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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부활한 엄포스, 그리고 월광태자의 아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선덕여왕

'선덕여왕' 부활한 엄포스, 그리고 월광태자의 아들

빛무리~ 2009. 8. 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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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6회
방송 : MBC 8월 18일 (화) 21:55
출연 : 이요원, 엄태웅, 고현정, 이승효, 김남길, 주상욱 등


선덕여왕 25회에서 잠시 등장했던 월야(주상욱)의 정체가 26회에서 밝혀졌다. 그는 김유신의 계열인 금관가야와 더불어 멸망한 가야국의 한 갈래인 대가야의 마지막 태자인 월광태자의 아들이며 복야회(가야를 복원하기 위한 비밀결사조직)의 수장이었다.

월야의 등장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비담의 등장보다도 의미가 있다. 비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능력으로 덕만을 돕는 것이지만, 월야와 손을 잡게 됨으로써 덕만은 처음으로 거대한 추종 세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의 조력으로 덕만은 도움닫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덕만이 왕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기 위해 제일 먼저 손에 넣으려 했던 월천대사조차도 이미 월야가 확보해 놓은 상태였으니 덕만으로서는 이런 횡재가 없다. 26회의 마지막에 복야회 수장인 월야가 기꺼이 덕만 앞에 무릎 꿇으며 '동맹의 왕께 예를 갖추는' 장면은 기쁨의 카타르스시마저 느끼게 했다.



만은 김유신을 자기 수하로 끌어들이지 않고 밀어내려 한다. 그 이유는 모처럼 독하게 먹은 자기의 마음이 무너질까봐서다. 유신을 보면 "함께 도망치자" 던 그의 눈빛이 떠오를 것이고, 그러면 그녀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지고, 여인으로 살고 싶어질 것이기에...
비록 드라마에서 그 애정라인이 충분히 그려지지는 못했지만, 덕만에게 있어 김유신은 사랑하고 의지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자기를 죽이려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처음부터 자기를 보호해 주었으며 끝까지 곁에서 지켜주려 했던 남자이니까 말이다.

덕만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여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천명공주는 자기가 사랑했던 용수와 결혼하여 부부생활도 해 보았고, 춘추를 낳음으로써 어머니도 되어 보았다. 그러나 덕만은 사랑은 커녕 여자의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그 시퍼런 낭도복을 입고 남자가 되어 살아야 했다. 그 고달픔과 외로움이 오죽했으랴!
낙이라고는 없는 그토록 험한 삶을 견디어 온 것은 오직 자기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함이었으나, 자기 정체가 밝혀지자마자 사방팔방에서 아무 죄도 없는 자기를 죽이겠다고 달려든다. 그녀에겐 절망의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 곁에 있어 주고 손을 잡아 주고 사랑을 고백해 준 남자가 김유신이었다. 그녀로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스스로 뜻을 세우고 왕이 되려 하는 상황에 유신을 수하로 끌어들이면 자기는 그를 장기판의 말처럼 다루어야 할 터이니 유신에게만은 끝까지 사람다운 감정을, 여인의 감정을 잃지 않고 싶어하는 덕만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부모도 버리고, 가야의 유민도 아랑곳 없이, 지금까지 살아 온 자기 인생을 모두 버리면서까지 '여자 덕만'을 사랑하고자 했던 김유신의 고뇌 또한 상상해보면 처량하기 이를 데 없다. 바위를 내리치며 고민하는 장면이 너무 길게 나온 것은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 이후에 보여 준 김유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엄포스의 부활이라 할만했다.
복야회의 자객들을 혼자 힘으로 제압하고서도 스스로 눈을 가리우고 묶인 채 복야회의 수장 월야를 만나러 적의 소굴로 뛰어든 김유신. 서슬 퍼런 칼날이 목을 위협하는 와중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월야와 거래를 하며 담판을 짓던 담대함이라니... 유신랑, 그대는 그런 사람이었는가!


월야가 거느린 세력은 복야회만이 아니라 대가야의 유민들까지 포함하는 것이니 그야말로 작은 나라의 임금이라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런 그가 김유신의 동맹 제의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덕만 앞에 무릎 꿇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유신이 그에게 동맹의 댓가로 제시한 것은 자기 가문의 전 재산인 비옥한 땅이었다. 나라를 잃은 후 이리저리 떠돌며 척박한 땅으로 밀려나 고통받고 있는 자기의 유민들을 생각할 때, 그 가엾은 백성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월야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몰락한 나라의 임금이라... 나는 왠지 그에게 애정이 느껴졌다. 언제나 반도의 약소국으로서 주변 국가들의 침략에 시달리고 한때는 주권마저 잃었던 우리 나라의 아픈 역사가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듯 했다. 나는 월야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주상욱의 사극연기 첫 도전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현대극보다 사극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주상욱도 그 중 하나인 듯 싶다.



목숨을 걸고, 자기 집안의 전 재산을 걸고, 자기를 따르는 금관가야의 세력을 걸고, 새로이 동맹을 맺은 대가야의 세력까지 이끌고서 김유신은 덕만에게 온다. 그리고 외친다. "당신은 내가 선택한 왕이십니다!"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을 주군께 대한 충성으로 바꾸기까지의 고뇌가 오죽했으랴만, 결의로 가득찬 유신의 얼굴에는 이미 고뇌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너무 답답한 모습때문에 선덕여왕의 유일한 히어로로서 자격미달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이 한방으로 그는 완전히 포스를 회복했다. 이보다 더 각 잡히는 히어로의 실력 발휘가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덕만공주는 움츠리고 있던 날개를 폈다.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그녀의 모습을 날마다 기대할 뿐이다.


*사진 출처 : MBC드라마 '선덕여왕' 26회 캡처화면 (모든 영상 사진은 오직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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