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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관우, 박완규, 김범수 등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느끼면서도 저는 "꼭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노래가 좋으면 그뿐이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서 얼굴 공개를 안하나보다 했지요. 예를 들어 '좀머씨 이야기', '향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얼굴이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 나머지, 동의 없이 사생활의 일부 내용을 언론에 유출시킨 지인과는 절교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들 자신은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노출하고 싶었지만 기획사에서 막..
지난 해 12월부터 시작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위대한 탄생'의 마지막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막판에 허무하게 김이 새는 바람에 적잖은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위탄'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탄생 콘서트'는 그 동안의 즐거움을 생생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다만 그 속에서 유난히 외로워 보이던 2등 이태권의 모습이 마음을 좀 편치 않게 하는군요. Opening - Over the rainbow 김정인 독창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맑고 순수한 정인이의 목소리... 그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전보다 더욱 청아해지고... 창법도 더욱 세련되고... 이 아이의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참 궁금하다. 김태원 기타 독주..
지난 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컨셉으로 최악의 무대를 선보였던 데이비드오가, 이번 주에는 모처럼 자기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으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아티스트는 양면성을 가질 때 매력적이라고 방시혁은 꿋꿋이 주장하지만, 저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색채의 예술만 고집한다 해도 나쁠 건 없어요. 어쨌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야누스적 성향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 않은데, 무리한 변신을 위해서 자기 내면에 없는 것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해봤자 될 턱이 없습니다. 아기천사에게 악마의 옷을 입혀놓았던 지난 주의 '비트잇'은 정말 아니올시다였죠. 하지만 이번 주에 데이비드오가 직접 어쿠스틱한 스타일로 편곡하여 재해석한 '넘버원'은 아주..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2번째 무대는 팝송 경연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신승훈의 제자 조형우, 그리고 김윤아의 제자 백새은이 탈락했는데, 저의 예상과는 좀 다른 결과였습니다.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백새은의 무대는 별로 흠잡을 곳 없이 무난했고, 조형우는 이번 주에도 자기 스타일에 썩 어울리지 않는 무대를 선보였지만 데이비드오의 초절정 어색함에 비하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이 두 사람이 탈락했군요. 백새은은 아무 여한이 없다는 듯 밝게 웃고 있어서 보는 마음도 편했는데, 조형우는 너무나 애처로울 만큼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 눈물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멘토들의 무리한 변신 요구에 따르느라 자기가 원래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도 포..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껏 질기게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온 12명의 참가자 중, 생방송 첫 무대에서 2명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탁월한 리듬감을 자랑하며 김건모의 '첫인상'을 무난히 소화해낸 황지환의 탈락은 매우 뜻밖이었어요. 그리고 줄곧 논란의 아이콘이었던 권리세 또한, 이제껏 보여준 무대 중 가장 예쁜 모습으로 김윤아의 '헤이헤이헤이'를 꽤 멋지게 감당해 내기에, 어쩌면 첫 관문은 통과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역시 여기까지가 한계였군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수개월간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어느 새 정이 들었나 봅니다. 12명이 모두 어찌나 예쁘고 기특한지, 그 동안 좀 마땅찮게 생각해 왔던 권리세와 노지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토록 순수해 보였던 청년 노지훈이 자신의 중요한 경력을 속이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최종 10인의 엔트리에 포함될 때까지 천연덕스런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입니다. 지금껏 그의 이미지가 꾸밈없고 거짓없어 보였던 만큼,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모든 모습들이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드라마 '허준'에 '예진아씨'로 출연했던 황수정이 불륜과 마약으로 구속되었을 때, 유독 다른 연예인들보다 더욱 큰 질책에 시달렸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올곧고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중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더욱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이다가, 점차 놀라운 발..
'위대한 탄생' 12회는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멘토 김태원의 인상적인 선택에 대해서 오늘 이미 1회의 포스팅을 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군요. '위탄'에서는 현재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 드디어 가장 빛나는 20인의 멘토 스쿨 합격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의 재목들이 거의 확실히 눈에 잡히고 있어요. 지금 말하는 '스타'란 단지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나이와 외모와 화제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예비스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일단 12회에서는 제목에서 언급한 두 사람, 황지환과 셰인이 압도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두 ..
'위대한 캠프'의 이번 주 주제는 "선곡도 실력이다" 였습니다. 자기 목소리와 스타일을 스스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선택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지요. 더불어 이전까지의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얼마나 극복해 냈는지(또는 극복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 10회를 보면서 저는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노래 실력이나 재능보다도 더 높이 평가되는 자질이 있는 듯 했거든요. 놀라운 것은 비전문가인 제 눈에도 참가자들의 그런 장점이 뚜렷이 보여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입에서 제 생각과 비슷한 평가가 나올 때마다 왠지 제가 칭찬받은 것처럼 흐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