깔을 찾지 못하고 너무 지드래곤과 똑같이 흉내를 냈다는 이유로 각각 7.2와 7.3이라는 최하점을 받은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아이돌이 출연하는 음악프로그램을 전혀 안 보기 때문에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무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비슷한지 전혀 몰랐는데, 그들이 비슷하다면 그런 거겠죠..;;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백청강의 가장 심각한 결점으로 끊임없이 '모창'을 지적했던 사람은 바로 스승 김태원이었습니다. 제자로 받아들이는 그 순간까지도 모창하는 습관을 버릴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던 것입니다. 백청강은 "고칠 수 있습니다!"라고 단호히 대답함으로써 김태원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지요. 당시에는 주로 김경호의 모창을 한다 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지드래곤이군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활기와 에너지로 충만했던 그 멋진 무대에 7.2라는 건 너무 낮은 점수였습니다. 김윤아는 백청강에게 9.2라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 "다른 것을 모두 떠나 무대에서 보여준 그 집중력과 카리스마에 만점이라도 주고 싶다"며 칭찬을 했는데, 그처럼 좋게 보려면 얼마든지 그런 면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에 김태원도 지지않고 맞섰습니다. "어떤 이들이 기계로 꾸미는 소리조차 그대는 리얼로 해내셨습니다. 오늘 무대는 완벽했습니다!" 이건 명백하게 방시혁을 후려치는 소리가 아니겠습니까? 하긴 지난 주에 데이비드오와 노지훈의 목소리는 기계음에 묻혀 잘 들리지도 않았었지요. 그에 비해 오늘 백청강은 그토록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자기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훌륭히 감당해냈습니다. 신승훈이 지적한 것처럼 춤에 신경쓰다 보니 고쳐졌던 비음 창법이 중간에 다시 살짝 나타나긴 했어도, 박자를 놓치거나 음이탈을 하는 등의 큰 실수는 없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순서가 노지훈이었는데, 과연 김태원도 너그럽지 않았습니다. "독특함이 필요합니다. 눈 감고 들었을 때도 아름다워야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달랑 이것뿐이었으니까요. 데이비드오에게와 마찬가지로 뭘 어떻게 노력하라는 말은 없이, 너는 목소리의 특징도 없고 노래 실력도 없고 비주얼만 내세운 녀석이라는 식의 차가운 평가였지요. 결국 노지훈은 김혜리와 함께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주까지의 상황을 봐서는 데이비드오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이번 주의 무대로 인해 반전이 일어났군요. 아까도 말했지만 데이비드오는 확실한 자기 색깔과 자기 매력을 찾으며 선전했던 반면, 노지훈은 지루할 만큼 밋밋한 무대에 음이탈까지 발생했으니까요.


거기까지만 봤을 때는 혹시 방시혁과 이은미가 한편이 되어 김태원과 대적하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하는 우려조차 들더군요. 신승훈은 완전 중립으로 보였지만, 김윤아는 백청강에 대한 꾸준한 호의와 더불어 약간은 김태원과 한편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태권의 무대까지 보고 나니 다행히도 그건 아닌 듯 했습니다. 방시혁은 지난 주에 이어서 이번 주에도 이태권에게 꽤나 호의적이었으며, 더구나 이은미는 "그 동안 염려되었던 리듬감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한 듯 싶다"는 극찬과 더불어 최고점수를 주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김태원의 외인구단을 견제하려 했다면 이태권에게 그토록 후했을 리가 없겠지요.

'위대한 탄생'이 '슈퍼스타K'와 가장 차별화되었던 부분이 바로 멘토제입니다. 그것이 효과가 좋아서 지금까지 많은 감동적 장면이 연출되고 인기도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그 멘토제의 부정적 기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더니 꼭 그런 모양새예요. 이태권에 대한 평가를 보고 나서 조금은 안심했지만, 사실 저는 '위탄' 21회를 보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불편했습니다. 정확히는 데이비드오에게 쌀쌀맞은 심사평을 내려주는 김태원을 본 이후로, 괜히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속이 상했습니다. 언제나 '위탄'을 볼 때면 김태원의 따스한 명언들에서 위안을 얻곤 했는데, 오늘 그의 모습은 차라리 상처가 되었어요.

김태원의 외인구단이 대중에게 너무 지나치게 커다란 인기를 얻은 것이, 지금 와서는 안 좋게 작용하는 면도 분명 있는 듯합니다. 이제 남은 6명 중에 김태원의 제자만 무려 3명입니다. 특히 손진영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아무리 김태원과 외인구단을 사랑하는 저이지만 약간 뻘쭘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김혜리가 탈락하면서 이은미는 모든 제자를 잃었고, 다른 멘토들도 각각 1명씩의 제자들만 남아 있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자존심이 조금은 상할 것이며, 은근한 기싸움도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거 참 난감하네요.

아직 우승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봤을 때는 김태원이 압도적인 승리자입니다. 그리고 항상 문자투표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백청강의 위상으로 보았을 때, 우승자도 외인구단에서 나오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더구나 이번 주의 '하트브레이커'로 인해 백청강의 팬덤은 아마 두배로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렇다면 김태원은 좀 느긋하고 너그러워져도 될 것 같은데, 오히려 다른 멘토들보다 더욱 예민해져 있는 듯 보이니 이상합니다. 예전에 '녹음실의 악마'라고 불리웠던 시절의 성격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혹시라도 최근 들어 과로한 탓에 건강이 악화된 게 아닐까 걱정도 되고... 참 여러가지로 제 맘이 편치 않습니다.


저는 자신의 제자만이 아니라 남의 제자에게도 늘 최선을 다해 정성들인 심사평과 따스한 격려를 해주던 김태원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정희주에게도 "그대와 함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까지 해주었잖아요? 그와 같은 김태원의 말들은 참가자에게만이 아니라 우리 시청자에게도 큰 위로와 기쁨을 주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특정 멘토의 제자는 미워하는 것처럼 차갑게 대하고, 자기 제자들은 행여라도 공격당할까봐 주변에 울타리를 쳐 주는 듯한 방어적 모습들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김태원은 멘토들 중에서도 가장 맏형이시니, 동생 및 후배들이 좀 철없이 굴더라도 웃으면서 너그러이 받아주면 안될까... 그런 생각도 좀 드는군요. 제가 다른 사람에게는 별 큰 관심이 없어서 바라는 것도 없는데, 김태원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크다 보니 그에게만 유독 바라는 것도 많아집니다. 어차피 제가 '위대한 탄생'을 보는 이유 중의 절반 가량은 김태원 때문이었음을 이번 기회에 깨달았습니다. 김태원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기대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스쳐가는 작은 감정에 연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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