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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권상우에게 너그러워서는 안 되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대물

'대물' 권상우에게 너그러워서는 안 되는 이유

빛무리~ 2010. 10. 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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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는 어디까지나 연기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일 뿐, 사생활이나 기타 다른 부분과 연관시켜서 좋은 연기를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 공인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것은 '공인'이라는 단어의 범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군요. 공인(公人)의 사전적 의미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니, 자기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과연 대다수 국민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 연예 활동을 '공적인 일'이 아니라 무조건 '사적인 일'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은 대중에게 자신을 널리 알리고,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그들의 노래와 연기, 개그와 유행어 등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어쩌면 정치인들의 영향력보다 크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위치에 있다면 당연히 사생활의 도덕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생각입니다.

악의에 가득찬 소문을 지어내는 네티즌들이나, 근거 없는 카더라 통신에 현혹되어 공적인 매체를 통해 그 헛소문을 널리 퍼뜨리는 값싼 언론의 심각한 폐해는, 최근 타블로와 타진요 사건을 통해서 명백히 입증된 바가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오늘 제가 다루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또한 너무 지나치게 연예인의 사생활을 캐내서 대중에게 알리는 파파라치 류의 기자활동도 물론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지금 제가 말하려는 것과는 아주 다른 문제입니다.

헛소문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고 그 사실이 자타공인으로 확정된 경우, 과연 그 사람이 아무런 자숙 기간을 거치지 않고 버젓이 브라운관에 나와서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갈구하는 행동을 우리가 너그러이 보아 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겠냐는 것이, 오늘 제가 말하려는 주제입니다.


권상우는 '사고 후 미조치'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뺑소니 범죄를 저질렀고, 절대 아니라고 부인하는 거짓말을 했으며, 발뺌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매니저를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몰염치한 행각을 벌였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 할 수 있을 700만원의 벌금으로 가볍게 퉁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수개월 전의 일인데, 그만하면 자숙 기간을 거친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상우는 아무것도 포기한 것이 없는데, 과연 자숙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드라마 '대물'의 제작진은 수출을 염두에 두어서인지 한류스타 권상우를 끝내 놓지 않았습니다. 권상우는 사고를 저지르고 나서도 기존의 캐스팅에서 밀려나지 않았고, 한 번도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비도덕적 행동으로 대중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서도 즉시 사과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드라마가 시작될 무렵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대중의 시각이 냉랭하다는 것을 느끼자, 비로소 제작발표회에서 사과를 하긴 했지만 그 마음이 진심이라면 좀 더 빨랐어야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드라마가 시작됨과 동시에 언론에서는 "권상우가 뺑소니 사건 이후로 많이 괴로워하고 미안해 했으며, 남몰래 각종 자선단체를 통해 훈훈한(?) 선행을 베풀어 왔다." 거나 "권상우, 연기력으로 뺑소니 논란을 뒤엎는다." 는 등의 기사를 내보냄으로써, 드라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권상우 효과'를 어떻게든 무마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3개월 전에 이런 기사들이 떴다면 충분히 재고의 여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좀 더 너그럽게 보아 준다면 매니저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던 파렴치함도 인간의 마음이 연약하다 보니 겁에 질려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해 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요. 범죄가 확정된 직후에 그는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했고, '남몰래' 선행을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 놓고 해야 했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괴로워하는지를 보여 주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권상우는 대중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상관없이 입을 다물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아무리 그래봐야 자기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솔직히 드라마가 시작된 지금 "대물에서 하차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라고 말하는 것에 무슨 신뢰가 가겠으며, "그 동안 남몰래 선행을 해 왔다."는 기사가 이제 와서 뜨는 것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으나 '대물'의 시청자들 중 일부는 권상우의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그 동안 많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고들 말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제 그만 면죄부를 주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어조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면 되는 걸까요?


얼마 전 탤런트 김지수도 음주 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자기가 출연한 드라마 '근초고왕'의 첫방송을 1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지수는 경찰 조사를 받고 난 뒤 곧바로 현장에 복귀해 촬영을 계속했다고 하더군요. '근초고왕' 제작진 측에서도 김지수를 교체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더군요. 어쩌면 권상우 사건과 이토록 빼닮았는지 모릅니다. 김지수는 명실상부한 제2의 권상우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찌 보면 3개월 후에 사과한 권상우보다야 3일만에 사과한 김지수가 좀 나아 보입니다. 김지수는 매니저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하지도 않았고 거짓말로 발뺌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10년 전에도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두번째입니다.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로군요. 한 마디 사과를 했으니 이제는 대충 잊고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좋은 연기만을 감상해 달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이제는 심각한 사고 또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예정대로 하던 일을 계속하는 연예인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권상우도 그랬고 김지수도 그랬는데 나는 왜 안 돼?" 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이것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심한 악영향을 미칠지는 명약관화합니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며, 양심은 무감각해질 것입니다. 나중에는 뺑소니보다 훨씬 큰 범죄를 저지르고도, 바로 다음날 TV에 나와서 정의로운(?) 눈물을 흘리며 연기하는 배우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하는데, 권상우 한 사람 때문에 '대물'이 망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끝까지 그를 놓지 않은 제작진이 괘씸하기는 하지만, 고현정이나 차인표를 봐서라도 무조건 차가운 시선을 보내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보아 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권상우에게는 결코 너그러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기 면에서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이니, 이제 그만 잘못을 덮어 주자는 식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부당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구설수 정도의 흠집이라면, 얼마든지 훌륭한 연기를 통해 깨끗이 씻어버릴 수 있겠지만, 이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잘못을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용서하는 것... 그것은 기본적으로 대인배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친분 관계에서는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인의 뻔뻔함에 대해서까지 그토록 쉽게 잊고 쉽게 용서한다면, 그것이 옳은 일인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우리의 너그러움이 과연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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