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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을 계기로 조영남의 TV 출연이 잦아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경실과 함께 '밤이면 밤마다'에도 나왔었고, '무릎팍 도사' 이장희편에도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추더니만, 이제는 예고했던 대로 '무릎팍 도사'의 메인 게스트로 출연했군요.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조영남의 이미지가 약간이나마 대중적 비호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놀러와'에서도, '밤밤'에서도, '무릎팍'에서도 제가 조영남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그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조영남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무척 많이 늙었고, 굳이 일부러 겸손하려고 할 필요도 없이 작고 초라해 보..
'미친 존재감 스페셜'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주제 아래 특별한 공통점 없이 모인 게스트들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주 '강심장'은 거의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각자의 숨겨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빠져들었지요. 조필연, 이런 모습 처음이야! 정보석의 소탈한 모습은 예전 '무릎팍 도사'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버젼을 보여 주시더군요. 미(美)의 기준이 지금과 달랐던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외모였지만, 지금은 "언뜻 봐도 잘나긴 했죠?" 라며 거침없는 '지자랑'을 날려 주시기도 하고, 연애 시절 아내를 절절히 사랑하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은 잠잘 때 옆에서 코를 골면 베개를 휙~ 빼어 버린다는 반전을 선사해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C들이 요구하는 대로..
저는 '밤이면 밤마다'를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고 생각합니다. 갖가지 오해와 루머와 비난 등에 휩싸였던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 전체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분이나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을 여러 차례 느꼈거든요. '무릎팍 도사'는 오히려 초반의 날카로운 기세가 확연히 꺾여서 부드러운 방송이 되어버린 반면에, 이제 막 탄생한 '밤밤'은 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처럼 기세등등했습니다. 정선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 사안이 지나치게 심각한지라 공중파에서 대놓고 자기 입으로 모든 사실을 밝히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
'자이언트'를 끝까지 흥미롭게 시청하며 저는 언제나 정보석의 신들린 악역 연기에 감탄만 했을 뿐, 그 배우의 내면이 어떤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읽은 기사를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조필연이라는 희대의 악역에 온 심혈을 기울여 몰입했던 정보석은, 실생활에서도 캐릭터의 영향을 받고 조필연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성격에 날이 서고, 그냥 말하는데도 짜증부터 내게 되었다.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 약까지 먹었다. 근본적 치료 방법을 몰라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신과 상담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니까... 스트레스 약을 먹고 정신과까지 갔다고 ..
'스타골든벨' 후속으로 방송중인 '백점만점'은 '오마이스쿨'이라는 이름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었죠. 한 번 시행되고 말았지만 '오마이스쿨'에는 '인생그래프'를 그리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참가한 아이돌 스타들은 모두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 보며 나름대로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린 후, 전문가의 평가를 받곤 했지요. 그 중에 택연은 박진영을 만나 JYP의 연습생이 되면서 곡선 하락(아마도 연습생 시절이 엄청 고되었던 듯..;;) , 2PM으로 데뷔를 하면서 곡선 상승, 재범의 탈퇴로 팀 전체가 위기를 겪으면서 곡선 하락, 백지영과 함께 '내 귀에 캔디'로 인기를 얻으면서 곡선 상승 등의 내용으로 자신의 인생 그래프를 구성했습니다. 곡선의 내용을 설명하는 택연의 말솜씨도 퍽이나 감칠맛이 났고..
날마다 쏟아지는 연예인 관련 기사에 일일이 신경쓰지는 않으나, 요즘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에는 NRG 출신의 가수 노유민이 결혼설에 휩싸였다가 부인함으로써 난리법석을 치르더니, 어제는 이태곤마저 하루 동안에 열애설과 결혼설이 터지고 연이어 그것을 부인하느라 온갖 애를 먹었습니다. 노유민은 6살 연상의 약혼녀와 11월 28일로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뉴스까지 보도되었는데, 잠시 후에 터진 기사에서는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고, 또 어떤 기사에서는 급히 결혼식장 예약을 취소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기사에서는 "결혼은 내년에 할 생각이며, 11월 28일 결혼설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입장 정리가 되어 있군요. (노유민, 연이은 결혼설에 "사실 아니다" 발끈) 드라마..
배우 이현진은 1985년생으로 올해 26세이며, 브라운관에 데뷔한 것은 1997년 후반의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을 통해서였습니다. 저는 이제껏 만 3년 동안 그가 출연한 작품을 거의 다 보았군요. 이현진 때문에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재미있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었지요. 그만큼 이현진은 신인치고 아주 작품 운이 좋은 배우였습니다. 데뷔작인 시트콤 '김치스'는 그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의 명성에 비한다면 미약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의 고정팬을 갖고 있는 좋은 작품이었지요. 저는 그 작품을 통해서 엄기준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았습니다. 이현진은 엄기준의 동생 역할이었는데, 대학생이며 동시에 수영선수였기때문에 모델 출신의 멋진 몸매도 항상 뽐낼 수 있었고(당시 신인배우였던..
제대 이튿날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토니안을 보았습니다. 날아갈 듯 가벼운 마음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벌써부터 군대가 그립다는 고민을 들고 나왔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가식적인 멘트라고만 느껴졌습니다. 아무려면 그럴 리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지난 8월 토니보다 먼저 제대하여 '강심장'에 출연했던 개그맨 양세형은, 현존하는 육군 사병 중 토니안이 가장 나이가 많아서, 최고령 사병으로 표창까지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요. '무슨 나이 많다고 주는 표창이 다 있나?' 생각하던 중 '고령에 수고한다고...' 라는 자막이 뜨는 것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20대 초반의 청년들도 견디기 힘든 군생활을 서른 넘어서 시작했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을까 싶었습니다. 고령에 수고한다는 자막은 우습기도 했지만..
가끔씩 어떤 연기자들을 보면, 정말 타고났구나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치열하게 노력해서 몰입하지 않더라도, 대본을 받으면 그냥 스펀지가 물을 빨아 들이듯 온통 그 역할에 젖어서 자기를 잊어버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그런 사람이라고 해서 절대 아무런 노력 없이 훌륭한 배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에 비하면 그 어려운 길을 한층 수월하게 걷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배두나를 보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지요. 어머니인 연극배우 김화영의 피를 물려받은 데다가, 어머니의 독특한 교육관으로 어려서부터 각종 문화체험을 하면서 자라 온 것이 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배두나는 시종일관 담담한 어조로, 그러나 매우 솔직하게 토크에 임했는데, 꽤 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영화배우 주진모는 참으로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껏 다른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되도록 솔직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주진모의 경우는 그 차원이 달랐습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선망어린 시선을 받게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건방져지는 시기가 있음을 많은 연예인들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 자기가 어떻게 하고 다녔는지를 시시콜콜히 늘어놓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철없는 마음에 잘난척을 하고 다녔었지요..." 이런 식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진모는 어쩌려고(?) 자기 자신에게 치명적 슬럼프를 안겨 주었던 그 시절의 교만한 모습을 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