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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껏 질기게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온 12명의 참가자 중, 생방송 첫 무대에서 2명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탁월한 리듬감을 자랑하며 김건모의 '첫인상'을 무난히 소화해낸 황지환의 탈락은 매우 뜻밖이었어요. 그리고 줄곧 논란의 아이콘이었던 권리세 또한, 이제껏 보여준 무대 중 가장 예쁜 모습으로 김윤아의 '헤이헤이헤이'를 꽤 멋지게 감당해 내기에, 어쩌면 첫 관문은 통과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역시 여기까지가 한계였군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수개월간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어느 새 정이 들었나 봅니다. 12명이 모두 어찌나 예쁘고 기특한지, 그 동안 좀 마땅찮게 생각해 왔던 권리세와 노지훈..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손진영의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아 보였습니다. 시원스런 목청은 좋았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기만 하던 노래 실력이 일단 걸림돌이었지요.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아무래도 그쯤에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끄러졌고, 다음 단계에서 또 미끄러졌습니다. 보통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것으로 뚝 떨어져 끝이 나는데, 손진영은 미끄러질 때마다 김태원이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기에 탈락과 부활을 거듭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의 스승이 된 김태원은, 진영이가 왜 비장함부터 먼저 배웠는지 그것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손진영의 거친 노래 속에서 흘러넘치는 처절함을 보고, 김태원은 오래 전의 자기 자신을 느꼈기에 그의 손을 놓..
'위대한 탄생' 17회를 보았습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려서 도저히 잠을 청할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습니다. 셰인의 목소리로 울려퍼지던 '나비효과'가 지금도 귓가에 스며드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고 좀처럼 냉정을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인 것 같군요. 가사를 또렷이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노래의 느낌만으로 저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는 초창기의 신승훈을 매우 좋아해서 그 무렵의 노래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나비효과'는 생전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 검색해 보니 2008년에 발매된 음반의 수록곡이더군요. 전체 가사를 읽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아서 작사자가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가사를 쓴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시인..
'위대한 탄생' 12회는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멘토 김태원의 인상적인 선택에 대해서 오늘 이미 1회의 포스팅을 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군요. '위탄'에서는 현재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 드디어 가장 빛나는 20인의 멘토 스쿨 합격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의 재목들이 거의 확실히 눈에 잡히고 있어요. 지금 말하는 '스타'란 단지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나이와 외모와 화제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예비스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일단 12회에서는 제목에서 언급한 두 사람, 황지환과 셰인이 압도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두 ..
드디어 '위대한 탄생'의 본격적 합숙 훈련인 '위대한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훨씬 재미있고 심도있는 방송이 되리라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럽더군요. 아무래도 예선에서 워낙 많은 사람을 뽑아 놓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본선에 들어와서도 당분간은 북적북적 혼란스럽고, 수시로 튀어나오는 발노래(?)의 향연에 지루함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명의 멘토가 만장일치로 호평을 쏟아내며 단박에 합격을 결정지었던 이태권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위탄' 8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출연자는 전무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모두 예선 때보다 오히려 퇴보한 듯한 인상을 주었어요. 그 이유는 대략 2가지 정도로 짐작이 되더군요. 예선 때는 떨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또는 멋모르고..
요즈음 제 개인적 삶의 모든 기쁨 중 대략 30% 정도는 김태원이 책임져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에 비치는 그 사람의 모습과 들려오는 그의 말들이 얼마나 큰 위로와 감동을 주는지 모릅니다. 그와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사람의 시청자에 불과한 제가 이렇다면,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이란 무척 힘들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참으로 축복받은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축복이란, 많은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수많은 타인의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젠가 김장훈이 한 명의 팬에게 받았던 편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김장훈은 콘서트 때..
'위대한 탄생' 5회는 3~4회에 비해 인상깊은 참가자의 수가 적었고, 기대했던 태국 오디션도 예상보다 싱겁고 밋밋해서 약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슈퍼스타K'에 이어 '위대한 탄생'을 시청하면서 이제껏 몰랐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몇 가지 긍정적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고, 신선한 노래를 마음껏 감상하기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 그런 의미에서 고마운 프로그램이겠지만, 우리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의 멋진 노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습니다. 평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란 수년간의 철저한 훈련을 거치고 반듯하게 다듬어진 후 데뷔한 가수들의 노래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위대한 탄생' 4회는 지난 주에 이어 미국 오디션과 한국 오디션을 편집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드디어 한국행 티켓을 거머쥘 오디션 최종 합격자들이 결정되었지요. 특히 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원래 확보되어 있던 3장의 티켓에다가 심사위원들의 재량으로 각자 또 1장씩의 티켓을 추가하여 넉넉한 인원의 합격자를 뽑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 참가자들 중에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사람이 무척 많았기 때문에 그들 중 단 3명만 추려낸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었거든요. 특히 제가 마음 속으로 간절히 합격을 기원했던 사람은 서의환과 데이비드 오였는데 둘 다 한국행 티켓을 획득하게 되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시각장애인 참가자 서의환을 보며, 저는 '슈퍼스타K1'의 참가자였던 김국환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쳐지더군요. ..
거창하게 운만 띄워놓고 무려 1개월 이상을 기다리게 했던 MBC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슈퍼스타K' (이하 '슈스케') 와의 차별성을 거의 못 느꼈지만, 일단 재미는 있었습니다. '슈스케'를 떠나보낸 빈 자리가 너무 컸던 탓인지, 오히려 강하게 오버랩되는 '슈스케'의 그림자가 반가웠다고나 할까요?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스타에 대한 꿈을 키우며, 또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열정으로 몰려들어 각자의 기량을 뽐내는 모습들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하필 첫방송을 일본에서 이루어진 오디션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 좀 의아했습니다. 드라마건 예능이건 첫방송이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한국의 오디션 프로그..
11월 5일에 대망의 첫방송이 시작된다고 하도 요란하게 홍보를 해서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공중파가 케이블을 흉내낸다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지만, 원래 MBC에는 오래 전부터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꼭 그렇게 규정지을 것만도 아니다 싶었지요. 그런데 막상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을 뿐 아니라, 너무 지나치게 속내를 드러낸 듯하여 불편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가 엠넷의 '슈퍼스타K'와 너무 비슷했습니다. 그보다 약간 더 화려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거의 차별성을 느낄 수 없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은 첫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미끼 수준이었습니다. 정작 제대로 된 첫방송은 12월 3일에 시작될 예정이라는 말입니다. 아직은 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