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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선덕여왕 27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월천대사였다. 학식도 깊고 기품도 있어 보이는 월천대사가 왜 미실을 돕고 있는지를 알 수 없었는데, 덕만의 협조 요청을 거절하면서 월천대사는 아주 솔직하고 시원하게 그 이유를 직접 말해 주었다. 대가야가 신라에 의해 멸망 위기에 처하자 가야의 위정자들은 제일 먼저 격물학자들을 암살했다. 자기 나라의 귀한 학문이 신라로 전파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악의와 원한으로 가득찬 만행이었다. 가야의 격물학자 집안에서 출생한 월천도 그때 죽을 고비를 맞이했으나, 미실의 첫사랑이었던 사다함에 의해 구해졌다고 한다. "미실이 나를 이용한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나는 미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다함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미실을 도왔을 뿐이오." 덕만이 언성 높여 "미실은 당신의..
선덕여왕 26회 방송 : MBC 8월 18일 (화) 21:55 출연 : 이요원, 엄태웅, 고현정, 이승효, 김남길, 주상욱 등 선덕여왕 25회에서 잠시 등장했던 월야(주상욱)의 정체가 26회에서 밝혀졌다. 그는 김유신의 계열인 금관가야와 더불어 멸망한 가야국의 한 갈래인 대가야의 마지막 태자인 월광태자의 아들이며 복야회(가야를 복원하기 위한 비밀결사조직)의 수장이었다. 월야의 등장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비담의 등장보다도 의미가 있다. 비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능력으로 덕만을 돕는 것이지만, 월야와 손을 잡게 됨으로써 덕만은 처음으로 거대한 추종 세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의 조력으로 덕만은 도움닫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덕만이 왕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기 위해 제일 먼저 손에 넣으려 했던 월천대사조차도..
선덕여왕 25회 방송 : MBC 8월 17일 (월) 21:55 출연 : 이요원, 고현정, 박예진, 엄태웅, 이승효, 김남길, 송옥숙 등 울며 방황하던 시간이 그토록 길더니만, 비상(飛上)은 삽시간에 이루어지는가? 한동안 마냥 주저앉아 고민만 하던 히로인 덕만은 언니 천명공주의 죽음으로 자극을 받자 드디어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 왕이 될 것을 결심하고 일어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알천과 덕만의 투 샷이었다. 언제나 상관으로 깍듯이 모시던 알천에게 거침없이 "무례하다. 네가 나를 인정치 않는 것이냐? 나는 살아서 공주가 될 것이고, 너희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라고 일갈하는 덕만의 모습에서는 제법 강단과 기품이 엿보였다. 다만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찌질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탐나는도다 4회 방송 : MBC 8월 16일 (일) 19: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이승민,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탐나는도다'의 원작 만화를 접한 일이 없는 나로서는 한 회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드러나는 인물의 정체들이 그지없이 흥미롭다. 4회에서 나의 관심을 예리하게 자극한 소재는 오래 전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 '동인도 회사'의 존재였다. 얀(이선호)은 윌리엄(황찬빈)의 친구일까? 윌리엄은 얀을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얀에게 윌리엄은 친구라기보다는 오히려 '고객'에 가까워 보인다. 나가사키에 데려다 달라는 윌리엄의 요청을 수락한 것도 적지 않은 수고비 때문이었을 뿐... 그 임무를 완수하고 수고비를 챙기면 미련없이 윌리..
'탐나는도다' 3회 방송 : MBC 8월 15일 (토) 19: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승민,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탐나는도다' 3회에서 드디어 '진상품 도둑'의 정체가 밝혀졌다. 주요인물 4명 중 마지막까지 숨겨져 있던 서린(이승민)의 등장은 꽤나 극적이었다. 금발머리 윌리엄(황찬빈)의 등장이 신비롭고 이색적이었다면, 서린의 등장은 비장하고 흥미로웠다. 서린은 인조반정 때에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행랑어멈의 치마폭에 몸을 숨겨 살아남았다 하니 (홈페이지 인물소개 참조) 아마 광해군 측근의 딸로 추측된다. 인조에게 바쳐질 진상품을 그녀가 빼돌리는 것은 신기할 것도 없다. 인조에 대한 복수도 되고, 돈도 벌고 그녀에겐 일석이조의 사업인 게다. 한편 윌리엄을 숨겨준 일로 약..
선덕여왕 24회 방송 : MBC 8월 11일 (화) 21:55 출연 :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전노민, 김남길, 이승효 등 흥미진진했던 23회에 비해 24회는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애끓는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원했건만, 다시 고질병이 도진 탓인지 한없이 늘어지는 전개에 슬픔보다는 지루함을 느낄 뿐이었다. 나는 24회에서 천명공주의 유해가 왕실로 운구되고, 먀야 부인의 절규가 이어지고, 두 딸자식 중 하나는 핏덩이일 때 버려야 했고 하나는 꽃 같은 나이에 죽는 것을 보아야 했던 유약한 아버지 임금님이 피눈물을 흘리시고, 그러면서 왕실 사람들이 굳건히 뭉쳐서 일어서게 되고, 급기야 미실은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는... 거기까지 나올 줄 알았다. 쩝... 아무래도 과욕이었나보..
선덕여왕 23회 MBC 8월 10일 (월) 방송분 출연 :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전노민, 김남길, 이승효 등 기나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선덕여왕' 23회는 화려한 무협영화처럼 시작되었다. 비담의 화려한 액션은 정말 볼만했다. 무예 연마를 퍽이나 고되게 했을 것 같다. (대역은 아니겠지? -_-;;) 비담의 몸놀림을 보며 그의 스승 문노의 모습을 떠올리는 설원랑... 수십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왠지 가슴이 싸아~ 했다. 그 싸움 와중에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멍 때리시는 우리의 여왕님... 수년간 남자 화랑들과 똑같은 훈련을 당차게 받아 왔음에도, 이제 여자인 거 동네방네 다 소문났다 이건가? 완전 힘없는 여인네가 되어 제대로 뛰어서 도망도 못 가고 기사들에게 ..
탐나는도다 방송 : MBC 토, 일 17: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드라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탐나는도다' 1회를 시청했던 나는, 귀양 선비 '박규'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의아스러웠다. 무슨 아녀자를 희롱한 죄로 제주까지 귀양을 왔다는 양반이 오히려 까탈스런 결벽주의자처럼 도통 음식에도 여자에게도 관심이라곤 털끝만치도 없어 보이는 것이다. 매사에 고고한 척 깔끔이나 떨고, 남의 집에 맡겨진 귀양다리 처지에 걸핏하면 당당하게 남에게 심부름을 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체신머리 없이 어린 해녀와 투닥거리기나 하는 그 모습이 1회에서는 퍽이나 진상이었다. 그런데 2회에 접어들면서 박규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나라에 올릴 진상품을 도둑맞는 바..
탐나는도다 1회 MBC 8월 8일 (토) 19:55 출 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정주리 등 원작만화 : 정혜나 '탐나는도다' 1회는 참으로 특이했다. 영화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했다. 영국인 청년 윌리엄(황찬빈. 본명:피에르 데포르트)이 화면에 잡히면 외국 영화 같았고, 제주 해녀 장버진(서우)이 한양에서 귀양 온 선비 박규(임주환)와 티격태격할 때면 만화 같았다. 문외한이 듣기에도 출연자들의 언어가 정통 제주 방언은 아닌 듯 하였으나, 어느 정도는 노력을 한 것 같았다. 제주 방언을 잘 아는 사람이 듣기에는 어처구니 없었겠으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처럼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드라마의 배경에 따른 생동감을 살리는 데 약간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제주 방언은 ..
문노의 재등장과 비담의 출현으로 떠들썩했던 '선덕여왕' 21회 본방송을 어제 놓치고 오늘에서야 시청했다. 과연 비담의 존재는 충분히 화제가 될만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한때 무협소설을 탐닉했던 나는 초록누리님의 포스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화려하게 등장하는 비담(김남길)을 보며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전설적 무공을 지닌 사부 밑에서 어릴 때부터 엄격한 훈련을 받았으나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그 자유로운 영혼 캐릭터는, 얼핏 '소오강호'의 영호충을 연상시키기도 했으나 그보다 더 야생에 가까운 원초적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강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이 현재 예능 프로그램 중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듯이, 요즘 대세는 '야생'인데 참 그 컨셉 한 번 제대로 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