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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 VS 대물, 그 유쾌하지 않은 선택의 기로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대물

도망자 VS 대물, 그 유쾌하지 않은 선택의 기로

빛무리~ 2010. 9. 2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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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바야흐로 수목드라마 대전(?)이 다시 시작되려 합니다. KBS에서는 '제빵왕 김탁구'의 후속으로 '도망자'가 9월 29일부터 방송될 예정이고, SBS에서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후속으로 '대물'이 그보다 일주일 뒤인 10월 6일부터 방송될 예정이지요. 한쪽에는 MBC의 '장난스런 키스'가 있지만, 현재 너무 낮은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는 데다가 마땅한 해결책도 없어 보이네요. 그렇다면 '여친구'가 끝난 후로는 본격적으로 '도망자'와 '대물'의 대결이 될 텐데, 어쩐지 이 새로운 드라마들을 맞이하는 마음이 썩 즐겁지 않습니다.

우선 '도망자'는 로맨틱 코믹 탐정 액션물로 비(정지훈), 이나영, 이정진, 다니엘 헤니 등이 출연합니다. 소재도 약간은 신선하게 느껴지고,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하는 이나영과 다니엘 헤니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남자의 자격'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이정진이, 열화와 같은 성원 속에 진행되었던 '합창대회' 미션에 불참하면서까지 열심히 찍은 드라마이기에, 그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감독이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끌리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주인공 비에 관한 생각들이 마음을 개운치 않게 하는군요. 


현재 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주식 먹튀'의 문제와 '군대'의 문제입니다만, 둘 다 현재 결정적인 핸디캡은 아닙니다. 군대 문제는 활발히 연예 활동을 하는 중에 '대학원 입학'을 이유로 몇 차례나 입영을 연기했다는 것이 매우 이상하기는 하지만, 드라마 촬영을 완전히 끝내고 나서 두말 없이 깔끔하게 입대를 한다면 아무 뒤탈이 없을 것입니다. 주식 문제는 제가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어 뭐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 역시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 비는 청년재벌이며 1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자산을 소유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몹시 돈을 아낀다는 소문을 듣다 보니, 주식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도 그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다른 투자자들을 손해보게 했다는 게 왠지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젠가 GOD 출신의 김태우가 말하길 "군대에 있을 때, 휴가를 나와서 비를 만났는데 내가 밥을 샀다. 비가 나보다 열 배는 많이 벌텐데 군인 월급으로 내가 밥을 샀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요. 그 외에도 비가 평소에 얼마나 짠돌이인지는 그 지인들과 후배들이 방송에 나와서 하는 말을 통해 여러 차례 들은 바가 있습니다. 어렵게 지내던 시절의 기억이 너무 가슴에 맺혀서 그런 걸까요?

근검절약하는 습관을 나쁘다고 말할 수야 없겠지만, 그 정도의 돈을 버는 사람이 아직도 그렇게 산다는 것은 솔직히 좋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엄청난 돈을 벌었으면 수입에 맞춰 어느 정도는 소비를 해 주어야 사회를 위해서 좋은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다가 이제는 진정한 내막이 어떻든 간에 자기보다 못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주식 거래에서 도의적인 책임의 화살을 맞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도망자'는 그렇다 치고 '대물'의 경우는 더욱 난감합니다. 사실 저는 이쪽 드라마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에 속상한 마음도 훨씬 더 크군요. 아나운서 출신의 여성 대통령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자체도 신선하거니와, '미실' 고현정의 이름만으로도 포기하기는 너무 아까운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저의 예상에 고현정과 차인표의 조합은 꽤나 잘 어울릴 것 같아 저절로 기대가 되니, 웬만하면 망설이지 않고 저의 선택은 이쪽으로 기울어졌을 거예요.

그런데 역시 권상우의 이름이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대물'이라는 드라마를 거북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사람의 문제는 비의 경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합니다. 아직도 인터넷 검색창에 권상우의 이름을 치면, 그 바로 밑에 '권상우 뺑소니'라는 단어가 연관 검색어로 뜨고 있습니다.

과연 권상우 본인은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의 주변 사람들이나 '대물'의 제작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대중을 너무 지나칠 만큼 우습게 보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의 심리가 아무리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고, 빨리 잊는 특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경우에 다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에요. 

비록 법정에서는 700만원의 벌금으로 해결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자기의 죄를 부인한 것까지는 그도 사람이니까 어떻게든 회피하고 싶어서 그랬겠지, 하고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매니저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다는 사실은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의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면 대중들 앞에 나서서 인기를 먹고 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권상우가 나오는 작품이면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다시는 안 보겠다는 결심까지 했었지요.

그런데 하필이면 이토록 탐나는 드라마 '대물'이 권상우의 이름과 그물처럼 얽히고 말았습니다. 정말 속상하고 짜증나는 일입니다. 그가 촬영 중에 온 몸에 진흙을 맞으면서도 연기 투혼을 보여 주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저는 코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럼 연기자가 그것도 안 합니까? 주연이 아니라 단역이라도 그 정도 고생은 누구나 하면서 촬영합니다.

예를 들어 '선덕여왕'에 단 2회밖에 출연하지 않았던 신출내기 연기자 박수진도, 발목에 진짜로 무거운 돌덩이를 매달고 깊은 물 속에 처박혀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가며 자기 분량을 감당해 냈지요. 그리고 '소화' 역의 서영희는 사막의 모래 구덩이에 머리까지 파묻히기도 했습니다. 코와 입으로 걷잡을 수 없이 모래가 들어왔을 거예요. 드라마는 그렇게 많은 연기자들이 목숨 걸고 만들어내는 예술입니다. 그런데 젊고 건장한 남자 배우가 머리에는 헬멧까지 쓰고서 사람이 던지는 진흙 몇 덩어리 맞았다고, 그게 무슨 칭찬할 거리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정말 어처구니 없는 기사였습니다.

2010년에는 연예계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워낙 많았지요. 드라마와 예능을 비롯해서 그러한 일들의 여파로 타격을 입은 프로그램은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시기에 시작하는 두 편의 수목드라마가 공통적으로 남자주인공의 문제를 떠안게 되었군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진퇴양난입니다. 저는 투덜거리면서도 어차피 보기는 할 것입니다만, 특히 권상우를 포기하지 않은 '대물' 제작진의 그릇된 선택 때문에 한동안은 고운 시선을 던지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물론 작품성이 소름끼칠 정도로 대단하다면야 차츰 달라지겠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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