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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2일' 이화여대 특집에서 방송된 윤시윤의 짧은 강의가 세간의 화제다. 솔직함과 진지함 사이에 적절한 위트를 섞어, 매우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큰 강의를 완성해낸 윤시윤의 실력은 참 놀라웠다. 오죽하면 배우로서 대선배이며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인 차태현조차도 시종일관 경탄스런 눈빛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나는 윤시윤의 강의를 들으며, 그 재능에 감탄하기보다 오히려 그에게 주어진 천성적 행운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나이에 거듭된 행운을 경험하다 보면 쉽사리 교만해질 수 있고, 자칫하면 그 교만의 대가로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윤동구(윤시윤)는 타고난 겸손 덕분에 치명적인 교만의 늪을 훌쩍 건너뛸 수 있었던 것이다. 윤시윤은 애니메이션 '카(Cars)'를 소개..
방영 전부터 이런저런 문제로 꽤나 시끄러웠던 드라마 '각시탈'의 첫방송이 드디어 전파를 탔습니다. 보조출연자의 석연찮은 죽음과 그 배상문제를 둘러싼 잡음들, 그리고 지나치게 애국심을 내세우는 듯한 자극적인 홍보 마케팅 등으로 인해, 마음 속에는 얼마간의 꺼림칙함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저는 새로 시작된 수목드라마 전쟁에서 결국 이 작품을 선택하고 말았네요. 물론 저의 성향상, 앞으로의 진행과정이 실망스러울 경우는 중간에 '유령'이나 '아이두아이두' 쪽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만, 일단은 '각시탈'의 분위기가 가장 끌리고 마음에 들더군요. 이 글의 초점에서는 약간 빗나가는 이야기지만 '각시탈' 1회를 보면서 저는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어째서 초반에 제가 그토록 애정하던 드라마 '적도의 남..
주말 밤이면 MBC와 SBS에서는 1시간짜리 연속극을 연달아 2편씩이나 방송하고 있습니다. 그토록 물량이 많으면 양질의 작품들도 적잖이 나올 법 하건만, 어찌된 셈인지 거의 다 막장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지독히 식상한 소재들만 우려먹고 있는 상황이라 좀처럼 끌리는 작품이 없더군요. 특히 최근 종방한 MBC 연속극 두 편, '애정만만세'와 '천번의 입맞춤'은 어쩌면 그렇게도 속속들이 진한 막장의 향기를 풍기는지 감탄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역겨울 만큼 얽히고 설킨 가족관계의 함정은 왜 그리도 자주 사용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어쨌든 두 편의 막장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끝나고, 새로운 드라마가 또 연달아 2편이나 시작되었습니다. '신들의 만찬'은 초반의 여러가지 설정을 보니 2010년 여름 '제빵왕 김..
윤시윤의 특별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던 88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껏 등장한 모든 카메오들 중, 윤시윤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군요. 다른 카메오들의 출연은 모두 극의 흐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 에피소드로 마련되었던 것에 비해, 오직 윤시윤은 주요 여성 캐릭터인 박하선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여 '지하커플'의 미래에 청신호를 켜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했으니까요. 저는 '제빵왕 김탁구' 이후로 윤시윤의 출연작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친구의 꽃미모는 그 사이에 더욱 샤방샤방해졌군요..ㅎㅎ 마냥 수줍기만 하던 국문과 신입생 박하선이 생각지도 않은 암벽등반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그 동아리에 있는 선배 윤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그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짝사랑을 ..
'미친 존재감 스페셜'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주제 아래 특별한 공통점 없이 모인 게스트들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주 '강심장'은 거의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각자의 숨겨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빠져들었지요. 조필연, 이런 모습 처음이야! 정보석의 소탈한 모습은 예전 '무릎팍 도사'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버젼을 보여 주시더군요. 미(美)의 기준이 지금과 달랐던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외모였지만, 지금은 "언뜻 봐도 잘나긴 했죠?" 라며 거침없는 '지자랑'을 날려 주시기도 하고, 연애 시절 아내를 절절히 사랑하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은 잠잘 때 옆에서 코를 골면 베개를 휙~ 빼어 버린다는 반전을 선사해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C들이 요구하는 대로..
'프레지던트'에서 하희라가 맡은 역할 조소희는 '영부인'으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2회에서는 명백한 악역임이 드러났습니다. 1회에서 이미 장일준(최수종)의 저격과 유정혜의 석연찮은 죽음을 사주한 인물이 조소희일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었지만, 어렴풋한 느낌일 뿐 확실치는 않았지요. 그러나 2회에서 수시로 드러난 조소희의 섬뜩한 눈빛은 최소한 그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음'을 말해 주었습니다. 장일준 저격 사건은 앞으로 한참 후에 일어날 일이니 단정지을 수 없다 해도, 유정혜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타살이었다면 그 범인은 조소희 외의 다른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옛 애인 유정혜가 사망한 후, 장일준은 자기 핏줄을 이어받은 아들 유민기(제이)를 최측근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겉으로는 클린턴이나..
추석 특집으로 마련된 '제빵왕 김탁구 스페셜'은 드라마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막강한 매력에 푹 빠져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방송은 아주 잘 만들어져서, 정식 예능 프로그램에 맞먹는 수준의 웃음과 재미를 보장해 주더군요. 특히 서경석, 이지애와 더불어 MC로 변신한 이한위의 맛갈스런 진행 능력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예능의 게스트로 출연할 때마다 빵빵 터뜨리는 입담은 벌써 알고 있었으나, MC로서의 능력은 또 다른 것인데 이한위는 놀랍게도 아주 멋지게 수행해 주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와 달리 너무도 유쾌하고 즐거워 보이는 연기자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흐뭇하게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품은 드라마이긴 했으나, 돌이켜 보면 등장인물들이 행복하게 웃는 얼굴을 본 시간은 아주 짧..
이제 바야흐로 수목드라마 대전(?)이 다시 시작되려 합니다. KBS에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후속으로 '도망자'가 9월 29일부터 방송될 예정이고, SBS에서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후속으로 '대물'이 그보다 일주일 뒤인 10월 6일부터 방송될 예정이지요. 한쪽에는 MBC의 '장난스런 키스'가 있지만, 현재 너무 낮은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는 데다가 마땅한 해결책도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여친구'가 끝난 후로는 본격적으로 '도망자'와 '대물'의 대결이 될 텐데, 어쩐지 이 새로운 드라마들을 맞이하는 마음이 썩 즐겁지 않습니다. 우선 '도망자'는 로맨틱 코믹 탐정 액션물로 비(정지훈),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등이 출연합니다. 소재도 약간은 신선하게 느껴지고,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하는 ..
다소 억지스런 면이 없지 않았으나 어쨌든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무난히 해피엔딩을 맞이한 '제빵왕 김탁구' 였습니다. 쇼킹한 반전은 없었군요. 저의 예측은 대부분 맞아들어갔습니다. 김탁구(윤시윤)는 거성식품 대표의 자리를 거절하고 팔봉 빵집으로 돌아가서 양미순(이영아)과 결혼하여 평생토록 행복한 빵쟁이가 되었습니다. 그 대신 구일중(전광렬)의 맏딸 구자경(최자혜)이 거성의 새 주인 자리를 물려받았습니다. 이 두 사람은 자신에게 가장 맞는 자리를 찾아갔으니, 아무런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결말을 맞이했다 하겠습니다. 유난히 탈이 많았던 러브라인도 급격히 정리되었습니다. 김탁구는 구마준(주원)과 신유경(유진)의 결혼 이후로 쿨하게 마음을 접었는지, 그 동안 모른척 하던 양미순의 마음을 단숨에 받..
염려했던 것처럼 팔봉 선생(장항선)이 하차한 후의 '제빵왕 김탁구'는 완전히 김 빠진 사이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쪽에는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는 신유경(유진)이 있고, 한쪽에는 누구의 아바타인지 다 알고 있는데 괜히 어설픈 연막을 치는 조진구(박성웅)가 있습니다. 너무 뻔한 결말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지루함을 덜기 위하여 미스테리한 느낌을 가미한 듯한데, 솔직히 조진구가 김탁구를 배신하고 다시 한승재와 손을 잡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말이 나온 김에 조진구 쪽 이야기를 먼저 해보도록 하지요. 조진구는 박변호사와 더불어 구일중(전광렬)이 남겨 둔 탁구의 수호천사라 볼 수 있습니다. 김탁구(윤시윤)가 거성에 입성하여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초반에 강력한 버팀목이 되어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