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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제가 첫 방송을 20분 가량 보다가 관심을 딱 끊어버렸던 프로그램이 '달빛 프린스' 였습니다. '토크클럽 배우들'도 비슷한 케이스지만 그래도 간신히 첫 방송은 끝까지 보았던 것에 비해, '달빛 프린스'는 끝까지 보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도 굳이 '강심장'을 외면하고 '달프'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것은 요즘 '내 딸 서영이'를 통해 주목하고 있던 여배우 이보영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고 해서였습니다. 참으로 다작을 하는 배우인데도 이전까지는 별다른 관심이 끌리지 않았었는데, '내 딸 서영이'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날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그녀의 매력에 감탄을 거듭하는 중이거든요. 게다가 그녀가 소개할 책에도 관심이 끌렸습니다. 지금은 생애 최고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
'승승장구 - 울랄라세션' 편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임윤택의 투병과 결혼에 관한 토크로 이루어졌습니다. 울랄라세션 멤버들의 우정과 그들의 음악에 관한 내용도 아주 약간 언급되긴 했지만요. 임윤택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이번 기회에 모든 루머를 뿌리뽑기로 아주 작심을 하고 나온 듯, 위암 진단에서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투병 과정을 정말로 세세하고 리얼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제 심정이 편치 않았던 것은 그의 병보다도 세상의 각박함 때문이었네요. 그 누구라도 자기가 아픈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 앞에서 그토록 자세히 말하고 싶을까요? 더구나 임윤택은 타인에게 약한 모습 보이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라는데,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세상이 참 답답하고 서글펐습니다. 주치의..
시즌2로 접어들고 나서 '1박2일'이 예전같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예전보다 지루하고 재미없어졌다는 느낌을 부인하기 어렵죠. 가장 큰 원인은 멤버들보다도 제작진에게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정체모를 새를 닮았다는 이유로 일명 '새피디'라 불리우는 최재형 PD의 어설픈 진행은 시즌2가 출범한지 벌써 수개월이나 지났는데도 볼 때마다 민망함에 손발이 오그라들더군요. 표독하고 영리했던 나영석 PD는 천하의 강호동을 상대하면서도 그 포스에서 밀리지 않았고 초딩 은지원과 무대포 MC몽의 막장 떼쓰기에도 끄떡없었는데, 최재형 PD는 거의 순딩이들만 모아놓은 지금의 멤버들에게도 만날 놀림당하면서 쩔쩔매는 형국이니 말이죠. 특히 2년 넘게 '승승장구'를 진행중인 맏형 김승우는 예능 역사상 전례..
언제나 그렇지만 예능에 출연한 차태현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한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한 그 특유의 자연스런 분위기는 지켜보는 사람의 호흡까지도 편안해지게 만들더군요. 단지 성격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승승장구' 게스트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서야 정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촬영장에서도 자식바보로 유명하다는 차태현의 토크는 역시 육아 이야기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 출산할 무렵 8개월 가량이나 일을 쉬면서 뒷바라지를 했다는 차태현은 요즘도 2주마다 한 번씩 유일한 스케줄로 돌아오는 '1박2일' 촬영을 제외하면 늘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등 육아..
경쟁 프로그램인 '강심장'이 신동엽과 이동욱을 새 MC로 맞이하여 야심찬 새출발을 선언함에 지나친 위기감을 느꼈던 걸까요? 가장 훈훈하고 편안한 토크쇼 중 하나였던 '승승장구'가 갑자기 상상초월할 정도의 자극적인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이상해-김영임 부부가 게스트로 출연한 이번 주 방송은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더 무서운 충격 실화들의 향연이었습니다. 너무 끔찍해서 제발 농담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랐지만, 이상해는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지금은 후회하고 있노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결혼 전, 이상해는 김영임에게 2년 동안 꾸준히 대쉬를 했으나 김영임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영임을 자기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 이상해가 선택한 방법은 '납치'였습니다. 영업용 택시 한 대를 대절해서 그녀가 돌아오는 시간에 ..
"저희 고쇼는 우아하고 품위있는 고품격 토크쇼가 되겠습니다... 근데 이러면... 너무 재미없지 않겠어요, 여러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런칭되는 토크쇼 '고쇼'의 첫방송에서 여배우 고현정은 "대놓고 최선을 다해 천박해질 것"을 선언했습니다. 우아하고 품위있게 하면 재미없으니까, 할 수 있는 만큼 천박하고 품위없게 만듦으로써 재미를 추구하겠다는 선포였죠. 저는 다른 일을 하느라고 처음부터 시청하지 못했는데, 보는 동안 내내 "어쩌면 토크쇼가 이렇게까지 천박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현정이 처음 무대에 나와서 했던 인삿말을 나중에 듣는 순간 모든 의문이 풀리더군요. 천박함을 위한 노력,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데뷔 시절부터 지..
평소 아이돌의 음악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그들을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입니다. 물론 2AM처럼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음악보다 예능적인 끼와 유머감각 등을 보면서 호감을 갖게 되곤 했지요. 1세대 아이돌 중에서 대표적인 예능돌이 바로 신화였습니다. 제가 그들을 처음 본 것은 2004년 가을, SBS의 토요일 저녁 예능으로 '강호동의 연애편지'가 신설되었을 때였어요. 남성 출연자들은 신화 멤버 6명과 신정환, 천명훈까지 합쳐서 8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여성 출연자도 인원수가 똑같이 맞춰졌지만 초반에는 1명뿐이었지요. 그 날의 여성 출연자는 완전히 공주 대접을 받으면서 남성 출연자들을 저울질하다가 마지막엔 최고의 남성으로 한 명을 선택하면 되는 거..
이 중요한 시기에 벌써 몇 주째나 MC 특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승승장구'의 제 식구 챙기기는 좀 유별난 듯 싶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이기광을 필두로 '비스트' 전 멤버가 출연한다기에 오랜만에 기대감을 품고 시청했습니다. 제가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던 그 친구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토크쇼에 나온다면 뭔가 새로운 재미가 창출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대략 2년 전쯤 방송되었던 '승승장구-2PM' 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또한 구미를 당겼습니다. 현재 이기광의 자리에 그 때는 장우영이 있었죠. 그 때 이미 최강의 예능돌이었던 2PM 멤버들은 제각각 화려한 입담과 개인기로 쏠쏠한 재미를 뽑아냈습니다. 갑작스레 어려운 단체 안무를 요구해도 주..
드디어 5년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1박2일'의 마지막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굳이 시즌1의 마지막회라 규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즌2가 어떤 형태로 시작될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1박2일'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해도 그것은 이미 새로운 예능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정들었던 '1박2일'은 이것으로 마지막입니다. 많이 서운하고 아쉽지만 그저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여기며 받아들이려 합니다. 마지막회인 만큼 미션 하나 하나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력한 제작진의 정성이 엿보이더군요. 41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장국집... 32년째 운영되고 있는 케이블카... 무려 40년 동안 쉼 없이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정읍의 유일한 영화관까지, 모두 과거에서 현재로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온 공..
'바람에 실려' 마지막회는 저에게 상당히 큰 충격과 고민을 안겨 주었습니다. 미국 촬영 중 발생했던 임재범의 잠적에 관한 소식을 저도 물론 들었지만 거의 믿지 않고 있었거든요. 전혀 근거없는 뜬소문이란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무조건 그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팬심의 발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잠적은 한 번이 아니라 무려 세 번에 걸쳐 발생했고, 임재범 본인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며 후회하고 있음을 밝히는 방송을 보게 되니, 제 머릿속에는 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약속'을 매우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간의 최상의 덕목은 '믿음'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기에, 저는 그런 사람을 무척 싫어합니다. 물론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