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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원래 KBS 주말연속극은 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보는 편인데, 최근 사소한 계기가 있어 '오작교 형제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초반에 흘러나온 스포일러를 들어 보니, 막장도 이런 저질 막장이 없겠다 싶어서 절대 안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직접 시청한 느낌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보느냐에 따라서 이것은 가족드라마의 탈을 쓴 최악의 막장드라마일 수도 있고, 외로운 아이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겠더군요. 저는 후자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정의감에 넘치고 융통성 없는 열혈 형사 황태희(주원)와 철부지 된장 소공녀 백자은(유이)의 사랑 이야기로 말입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공중파 드라마의 첫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요즘 저의 토요일 저녁은 '무한도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이 약간 매니아적 예능의 느낌을 풍기면서 제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도 많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시청하지 않고 지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푹 빠져버렸거든요. '무한도전 가요제'는 '나가수'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예능'의 성공적 결합이면서, '나가수'에 비해 훨씬 웃음이 많이 발생하는 예능적 요소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나가수'는 훨씬 더 진지한 '음악'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하지만 '무도 가요제'의 음악이 진지하지 않고 그저 장난스럽기만 하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술이란 한없이 무겁고 진지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털처럼 가볍고 편안한 것일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멋..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가 7월쯤 해서 나름대로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다던 '아이돌판 나가수'는 아무래도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6월 초에 벌써 '불후의 명곡2'라는 이름으로 다른 방송사에서 만들어졌으니까요. '불후의 명곡2'가 어떤 프로그램일지 궁금하신 분들 중 '나가수'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최소한 그 형식적인 면에서는 전혀 궁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기가 참 민망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똑같거든요. 말 그대로 '아이돌판 나가수' 이며,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된 나가수'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그런데 바로 현재 타방송사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똑같이 만들어도 정말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요..;; 특히 노래 중간에 삽입되는 아이돌 가수 6..
사실 '밤이면 밤마다'에는 MC가 너무 많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MC도 꽤 많습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비주얼 담당 정도로 보면 되겠고, 김제동과 빅뱅의 대성은 군데군데 웃음을 뿌려주는 양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MC로서 꽤 능력있다고 생각해 온 김제동조차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존재감이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탁재훈과 박명수가 이 사람들을 이끌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일단 탁재훈과 박명수를 메인 MC로 삼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주변에 무려 4명이나 포진시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포맷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지..
정말 아주 오랜만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았습니다. 앤솔커플(앤디와 솔비) 시절에 아주 잠깐 보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게 벌써 3년 전이네요. 그 무렵 앤솔커플 이외에 알신커플(알렉스와 신애), 개미커플(크라운제이와 서인영), 쌍추커플(김현중과 황보) 등이 인기를 끌었지요. 그 이후 너무 어린 아이돌 스타 위주로 컨셉이 바뀌면서 저는 '우결'을 안 보기 시작했습니다. 스물 한두살의 어린 나이에 가상 결혼이라는 컨셉 자체가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2011년 4월 9일에 제가 '우결'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이유는 오직 김원준과 박소현 커플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우결'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거든요. 급격한 관심이 끌림과 동시에, 맨 처음 들..
'추억이 빛나는 밤에'의 게스트는 보통 노주현, 김흥국, 임현식, 전영록, 최병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배 연예인들로 구성되었으며, 심지어는 86세의 구봉서까지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요즘 예능 치고는 상당히 출연자들의 연령이 높은 편이었지요. 그런데 이번 주의 게스트는 H.O.T. 출신의 토니안과 문희준, 그리고 god 출신의 손호영, 데니안, 김태우였습니다. 하긴 수십년 전의 추억뿐만 아니라 십여년 전의 추억도 소중하니까요. 전성기 때 만약 이 멤버가 한 자리에 모였다면 그 소문만 듣고도 팬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었을텐데, 촬영 장소 부근이 너무도 한산하더라는 데니안의 씁쓸한(?) 멘트로 추억은 시작되었습니다. 10여년 전 H.O.T.와 god는 모두 단일앨범 판..
토크의 시작은 '아이돌의 소개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빅뱅의 승리가 먼저 자신이 경험했던 성악과 여대생들과의 재미있는 소개팅 일화를 털어놓았지요. 자연스레 MC들은 옆에 있던 지드래곤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고, 지드래곤은 몇 번 소개팅을 했었는데 그 때마다 상대 여성에게서 "저번 주에 승리 만났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바람에 이제는 소개팅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뒷줄에 앉아 있던 신화의 김동완이 나섰습니다. "저도 비슷한 이유로 소개팅을 안 했어요. 소개받아 만날 때마다 '나 전진 오빠랑 아는데...'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모두 폭소가 터졌습니다. 아이돌 그룹내의 '사교 담당 멤버'로 인한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러자 MC들은 얼마 전부터 고정 멤버로 자리한 문희준에게 HO..
'위대한 탄생' 12회는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멘토 김태원의 인상적인 선택에 대해서 오늘 이미 1회의 포스팅을 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군요. '위탄'에서는 현재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 드디어 가장 빛나는 20인의 멘토 스쿨 합격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의 재목들이 거의 확실히 눈에 잡히고 있어요. 지금 말하는 '스타'란 단지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나이와 외모와 화제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예비스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일단 12회에서는 제목에서 언급한 두 사람, 황지환과 셰인이 압도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두 ..
'스타골든벨' 후속으로 방송중인 '백점만점'은 '오마이스쿨'이라는 이름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했었죠. 한 번 시행되고 말았지만 '오마이스쿨'에는 '인생그래프'를 그리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참가한 아이돌 스타들은 모두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이켜 보며 나름대로 상승과 하강 곡선을 그린 후, 전문가의 평가를 받곤 했지요. 그 중에 택연은 박진영을 만나 JYP의 연습생이 되면서 곡선 하락(아마도 연습생 시절이 엄청 고되었던 듯..;;) , 2PM으로 데뷔를 하면서 곡선 상승, 재범의 탈퇴로 팀 전체가 위기를 겪으면서 곡선 하락, 백지영과 함께 '내 귀에 캔디'로 인기를 얻으면서 곡선 상승 등의 내용으로 자신의 인생 그래프를 구성했습니다. 곡선의 내용을 설명하는 택연의 말솜씨도 퍽이나 감칠맛이 났고..
처음부터 아이돌 연기 실습의 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드림하이'에 대한 기대감은 별로 없었습니다. 과연 1~2회를 본 소감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드라마는 온통 황당한 스토리와 어색한 연기의 향연으로 뒤덮였고, 그나마 볼거리가 될 거라고 예상했던 출연자들의 노래 실력조차 모두 립싱크로 처리하는 바람에 쓴웃음만 나왔습니다. 본업이 가수가 아닌 배우들도 연기를 위해 불철주야 노래 연습을 해서 라이브를 선보이는 시대인데, 실제 가수들이 주인공을 맡고서도 노래는 립싱크로 처리하다니 도통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특히 여주인공을 맡은 수지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엄청난 악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기를 못하는 수준이면 짜증이 날텐데, 수준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을 보여주니 저는 오히려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