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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셰인의 나비효과,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셰인의 나비효과,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빛무리~ 2011. 3.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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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17회를 보았습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려서 도저히 잠을 청할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습니다. 셰인의 목소리로 울려퍼지던 '나비효과'가 지금도 귓가에 스며드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고 좀처럼 냉정을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인 것 같군요. 가사를 또렷이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노래의 느낌만으로 저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는 초창기의 신승훈을 매우 좋아해서 그 무렵의 노래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나비효과'는 생전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 검색해 보니 2008년에 발매된 음반의 수록곡이더군요. 전체 가사를 읽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아서 작사자가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가사를 쓴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시인 원태연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작품에 곡을 붙여서 신승훈이 부르는 이 노래를 듣고 원태연이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하니, 이 또한 매우 특이한 경우입니다. 보통 시에 음률을 입혔을 경우 시의 느낌과 음률의 느낌이 완벽히 일치되지 않아서 어딘가 어색하고 삐그덕거리기 마련인데, '나비효과'는 원작자의 가슴을 울릴 만큼 완벽한 일치를 이루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원래 시에 멜로디를 입혀 노래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노래는 과연 명곡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승훈 버젼의 '나비효과'도 찾아서 들어 보았지만, 저는 벌써 셰인의 노래를 먼저 듣고 완전히 마음이 흔들려 버린 이후라서인지, 그만큼의 감흥은 없었습니다. 셰인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동안 내내 눈을 감고 듣던 심사위원 휘성은, 노래가 끝난 후 "본인의 목소리에 너무 잘 어울리는 최고의 선곡이었다"고 셰인의 무대를 칭찬했는데, 저에게도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이어지는 휘성의 평가처럼, 신비롭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셰인의 독특한 목소리가 있었기에, 이 노래 특유의 분위기가 더욱 깊이있게 살아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가슴을 저미는 셰인의 목소리와, 스치듯 들려오는 가사의 깊은 여운이 묘하게 어우러지는데... 저는 어느 사이엔가 아파오는 가슴을 누르며 울고 있었습니다. "너를 보내기 전에 모두 알았더라면, 우린 지금 혹시 차 한 잔을 같이 했을까..." 차 한 잔을 같이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가 새삼스레 느껴지며, 차 한잔도 나눌 수 없을 만큼 멀어져버린 그 허무감과 쓸쓸함이 가슴 깊이 밀려들어왔습니다. 노래에 얼마나 심취했는지,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지경이었어요.

그런데 음악이 사람의 마음에 불러일으키는 반향은 누구에게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셰인의 노래에 푹 빠진 휘성의 찬사에 이어, R&B의 황제 김조한도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악보 없이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소화해내던데, 그만큼 외우고 익히느라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렸냐고 물으니 셰인은 3~4일 정도라고 대답했습니다. 가사의 내용은 모두 이해했냐고 물으니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 노래를 배우는 셰인만의 방식이 있었습니다. 발음나는 대로 가사를 영어로 적어서 외운 후,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정을 담아 노래하는 연습을 거듭하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가사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정도의 감성이 뿜어져 나올 수가 없었겠지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었을텐데, 김조한도 셰인의 노력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탄하는 눈치였습니다.

셰인은 외국인일 뿐 아니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핸디캡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가사와 악보를 완벽히 외우지 못했을 경우는 앞에 책을 놓고 보면서 연주해야 하는데, 눈의 장애 때문에 시야가 좁으니 순조롭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런 무대를 위해서는 모조리 외울 수밖에 없었을테고, 이래저래 셰인은 남들보다 3~4배의 노력을 해야만 했을 겁니다. 온통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쉽지 않은 새 노래를 받아들고 익히며, 그 동안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했기에 그 정도의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요?

무대를 마친 셰인은 밝게 웃으며 일어서서 심사위원들에게 인사를 하더니, 연습을 도와준 김연우의 이름을 부르며 특별한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 그의 표정은 굉장히 홀가분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예상치 못했는데 여기까지 올라와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경험할 수 있었으니 이제 자기는 더 바랄 게 없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승훈의 손에 이끌려 최고 시설의 녹음실에서 레코딩도 해 보고, 한국 최고 밴드의 반주에 맞춰 무대에도 서 보고... 그런 과정 중에서 셰인은 줄곧 기쁨 가득한 웃음을 짓고 있었지요.


합격과 탈락의 갈림길에서 신승훈과 단 둘이 마주앉았을 때도, 셰인의 얼굴에는 초연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습니다. 신승훈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나는 원래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셰인을 데리고 생방송 무대에 나간다는 건, 굉장한 모험일 것 같아." 그러자 셰인은 예상했다는 듯 담담히 "이해해요..." 라고 대답하는군요. 그런데 이어서 셰인의 손을 잡으며 신승훈이 한 말은 "우리 같이... 모험 한 번 해보자." 였습니다. 셰인은 정말 깜짝 놀란 듯 "오 마이 갓"을 외치며 신승훈을 끌어안았습니다.

알고 보니 셰인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이 결정되었던 것입니다. 여러가지 핸디캡을 지닌 셰인을 결선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신승훈으로서 모험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나, 셰인에게는 그 모험을 기꺼이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겠지요. 그의 소름끼쳤던 '나비효과'를 감상한 사람들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론을 내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언하건대, 셰인은 앞으로도 치열한 노력으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언제나 최상의 무대를 우리에게 선물해 줄 것입니다. 순위도 더욱 높아지면 좋겠지만, 이제 그런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듯해요. 셰인~ 언제나 어디서나 영원히 파이팅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셰인에게만 너무 빠져들어서,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를 못했네요. 괜시리 미안해집니다. 신승훈의 '훈남 보컬 4인방'은 긴장되는 오디션 자리에서도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참으로 멋진 청년들이었습니다. 김태원의 투박한 '외인구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더군요. 특히 파이널 경연이 끝난 후, 4명이 함께 연습했다면서 스승 신승훈을 위해 합창해 준 'I'm your Friend'는 정말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신승훈으로 하여금 지난 20년간 수천 수만 명의 팬들 앞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글썽이게 한 이 녀석들 정말 대단합니다.

또 하나의 흐뭇했던 장면은, 셰인의 숙소 옆방에 기거하는 백청강을 불러다가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장면이었지요. 다른 팀인데도 케잌까지 마련해 생일을 챙겨주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신승훈의 멘티들은 모두 셰인의 숙소에서 함께 뒹굴며 지냈다는데, 아마도 백청강을 제외한 김태원의 멘티들은 각자 본인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나봅니다. 우리 청강이 외로웠을텐데, 훈남 4인방이 참 고맙더군요.


네 명이 짖궂게 입을 모아 '신승훈'의 이름을 연달아 외치자 백청강은 살짝 당황하며 가만히 있더니, 곧 결심한 듯 혼자서 자기 스승 '김태원'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찬 모습도 정말 대견했습니다. 그 자리에 없었던 김태원이 방송을 보았다면 얼마나 흐뭇했을까요..^^


비록 조형우와 윤건희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신승훈처럼 좋은 스승의 영원한 제자가 되었으니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특히 조형우가 중간평가에서 보여주었던 '라디오를 켜봐요' 무대는 정말 좋았는데 아쉽더군요. 중간평가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 오히려 해가 된 경우지요. 파이널에서 너무 욕심을 부려 힘이 잔뜩 들어간 무대를 보여준 것이 탈락 요인이 되었나봐요. 그래도 이것을 좋은 경험삼아 크게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김윤아 멘토스쿨의 승자가 된 정희주와 백새은에게도 새로운 기대를 걸어 봅니다. 특히 정희주는 여성 참가자들 중에서 제가 유일하게 꼽는 우승 후보인 만큼, 끝까지 선전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백새은도 홍대 앞 밴드 공연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파이널 경연에서는 정말 멋진 무대를 선사해 김윤아에게 보답했지만, 이제까지 워낙 실망스런 모습을 많이 보였기에 이 한 번의 성공으로 믿음을 갖기는 어렵군요. 주어진 환경에 따라 편차가 너무 크니까 말이죠.

그런데 만약에 백새은이 심약한 성품을 극복하고 생방송에서도 계속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그거야말로 김윤아의 믿음이 이루어낸 기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백새은도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군요. 저는 언제나 아름다운 기적을 소망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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