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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토니안의 자랑스런 우울증 극복기!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릎팍' 토니안의 자랑스런 우울증 극복기!

빛무리~ 2010. 10.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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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이튿날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토니안을 보았습니다. 날아갈 듯 가벼운 마음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벌써부터 군대가 그립다는 고민을 들고 나왔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가식적인 멘트라고만 느껴졌습니다. 아무려면 그럴 리가 있을까 싶었거든요. 지난 8월 토니보다 먼저 제대하여 '강심장'에 출연했던 개그맨 양세형은, 현존하는 육군 사병 중 토니안이 가장 나이가 많아서, 최고령 사병으로 표창까지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요. '무슨 나이 많다고 주는 표창이 다 있나?' 생각하던 중 '고령에 수고한다고...' 라는 자막이 뜨는 것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20대 초반의 청년들도 견디기 힘든 군생활을 서른 넘어서 시작했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을까 싶었습니다. 고령에 수고한다는 자막은 우습기도 했지만 안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정작 토니안이 출연한 '무릎팍 도사' 방송을 끝까지 보고 나니, 군대는 그에게 힘들었던 기억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벌써부터 군대가 그립다는 그의 말은 가식이 아니라 진심이었던 것입니다.


토니안이라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외로움을 타는 사람이었군요. 그에게는 언제나 보조를 맞추어 함께 걸어 갈 인생의 동반자가 꼭 필요했습니다. 미국 생활 중에도 앤디를 비롯한 친구들이 곁에 있었고, SM 소속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HOT의 동료들이 있었기에 그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자신이 느끼던 것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동료와 친구들에게 마음을 의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있어 HOT의 순조롭지 못한 해체 과정은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안겨 주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많은 오해가 있었노라고, 이젠 모두 이해하고 화해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모두 진실이라 믿고 있었을 테니, 신뢰하던 동료들과 소속사 대표에 대한 배신감이 너무도 컸을 테지요. 너무 심한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며 여러가지 일들을 새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능력과 운이 결합했던 것인지 그는 손대는 일마다 성공하며 완벽한 재기에 성공했지요.


'우츄프라카치아'를 비롯한 싱글 앨범의 반응도 괜찮았고, 교복 사업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번창하며 젊은 CEO로서의 위치도 나름 굳건해졌습니다. 게다가 X맨을 비롯한 예능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였으니,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결코 그렇지 못했군요.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두통으로 변형되어 찾아왔고, 곁을 지키는 동료 없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외로움은 병을 더욱 깊어지게 했습니다.

결국 그는 정신과에서 우울증, 조울증, 대인기피증 등의 진단을 한꺼번에 받은 후, 4년간이나 항우울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예능에 출연해서 펄펄 날아다니던 토니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저에게, 그 당시에도 약의 기운을 빌리지 않으면 도저히 아무런 활동도 할 수가 없었다는 그의 고백은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이럴 정도였으니 X맨의 진행자였던 강호동이야 얼마나 놀랐을까요? 토크 중간에 강호동의 얼굴에 떠올랐던 경악스런 표정은 '무릎팍 도사'를 거의 4년간 시청하면서도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항우울제는 겉으로 보여지는 그의 행동을 일시적으로 바로잡아 줄 수 있었을 뿐,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는 약과 함께 복용한 술로 인해 부작용이 일어나서, 자기도 모르게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뒤통수를 여러차례나 세게 부딪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 다음날 침대에서 눈을 떴는데, 베개와 이불이 뒤통수에서 흘러나온 피로 온통 범벅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섬찟하면서도 가슴아프더군요. 그 자신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기에, 아파트 경비원이 말해 주지 않았다면 그토록 심하게 다친 이유도 내내 몰랐을 것입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토니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입대할 것을 결정합니다. 남들에게 너무 좋은 모습, 성공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려던 자기의 집착이, 어쩌면 우울증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던가 봅니다. 그렇게 해서 1세대 아이돌, HOT의 토니안은 대한민국의 최고령 육군사병이 되었습니다. 벌써 미국 영주권은 오래 전에 포기한 후였습니다. 참 기특하고도 멋있는 결정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전역자들에게 군생활은 힘겨웠던 추억으로 남지만, 토니에게 있어서는 달랐습니다. 육신의 고달픔은 오히려 복잡한 생각을 잊게 만들었고, 생활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한 국방 홍보지원대 소속 연예사병 동료들은 오랫동안 그를 괴롭히던 외로움을 소멸시켜 주었습니다. 군대는 '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으며,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토니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뜻밖에도 군대 안에 있었던 것입니다.

입대 후에도 10개월 가량은 계속 약을 복용했으나 어느 사이엔가 두통은 씻은 듯 사라졌고, 그렇게 자연스레 약을 끊은 후에는 한 번도 다시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치료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토니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습니다. 양세형의 폭로에 따르면, 심야에 TV를 보다가 간부에게 걸렸을 때, 토니안은 동료들을 감싼답시고 "잘못했다면 저한테 뭐라고 하십시오!" 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는 통에, 혼자 30kg 넘는 완전 군장을 하고 운동장 10바퀴를 돌아야 했다는 일화가 있더군요. 하지만 토니에게는 그 모두가 따스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무릎팍 도사'는 그 동안 수많은 연예인의 고민을 접했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 해결책들은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그럴 듯한 것도 많았으나 솔직히 엉터리도 많았지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대놓고 해결책이 마음에 안 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달랐습니다. 저의 개인적 판단이지만, 이제껏 '무릎팍 도사'가 내놓은 해결책 중에, 토니안에게 주어진 해결책은 단연 최고의 정답이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외로움을 타는 사람이면 빨리 결혼을 해야지 별 수 없습니다..ㅎㅎ 이번 주 '무릎팍 도사'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듯 싶은데, 토니안은 혼자 사는 생활이 아주 적성에 맞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모든 사업이 잘 되는 와중에도 혼자라는 이유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군대에서 동료들과 생활을 함께 하니 모든 병이 씻은 듯 낫지 않았겠습니까? 벌써부터 군대가 그리워진다는 그의 말 속에는, 민간인이 됨과 동시에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두려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평생의 친구이자 동료인 아내를 맞이하고 귀여운 아이들을 낳게 되면 외롭지 않겠지요. 그는 분명히 여러모로 잘난 남자입니다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 너무 눈을 높이지 말고 얼른얼른 장가가기를 바랍니다.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사람이거나, 최소한 혼자 살아도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이면 상관없는데, 그는 절대 혼자 살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무조건 빨리빨리 결혼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토니안을 아끼는 수많은 팬들도 더 이상 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해지지 않겠습니까? 토니안의 결혼은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것처럼 두루두루 좋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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