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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진에게 건네는 2가지 충언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배우 이현진에게 건네는 2가지 충언

빛무리~ 2010. 10. 3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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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진은 1985년생으로 올해 26세이며, 브라운관에 데뷔한 것은 1997년 후반의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을 통해서였습니다. 저는 이제껏 만 3년 동안 그가 출연한 작품을 거의 다 보았군요. 이현진 때문에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재미있는 작품을 고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었지요. 그만큼 이현진은 신인치고 아주 작품 운이 좋은 배우였습니다.

데뷔작인 시트콤 '김치스'는 그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의 명성에 비한다면 미약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의 고정팬을 갖고 있는 좋은 작품이었지요. 저는 그 작품을 통해서 엄기준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았습니다. 이현진은 엄기준의 동생 역할이었는데, 대학생이며 동시에 수영선수였기때문에 모델 출신의 멋진 몸매도 항상 뽐낼 수 있었고(당시 신인배우였던 김수현이 이현진의 수영부 후배로 출연했었죠.) 풋풋한 젊음의 매력을 발산하며 상큼한 러브라인까지 갖추고 있는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가문의 영광'에서는 여주인공 하단아(윤정희)에게 지고지순한 외사랑을 쏟아붓는 서브남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나쁜 남자 스타일을 안 좋아하는데 메인 남주인 박시후가 처음에 너무 나쁜 남자로 나왔기 때문에, 안 될 줄 알면서도 이현진을 응원하기도 했습니다. 이현진의 캐릭터가 더 매력있었던 이유는 1인2역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연상의 교수님을 사랑하는 대학생 제자였지만, 하단아의 회상을 통해 돌아간 과거 속에서는 그녀의 죽은 약혼자였지요.

신혼여행 가던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자기를 보호하다가 대신 죽어버린 약혼자를 잊지 못하던 하단아는, 10년 후 그와 너무 닮은 제자를 만나게 되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는데, 그녀의 눈빛에서 깊은 슬픔을 읽은 이현진은 오히려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애달픈 짝사랑이 끝나는 곳에는 또 다른 누군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현진에게 주어진 2개의 러브라인은 모두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아, 글을 쓰다 보니 '가문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또 그는 임성한 작가의 '보석비빔밥'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보석 4남매 중 셋째로서 궁비취(고나은), 궁루비(소이현)의 동생인 궁산호 역할이었지요. 작품의 중심축은 비교적 누나들에게로 기울어져 있었지만, 산호 역할도 결코 작은 비중은 아니었습니다.


이현진의 최근 출연작은 '바람불어 좋은 날' 이었습니다. 어머니뻘의 김미숙과 더불어 사상최대의 연상연하 커플로 등장했었는데, 저는 그 쉽지 않은 설정을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해서 평소에 안 보던 일일드라마를 시청하며 강희 민국 커플을 주목했었지요. 그런데 참 실망스럽게도 중간에 이강희(김미숙) 선생이 위암에 걸리면서 저는 시청을 포기했습니다. 갑작스레 불치병 코드라니... 아무래도 두 사람을 곱게 보아주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을 감당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에요.

러브라인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이현진이 연기했던 장민국 캐릭터는 나름 인기가 좋았습니다. 남주인공이었던 그의 형 장대한(진이한)의 캐릭터가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못난이로 그려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고지순하고 소탈한 장민국이 더 빛나게 되었지요.



하여튼 이렇게 배우 이현진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가장 바람직한 케이스예요. 한 순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 오히려 그 다음 작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삽시간에 끓어오른 거품은 삽시간에 가라앉는 것이 당연하고, 달콤한 인기의 뒷맛은 쓰디쓴 연기력 논란으로 돌아오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제껏 이현진의 출연작은 모두 고르게 반응이 괜찮은 편이었고, 시청자에게 철저히 외면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신인 연기자로서는 정말 너무나 감사해야 할 일이지요.


그런데 처음으로 예능에 출연한 이현진을 보았습니다. '스타골든벨' 후속으로 편성된 파일럿 프로그램 '오마이스쿨'이었지요. 그의 활약을 보니 노력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예능감은 별로 없어 보이더군요. 연기만 하던 배우가 예능에서 적응한다는 것은 원래 쉽지 않은 법인데, 타고난 예능감도 없다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저히 대본대로 말하면 되는 연기와 달리 예능에서는 아무리 대본이 있다고 해도 중간중간 본인의 말을 하게 되기 때문에, 굉장히 입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현진은 소속사로부터 그 점에 대해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하고 출연한 듯 합니다.

출연자들을 위한 기자회견 형식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트콤으로 데뷔를 했는데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이 너무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저도 금방 정일우씨처럼 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요. '꽃보다 남자'에서 F4 중 한 명으로 제의가 들어왔는데 제가 감당하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매니저 형이 거절했었죠. 지금은 같이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어요. 그 이후에도 계속 작품은 들어오는데, 모두 제 성에 차지 않아서 좀 힘들었어요."


전작의 인기가 너무 좋으면 후속작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긴장을 하게 마련인데, 오히려 단번에 정일우만큼 뜰거라 생각하고 희희낙락했다니 정말 신인다운 순진함이었군요. 뭐 그거야 그럴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초대박 작품이었던 '꽃보다 남자'에 출연할 뻔 했는데 거절했다는 것도 땅을 치고 후회할만한 일이기는 합니다. 남녀 불문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신데렐라를 꿈꾸니까요. 거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작품들이 성에 차지 않아서 힘들었다는 발언은 굉장히 위험하고 좋지 않았습니다. 그 한 마디로 좋았던 이미지를 얼마나 깎아먹었는지, 아마 그 자신은 모를 것 같군요. 데뷔 3년차의 신인으로서는 끊임없이 운이 좋았던 편인데, 감사할 줄은 모르고 푸념만 늘어놓는 형국이었습니다. 오직 그가 원하는 것은 '거침킥'의 정일우나 '꽃남'의 이민호처럼 한 방에 인생역전하는 거였나봐요. 사실 그게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은 아닌데 말입니다. 26세이면 어린 나이도 아니건만, 그 유아적인 욕심이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애정을 갖고 지켜보던 신인 연기자 이현진에게 저는 2가지의 충언을 건네고 싶습니다.

1. 매사에 겸손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성공한다.

2.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솔직함은 독이다.

제가 보기에는 꽤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방송에 나와 서슴없이 그런 말을 할 정도라면, 자기 생각이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예전에 '무릎팍 도사-주진모' 관련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겸손함의 미덕이란 스스로 경험을 통해 터득해야 할 뿐 남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깨질 만큼 깨져 본 후에, 넉넉잡고 주진모처럼 30대 후반이 되면 당연히 알게 되겠지요. 그래도 누군가 말해 준다면,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것보다야 조금이나마 일찍 깨닫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현진의 '오마이스쿨' 출연은 결코 그에게 이롭지 않을 것입니다. 프로그램 자체도 썩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 자신이 너무도 준비가 안 되어 있더군요. 아직도 자기의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해서, 예능을 통해서라도 확 뜨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는 느낌이 좀 들던데... 제발 그렇게 허황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연기에 전념하며 차분히 경력을 쌓아 가라고, 그게 가장 좋은 길이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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