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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진심을 전달하라, 승리는 네 것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진심을 전달하라, 승리는 네 것이다!

빛무리~ 2011. 2.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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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캠프'의 이번 주 주제는 "선곡도 실력이다" 였습니다. 자기 목소리와 스타일을 스스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선택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지요. 더불어 이전까지의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얼마나 극복해 냈는지(또는 극복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 10회를 보면서 저는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노래 실력이나 재능보다도 더 높이 평가되는 자질이 있는 듯 했거든요. 놀라운 것은 비전문가인 제 눈에도 참가자들의 그런 장점이 뚜렷이 보여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입에서 제 생각과 비슷한 평가가 나올 때마다 왠지 제가 칭찬받은 것처럼 흐뭇해지곤 했습니다.

1. 윤건희 - 네버엔딩 스토리 (부활)


미국에서 자라난 청년이라선지 아무래도 한국 노래를 할 때는 발음 문제가 심각하게 떠올랐습니다. 최초의 미국 오디션에서는 그저 황홀한 미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멘토들의 지적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고 진성으로 노래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창법이라 어색함과 뻣뻣함이 느껴졌고,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미성을 감상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고집을 버리고 멘토들의 지적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엿보였으며, 한국어 가사를 정확히 발음은 못 하면서도 그 애절한 느낌을 살리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김윤아가 선곡의 이유를 묻자 "가사가 너무 좋았고요, 저도 사랑을 해봐서 그 아픈 걸 알아요." 라고 대답하더군요. 그 풋풋함이 아름다웠습니다.

2. 황지환 - 노바디 (원더걸스)


황지환은 진심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소년이었습니다. 게다가 깨끗한 스펀지와 같아서, 멘토들의 지적사항이 무척 가짓수가 많았음에도 모두 쉽게 받아들여 고칠 줄 아는 유연성을 지녔습니다. 나쁜 버릇이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고질화되지 않았기에 그 개선의 효과가 매우 커서 오히려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노래를 시작할 때는 다소 긴장한 듯 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오디션장이라는 것조차 잊은 듯 자연스레 리듬을 타며 음악을 즐기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 그 마음에 너무 두껍게 때가 묻지만 않는다면, 돈이나 명예 따위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끝까지 자기만의 음악을 즐기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래 봅니다.

3. 매간 리 - 만약에 (태연)


미국 오디션 당시 저는 이 소녀를 별로 좋게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최소한의 인삿말이라도 한국어로 연습해 왔는데, 매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만 사용하더군요. 게다가 반드시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한국에 데려가서 가수를 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익숙한 팝송을 버리고 한국 가요를 선택한 것부터가 새로웠습니다. 물론 언어적인 면에서는 아주 많이 부족했습니다. 발음도 엉망일 뿐 아니라 중간에 가사를 거의 다 잊어버려서 70% 이상을 멜로디만 흥얼거렸거든요. 하지만 그녀가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똑똑히 보였고, 발성 면에서도 미국 오디션 때보다 훨씬 나아진 듯 목소리가 아주 듣기 좋았습니다. 다른 참가자의 경우 그 정도로 가사를 틀렸다면 합격에 어이가 없었을 텐데, 오히려 매간의 한국어 실력을 잘 아는지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부디 더욱 노력하기를!

4. 노지훈 - 죽어도 못 보내 (2AM)


'슈퍼스타K2'의 우승자였던 허각이 조별 미션에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이 곡이었지요. 그 때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은 "지금껏 많은 참가자들의 노래를 들었지만 처음으로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에 동감이었지요. 가창력도 그렇거니와 여과 없이 전해지는 애절한 감성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거든요.

21세의 노지훈은 허각보다 가창력 면에서는 많이 뒤지는 듯 싶었습니다. 그저 깨끗하고 순수한 목소리일 뿐, 특별히 노래를 잘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들을수록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죽어도 못 보낼 만큼 마음은 간절한데, 현실은 보낼 수밖에 없는 그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 오더군요. 노래할 때 무엇을 생각했느냐고 묻자, 노지훈은 부모님을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오랜 투병생활 끝에 얼마 전 돌아가셨다지요.

방시혁은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른 참가자에게 매우 엄격한 편인데 그의 마음을 감동시켰을 정도이니, 노래를 통해 감성을 전달하는 노지훈의 능력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직은 많은 부분을 더 다듬어야 할 테지만요.

5. 정희주 - 사랑 그 놈 (바비킴)


목에 무리가 되는 발성과 무조건 질러대는 창법 등을 수차례 지적당했으나 좀처럼 고치지 못했던 그녀였습니다. 이번에도 심사위원들은 큰 발전을 기대하지 않는 듯하더군요. 정희주는 벌써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고, 나이가 있는 만큼 고정화된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죠. 그러나 배수진을 치고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 최선을 다한 그녀의 노력은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저 같은 아마추어가 듣기에는 예전의 창법도 애절하고 좋다고 생각했지만, 바뀐 창법으로 들으니 확실히 더욱 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는 목소리는 부담스럽지 않았으며, 고음 부분에서도 적절히 강약이 조절되니 감정의 표현이 훨씬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지난 번에 하마터면 탈락의 고배를 마실 뻔했으나, 유일하게 김윤아가 구원의 동아줄을 던져 주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던 정희주인데, 이번에는 모든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찬사를 받으며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까칠한 방시혁이 "어제 이 친구를 탈락시켰으면 어쩔 뻔 했느냐"고 극찬을 했으니, 그녀의 눈물은 한없는 기쁨에서 비롯된 거였겠지요. 그 노력의 결실이 저도 무척 흐뭇했습니다.

6. 김정인 - 여우비 (이선희)


우선 이 노래는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이지요. 11살 소녀 정인이의 맑은 음색으로 표현되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예고편에서 스치듯 들었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원래 정인이가 부르고 싶어한 '거위의 꿈'이나 '마법의 성'은 아마도 선곡 리스트에 없었던 모양이에요. 궁여지책으로 이 곡을 선택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인데다, 아무래도 그 어린 나이로 이해하기에는 가사가 난해했을 수 있겠지요. 감정을 전혀 싣지 못하고 국어책 읽듯이 노래하는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티 한 점 없는 순수함과 깨끗함이 돋보였습니다.

오디션에 참가한 이유를 묻자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 나의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고 대답하는 정인이였습니다. 저 말을 어른이 했다면 너무 잘난체하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 실력을 가진 사람은 아주 희귀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속마음을 감추고 내숭을 떨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인이는 아직 어리기에, 순수함과 솔직함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던 선곡에 대한 불만까지도 말입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하얀 도화지같은 정인이는 역시 귀한 인재였습니다.

7. 김혜리 - 애인 있어요 (이은미)


현재까지로는 '위대한 탄생'의 모든 참가자 중 가장 이슈가 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초 오디션에서 모든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들었고, 이은미로부터 '1급수'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나 그 화려함도 잠시뿐, 아직 여고생에 불과한 어린 나이로 사기죄를 저질렀던 과거가 드러나면서 폭격을 맞았습니다. 비록 그 액수가 얼마 되지 않고 나중에 돌려주었다고는 하지만,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다행히 제작진은, 어린 나이에 잠깐 실수했던 거라고 이해하며 그녀의 오디션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시청자 중에도 지탄하는 의견보다는 어린 그녀를 이해해 주자는 의견이 좀 더 우세했던 것 같군요. 그러나 한창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지난 주 방송에서는, 김태원이 '넋 나간 모습'이라고 지적했을 만큼 불안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현저한 연습 부족으로 음정도 흔들리고 갖가지 나쁜 버릇도 첨가되어 있는 총체적 난국이었지요. 이런 식이라면 그녀에게 밝은 미래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멘토들의 혹평을 약으로 받아들여 심기일전한 김혜리는, 용감하게 이은미의 노래를 선택해서 다시 도전했고, 그 노래의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에도 얽매이지 않았고, 타인의 차가운 시선에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노래 실력보다도 그녀의 굳건한 정신을 칭찬해주고 싶군요.


이번 주 오디션에 통과한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느낀 공통점은 바로 '진심'이었습니다. 그들은 허울 좋은 겉멋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기에 지금까지의 자신을 아낌없이 버리고 보다 좋은 음악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지녔습니다. 더불어 노래에 감정을 이입하여 자기의 진심을 청중에게 전달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가창력이나 디테일이 부족함에도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아 합격된 이유는, 오직 그 진심을 높이 평가받아서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사람, 이동미의 경우는 매우 안타까웠던 것이 분명 진심이 가득해 보이긴 했으나 기본적 발성 훈련이 너무 잘못되어 있었던 탓입니다. 그런 식으로 노래를 계속한다면 듣는 사람도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본인의 성대가 완전히 망가져서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조차 들더군요. 탈락은 어쩌면 그녀 본인을 위해서 멘토들이 결정해 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살아남은 참가자의 수가 현저히 줄었으니, 어느 정도 우승 후보의 윤곽이 잡힐 듯도 한데 저는 아무래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지금껏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몇몇 사람들 중 한 명이 그 행운을 차지할 거라는 점은 분명하겠지요? 차츰 폭이 좁아질수록 '위대한 탄생'은 점점 더 흥미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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