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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 이태권의 자세가 특별했던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이태권의 자세가 특별했던 이유

빛무리~ 2011. 2. 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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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를 거듭하면서 '위대한 탄생' 참가자들의 면면도 많이 정겨워지고 익숙해졌습니다. 아직은 인원이 많아서 개개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추지 못하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오디션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과 짧은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캠프의 생활 자세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사람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옳지도 않기에, 지금은 되도록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좋은 모습만 담으려 하고 있습니다.

미소년 데이비드 오는 여러가지로 스타성을 갖춘 인물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실력에 못지 않은 것이 대인관계입니다. 연습에 여념없는 팀원들에게 일일이 음료수를 배달하듯 나누어 주며 "제가 목이 마르니까, 다른 분들도 목이 마르실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는 오세훈의 해맑은 미소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생겼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한 얼굴과, 타인에게 먼저 편안히 다가서는 능력을 지녔으니 타고난 행운아라 할 수 있겠군요. '위대한 탄생'의 최종 결과와 관계없이 연예계에서 그의 앞길은 '비교적' 순탄할 것 같습니다.


정희주와 양정모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희주는 나이 어린 출연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인 팀의 조장을 맡아 든든한 맏언니로서 따뜻한 리더쉽을 보여 주었고, 양정모는 아마추어답지 않은 보컬 트레이너의 기질을 드러내며 자신의 경쟁자인 팀원들을 사심 없이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좋은 성품뿐만 아니라 모든 참가자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가창력을 지녔지요. 개인적으로 이 두 사람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선곡도 실력이다' 지난 주와 이번 주의 미션은,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아직 나이 어린 탓인지 자기 목소리의 특성을 파악하기는 고사하고, 그 미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군요.

'렛잇비'와 '네버엔딩 스토리'를 선택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사실은 좀 씁쓸했습니다. 아름다운 명곡이지만 엄청난 가창력을 요구하는 노래들인데, 자기의 역량과는 상관없이 그저 평소에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또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고집을 부린 듯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꼽는다면 조형우의 '렛잇비'와 양정모의 '네버엔딩 스토리'만이 괜찮았을 뿐, 저 2곡을 부른 그 외 참가자들의 선택은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번 미션에서 유난히 제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우락부락한 모나리자 이태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사람의 범상찮은 포스와 출중한 가창력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요. 지금까지 방송에 드러난 모습만 봐서는, 타인에 대한 붙임성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외모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좀 더 싱글벙글 웃고 다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글쎄 왜일까요, 저는 어린 나이부터 지나치게 매끄러운 사교성을 자랑하는 사람보다 좀 무뚝뚝해 보이는 그와 같은 사람의 순수성이 더 귀여워 보이더군요.

모든 참가자가 나름대로 선곡에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이태권의 자세는 아주 특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단순히 "어떤 노래를 고를 것인가?"에만 집중했다면, 이태권은 "무엇 때문에 이와 같은 미션이 주어졌을까?"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심각하게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이제껏 많은 노래를 부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태권의 말은 놀라웠습니다. 본인은 당혹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저는 그에게서 아주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선곡에 실패한 이유가 바로 그 미션의 목적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산 정상이라고 본다면, 자기 목소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정상으로 오르는 한 단계의 갈림길입니다. 그 갈림길에서 옳은 선택을 하지 못하면 정상으로 가는 길은 더욱 멀어집니다. 이후로도 수많은 갈림길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각 단계마다 이루어야 할 작은 목표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점점 더 먼 길을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답답하게도 꽤 많은 참가자가 그 미션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심각하게 고민하지도 않았습니다. 단순히 산 정상만을 보고 올라가느라, 눈앞에 닥친 작은 갈림길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것이지요. 그렇게 잘못 접어들면, 자신은 똑바로 앞을 보고있다 생각하지만 진짜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비뚤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태권은 갈림길 앞에 섰을 때,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의미를 정확히 파악했다는 증거였습니다. 이태권의 그러한 자세는 앞으로 닥칠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도 계속될 것이며, 궁극적 목표를 향해 흔들림없는 지름길로 그를 인도할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이성적 판단 없이도, 뛰어난 직감만으로 매우 성공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바디'를 불러서 호평을 받았던 헬멧소년 황지환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보면 되겠군요. 어쩌면 타고난 예술적 소질은 그런 사람들이 더 뛰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직감이란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것이기에, 모든 경우에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성공하면 전부를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모두 잃는 식이지요. 그러므로 직관에만 의지하지 말고, 정확한 이성적 판단의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직관력은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만, 이성적 판단의 능력은 비교적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관문들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다른 참가자들은 이태권의 자세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각 미션을 접할 때 단순한 마음으로 돌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좀 더 진지하게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설령 최단거리의 지름길을 선택하지는 못한다 해도, 완전히 다른 방향의 갈래길로 접어들어 최종 목표와 멀어지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음색에 맞는 노래를 찾으려 고민해 본 이태권의 선택은, 본인이 스스로 느꼈듯이 100% 최선은 아니었지만 거의 비슷하게 맞추었다고는 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차츰 더 익숙해지면 그 선택의 정확성도 높아지겠지요. 제가 이태권의 자세를 매우 특별하고 의미있는 것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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