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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그는 뛰어난 지성과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이 곳에서는 언제나 언더독(underdog)의 위치를 고수했습니다. 때로는 허무한 패배를 맛보았고, 때로는 통쾌한 역전승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더 지니어스를 즐기는 방식이었습니다." - 9회전 에필로그 정치에 관심이라고는 1도 없었던 내가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더 지니어스'를 통해서였다. 이제 와서 보면 그가 '더 지니어스' 라든가 '소사이어티 게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 온 것은 바로 오늘과 같은 날을 위해 몇 년 동안 그려 온 큰 그림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젊은이가 가슴에 품고 있던 엄청난 야심과 치밀한 계략과 그 담대함에 약간 섬뜩해지기까지 하는데.... 오늘 202..

2013년 11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거의 만 8년 동안 시청해 왔으니 나는 분명 '슈돌'의 애청자였다. 이런저런 잡음이 있을 때조차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에 일요일 저녁이면 항상 채널을 고정했다. 그런데 이런 내가 최근 들어 너무 자연스럽게 '슈돌' 시청을 접고 말았다. 일부러 안 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저절로 마음이 멀어지게 된 것이다. 어차피 방송이니 만큼 어느 정도의 설정과 연기가 들어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동안에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설정들이 꽤 많이 있었지만 그러려니 했었다. '슈돌'의 아이들 중에서도 내가 오랫동안 가장 예뻐했던 아이는 바로 샘 해밍턴의 맏아들 윌리엄이었다. 생후 5개월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윌리엄에게 푹 빠..
'동물농장 하루뉴스'는 SBS 'TV 동물농장' 제작진이 만든 국내 최초 동물 전문 뉴스 프로그램이다. 'TV 동물농장'에 이미 오랫동안 고정 출연하여 시청자들과 친숙한 수의사 최영민 원장과 함께 반려동물에 대한 유익한 정보을 얻는 것은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스타들의 일상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인절미(짱절미)나 히끄를 비롯한 온라인 이슈 동물들의 최신 소식도 한 눈에 접할 수 있다. 이 포스팅에서는 2019년 1월 25일자로 POOQ에서 공개된 '동물농장 하루뉴스' 14회의 내용을 참고로 소개하고자 한다. 14회의 첫번째 뉴스는 동물의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최근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와 연관되어 한동안 떠들썩했던 내용인데 '동물농장 하루뉴스'를 통해 안락사라는 행위의 ..
지난 11월 14일 오후 2시, 목동 SBS 13층에서 열린 '더 팬' 제작발표회에 티스토리 리뷰단으로서 참석했다. '더 팬'은 셀럽이 나서서 자신이 먼저 알아본 예비스타를 국민들에게 추천하고, 경연투표와 바이럴 집계를 통해 가장 많은 팬을 모아 최종 우승을 겨루는, 신개념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0분에 독립 편성되어 1부, 2부로 분할 방송될 예정이다. '더 팬' 제작발표회에는 팬마스터로서 유희열, 보아, 이상민 그리고 작사가 김이나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팬마스터의 역할이 절대 심사위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굳이 말하자면 팬마스터는 영업사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표현했다. 예비스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의 장점과 매력을 '말'로 한 번 더 강조해 주는 '브릿지'와도 ..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원래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말하자면 서울의 가로수길, 경리단길 등 수많은 거리들이 유명해진 이유는 특화된 먹을거리 덕분인데, 현재 한국의 상황은 하루 평균 3000명이 식당을 시작하지만 또 하루 평균 2000명이 식당을 폐업한다고 한다. 그만큼 요식업은 자영업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이지만, 그 못지 않게 성공하기는 어려워서 지금은 죽어가는 음식특화 거리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이 앞장서고, 프리랜서 최고 MC인 김성주와 미모의 여배우 조보아가 그를 보좌하여, 죽어가는 골목식당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장사가 되지 않는..
내가 기억하는 연애 프로그램의 시초는 1994년에 시작되었던 MBC '사랑의 스튜디오'였다. 당시 나는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던 한동준의 '사랑의 마음 가득히'라는 노래에 반해서 끝없이 반복해 듣곤 했었다. "때로는 누군가 그리웠던 적도 있었지~ 그렇게 혼자만 있던 시간은 이제는 안녕~ 때로는 누군가 가슴에 품고 싶었었지~ 외롭게 보냈던 지난 날들은 잊고만 싶어~ 언제나 내 곁에서 날 위로해 줄~ 그 누군가가 필요한 거야~" 지금 들어도 참 좋은 이 노래의 가사는 사랑을 기다리는 마음의 간절함과 외로움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비범한 재능을 갖춘 젊은 연예인들이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나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의 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폭넓게 알리기 시작했다. '비'라..
무려 18년 전에 방송되었던 청춘시트콤 '뉴 논스톱'의 멤버들이 다시 모였다. MBC스페셜에서 '청춘다큐 다시 스물'이라는 이름으로 '뉴 논스톱 동창회'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풋풋한 청춘 신인들은 어느 덧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중견 연기자들이 되었고, 각자의 스케줄로 바쁜 상황이었음에도 (한 명을 제외하고는) 살아있는 모두가 기꺼이 한 자리에 다시 모여서 즐겁게 과거를 회상했다. 극 중 배역도 그랬지만 실제 배우들도 모두 20대 초반의 청춘들이었던 '뉴 논스톱'은 그들의 추억 속에 '청춘' 그 자체로 남아 있었다. 다만 그 청춘의 기억은 아름다운 만큼이나 혼란스러웠고 찬란했던 만큼이나 아픈 것이었다. 정돈되지 않은 불안함과, 또래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고달픔과, 제각각의 아픔들..
결혼을 워낙 늦게 해서 그런지 40~50대 싱글 남녀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친구 또는 연인이 되어가는 '불타는 청춘'이란 프로그램이 나는 꽤 좋다. '우결'처럼 인위적인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화면에 드러난다. 어쩌면 이런 것이 진짜 리얼리티 아닐까? 내가 출연자의 입장이라도 참 좋을 것 같다. 대부분은 지난 시절에 황금기를 보내고 이제는 차츰 잊혀져가던 연예인들인데 모처럼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얼굴도 비출 수 있고 아무런 부담 없이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어울리며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고 그러다가 누군가와 서로 마음이 맞으면 마치 20대 청춘 그 시절처럼 자연스럽게 설렘 속에 가까워지며 연인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
'말씨'란 명사로서 '말하는 태도나 버릇'을 뜻한다. 선택하는 어휘나 단어도 물론 말씨에 해당되며,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할지에 관해 고민하는 것 또한 넒은 의미에서는 말씨에 해당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 '신서유기'를 시청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규현에게 늘 감탄하고 있다. 예능 베테랑인 나영석 PD와 제작진은 그에게 '비관적 아이돌'이라는 코믹한 별명을 붙여 주었지만, 사실 그렇게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아서 비통함(?)에 잠긴 표정을 지을 때가 많은 것은 모두 배려심이 지나친 탓이었다. 첫 모임에서는 이상할 만큼 게임을 잘 해서 문제가 되었다. 요괴들(출연자들)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던 나PD는 경솔하게도 "이 게임에 한 명이라도 성공할 경우 곧바로 차후 일정을 취소하고 퇴근시켜 주겠다."..
'신혼일기'에 등장하는 구혜선과 안재현 부부의 모습은 예쁘고 사랑스럽다. 다른 말은 필요 없이 그냥 '예쁘다'와 '사랑스럽다'라는 두 단어만 있으면 그들의 모습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30대 초반이면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은 그리 성숙한 나이도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달콤한 신혼을 즐기는 와중에도 끝없이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를 먼저 위하며 세심하게 챙기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어른스러웠다. 섬세한 면에서는 남편 안재현이 한 수 위다. 구혜선은 참하고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성격이 무척이나 털털해서, 모든 행동이 살짝 터프하고 선이 굵은 느낌이다. 그에 비해 안재현은 여린 외모 만큼이나 가늘고 섬세한 감성으로 아내를 챙긴다. 물론 구혜선도 남편을 다정하게 챙기지만, 어딘가 안재현이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