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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덕만이 능력을 되찾은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선덕여왕

선덕여왕, 덕만이 능력을 되찾은 이유

빛무리~ 2009. 8. 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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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도 긴장을 늦출 새 없이 긴박하게 진행된 '선덕여왕' 28회가 안겨준 즐거움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예 드러내놓고 미실에게 게임을 제안하는 덕만, 비담의 입을 통해 자신이 덕만에게 들려주었던 말들이 고스란히 되돌아오자 눈빛이 흔들리는 미실, 덕만의 수에 말려들어가는가 싶더니 김유신의 올곧음과 도망치려는 비담의 행동으로 덕만의 허패를 간파하는 미실, 그러나 마지막에 일어나는 일식의 반전... 덕만이 쥔 패는 허패가 아니라 진패였던 것이다. 이렇게 드라마의 초반부터 강력한 포스를 발산하며 절대지존의 자리를 유지하던 미실은 덕만이라는 애송이에 의해 처음으로 처참한 패배를 맛본다.

참으로 오랫동안 울기, 소리지르기, 넋놓고 멍때리기 이외에는 하는 게 없던 한심한 히로인 덕만이 갑자기 이렇게 변화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덕만으로 하여금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한 사건은 천명공주의 죽음이었다.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미실을 향한 분노가 폭발함으로써 드디어 맞서 싸우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심경의 변화만으로는 27, 28회에서 보여준 덕만의 눈부신 계책과 리더쉽과 카리스마 등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번뜩임을 잃어버리고 평범한 어른으로 성장한 듯 싶었던 덕만이, 갑자기 이렇게 자기의 능력을 되찾은 이유는? '자기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갔기 때문' 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능력과 체질이 다르다. 하루하루 규칙적인 일과 속에 움직이는 것이 적성에 맞는 직장인 타입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그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유롭게 생활해야 하는 프리랜서 타입도 있다.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데려다 놓으면 세상 그 어떤 천재도 자기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다.

어린 시절, 사막에서 객점을 운영하며 살던 어린 덕만은 매우 자유로웠다. 외국 상인들과 격의 없이 말을 섞으며 수많은 지식을 습득했고, 엄청난 양의 독서를 즐겼다. 위기에 처한 상인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중국의 성주와 내기를 하며 사(死)자패 하나를 꿀꺽 삼켜버리던 그 기지와 용감함은 자기의 선택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자유로운 처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용화향도의 낭도로 지낼 때의 덕만은 완전히 얽매여 있었다. 언제나 상관의 말에 복종해야 했으며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적성에 맞는 독서를 할 시간도 거의 없었을 것이고, 여자의 몸으로 남자들과 섞여 똑같은 훈련을 받다보니 체질에도 맞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자기의 특성과 전혀 맞지 않는 자리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차츰 그녀의 출중한 능력은 안으로 묻혀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자기의 자리를 제대로 찾아가니 비로소 묻혀있던 그녀의 본래적 능력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덕만은 타고난 리더쉽을 지닌 군주로서, 남의 밑에 있을 때보다 자기가 꼭대기에 서서 남을 다스릴 때 빛을 발하는 인재이다. 덕만이 어렸을 때에도 주변 사람들은 모두 어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편이었으며, 그녀의 식견을 인정하고 그녀의 지시를 잘 따라주는 편이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자유로움 속에서 리더쉽을 발휘하며 살아오던 그녀가 그 동안은 새장 속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미실을 상대로 거둔 찬란한 1승, 그 승리의 기쁨보다 더 빛나는 것은 오랜 방황 끝에 자기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간 덕만의 모습이었다.

(... 그런데 덕만이 월천대사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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