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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하도야를 찌른 범인은 누구였을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대물

'대물' 하도야를 찌른 범인은 누구였을까?

빛무리~ 2010. 10. 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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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은 여러모로 참 시끌시끌한 드라마입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출연을 강행하는 권상우 때문에 방송 전부터 말이 많더니만, 뚜껑이 열리고 난 후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현실에 가까운 설정들로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선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것은 결코 저만의 느낌이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위험한걸!" 하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대물'은 총 26부작 중 겨우 4회까지 방송되고 나서 작가와 PD가 모두 교체되는 대파란을 겪었습니다.

저같이 눈치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는 분명하지만, 제작진 내에서의 의견 충돌 및 과다 업무 등의 문제로 그렇게 된 것일 뿐 외압은 없었노라고 그들 자신이 말하고 있으니, 추측만으로 단정짓고 뭐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군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대물'은 현재 순조롭게 만들어지고 있지 않으며,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단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며 온갖 이슈를 생산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앞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어떻게 잡아 둘 것인지는 교체된 제작진의 능력에 달렸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저는 '대물' 5회를 보면서 모처럼 한 가지 흥미로운 의문을 품게 되었군요. 하도야(권상우) 암살 시도 사건 자체는 사실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조배호(박근형)를 비롯해서 하도야에게 원한을 품은 자들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세상의 권력자들이지요. 그들이 가진 정도의 힘이면, 말단 검사 한 명에게 올가미를 씌워서 합법적으로 내치는 것쯤은 일도 아닐텐데, 굳이 살인이라는 위험한 방법을 쓰려고 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하수인, 즉 실제 범인이 의외로 그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 정체를 숨기고 엎드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살짝 소름이 끼치면서 호기심이 증폭되더군요.

선거 자금을 이용한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하도야는 단숨에 그 곳을 덮쳐 범인들을 잡아들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혜림(고현정) 선거캠프의 본부장(이대연)이 그들 가운데 끼어 있었습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당에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한 서혜림의 사정을 아는 하도야는 놀라 기절초풍을 합니다. "그 아줌마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러자 본부장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참회하는 어조로 고백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서후보님 남편의 목숨값이라고 하셨는데..."


알고 보니 그는 이미 수차례의 도박 전과를 지닌 자였습니다. 모든 참모들이 서혜림의 라이벌인 김현갑 후보의 선거캠프로 달려갔을 때에도, 그 사람만은 홀로 남아서 외로운 사무실을 지켜 주었지요. 그에 진심으로 감동한 서혜림은 전재산을 털어 마련한 선거 자금 1억 5천만원을 통째로 그에게 맡기며 소중히 아껴서 써달라고 당부했는데, 미처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그는 공탁금을 제외한 전액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서혜림은 돈을 잃은 것보다도 믿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것에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얼핏 보면 상습 도박꾼의 단순한 범죄 같지만, 계속해서 제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하도야 일행이 도박판을 덮쳤을 때 본부장이 보여주던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이었습니다. 다른 일행들은 모두 꼼짝없이 수구리 하고 체포당하는데, 그는 혼자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하도야와 마주치자 거침없이 그의 배를 주먹으로 가격했는데, 얼마 전 칼에 찔렸던 바로 그 부위였습니다. 무쇠팔 무쇠다리의 하도야는 통증을 참고 다시 그를 쫓아가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본부장은 또 정확히 그 상처 부위를 발로 걷어찼습니다. 이것을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검사가 칼에 찔려서 다쳤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겠지만, 정확한 상처 부위가 어디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격투를 벌이는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같은 부위를 가격한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부러 조준해서 때렸다 해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그런데 칼에 찔리던 순간 하도야는, 어둠 속에 숨어 있다가 자기를 습격하던 범인의 몸놀림을 보고 전문 살수라고 짐작했었습니다.

선량한 얼굴을 하고 끝까지 서혜림의 선거캠프를 지키던 본부장... 그녀가 맡긴 돈을 도박으로 탕진했다고 순순히 고백하며 참회의 눈물을 뚝뚝 흘리는 바람에 서혜림으로 하여금 마음껏 화조차 내지 못하게 했던 그 사람... 어쩌면 착한 서혜림은 그를 용서하고 앞으로도 계속 자기 곁에 둘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는 여전히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도야와 서혜림을 감시하며 그들을 해칠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되겠지요.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대연이라는 중견배우의 능력으로 볼 때, 그에게 맡겨진 역할이 단순 캐릭터는 아닐 듯 싶습니다. 그는 엄태웅 주연의 '부활'에서 경반장 역할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보여 주었는데, 경반장은 모든 사건의 키포인트를 쥐고 주인공을 이끄는 중요 인물이었지요. 만약 서혜림 캠프의 본부장이 조배호 측의 하수인이며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 살수라면, 이건 꽤나 짜릿한 반전이 아니겠습니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는 아주 효과적인 설정이라고 하겠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신 분이 계셨을까요? 저는 어려서부터 추리소설을 아주 좋아하여 아가사 크리스티 매니아라고 자처하고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추리력은 별로 뛰어나질 못하답니다. 그 많은 소설을 읽으면서도 범인을 맞힌 적이 거의 없었어요. 나중에 모든 진상이 밝혀지면 그때서야 무릎을 치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곤 했지요. 그랬던 저인만큼 이번에 모처럼 시도해 본 추리가 맞아떨어지면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응원해 주시지 않을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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