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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좋은 친구 차태현의 소박한 행복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승승장구' 좋은 친구 차태현의 소박한 행복

빛무리~ 2012. 7. 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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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지만 예능에 출연한 차태현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한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한 그 특유의 자연스런 분위기는 지켜보는 사람의 호흡까지도 편안해지게 만들더군요. 단지 성격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승승장구' 게스트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서야 정확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촬영장에서도 자식바보로 유명하다는 차태현의 토크는 역시 육아 이야기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 출산할 무렵 8개월 가량이나 일을 쉬면서 뒷바라지를 했다는 차태현은 요즘도 2주마다 한 번씩 유일한 스케줄로 돌아오는 '1박2일' 촬영을 제외하면 늘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등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더군요. 몰래 온 손님으로는 그의 절친인 영화배우 장혁이 출연했는데, 본인도 나름 훌륭한 살림꾼이건만 워낙 육아에 출중한 재능을 보이는 친구 차태현 때문에 언제나 아내로부터 비교를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하긴 그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니까요.

 

 

좀처럼 잠들지 않는 아기를 재우기 위해 유모차를 끌고 새벽부터 집을 나서면 거리에는 비슷한 모습의 엄마들만 있을 뿐 아빠는 자기 혼자뿐이라 뻘쭘하다는 이야기나, 때로는 너무 할 일 없는 백수 가장처럼 보일까봐 창피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말은 저렇게 편안히 해도 속으로는 적잖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통의 남자들이 생각하는 행복과는 어쩌면 약간의 거리가 있는 듯 보이는 생활 같았거든요. 물론 사랑하고 소중하지만, 그 마음과는 별개로 왠지 모를 답답함에 창살 없는 감옥의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종일 집에서 아이만 키우고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엄마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던데 말이죠.

 

하지만 차태현이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아내와의 전화 연결 이후부터였습니다. 차태현은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첫사랑과 결혼한 연예인으로 유명한데, 자신에게는 아내가 유일한 여자였지만 아내는 중간에 헤어졌던 시기마다 잠깐씩의 다른 연애를 했었노라고 폭로했죠. 보통은 그런 경우 아내가 부인하게 마련인데, 차태현의 아내는 시원스레 그렇다고 인정하더군요. 하지만 곧이어, 다른 사람을 만나봐도 차태현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었고, 다시 처녀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결혼은 지금의 신랑과 하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서는 더 바랄 것 없는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한참 힘들 때인데, 아내를 그토록 만족하게 해줄 수 있는 남자라면 그 자신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장혁에 이어 두번째 몰래 온 손님으로 등장하신 차태현의 아버지는 아들 못지 않은 예능감과 입담으로 좌중을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특히 아들을 가리켜 '내 좋은 친구'라고 표현하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냥 티없이 밝아 보이지만, 사실은 차태현도 어린 시절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과거가 있었더군요. 차태현이 배우로 성공하고 나서 그 빚을 모두 갚고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는 등, 매우 속 깊은 효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게스트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질문은 늘 그렇듯이 "차태현씨의 꿈은 무엇입니까?" 였지요. 뻔한 질문 같지만 늘상 답변이 궁금해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차태현처럼 대답한 사람은 정말 처음 보았어요. 앞으로도 이런 답변은 들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저는 그 질문에 대한 차태현의 답변을 듣는 순간 왠지 삶의 숨통이 다 트이는 듯 시원하고 행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꿈은 다 이루었어요. 더 이상 뭘 바라진 않아요, 절대... 그냥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 제 자식들... 아기들하고의 행복은 뭐...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본인은 남들이 건방지다고 할까봐 염려했지만, 제가 듣기에는 그보다 더 신선한 종소리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도록 요구받고 있는지도 모르거든요. 꿈이라는 것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삶의 활력소겠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채워지지 않은 목마름을 필수조건으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열정과 꿈이 마치 인생의 모든 것인 양 높이 평가되는 시대에, 이미 그 젊은 나이에 꿈을 모두 이루었노라 말할 수 있는 차태현의 평온한 행복이 저에겐 뿌리치기 힘든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한 때 그가 이루었던 성공을 결코 작다 말할 수는 없겠지요.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일생을 다 바쳐도 얻기 힘든 행운들이 따르는 시기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릇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인데, 안분지족(安分知足)할 줄 아는 차태현은 참으로 보기 드문 사람이었습니다.

 

 

미루어 짐작컨대 그의 소박한 꿈은 아마도 생활에 쪼들리지 않을 만큼의 수입을 벌어들여 가족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게 아니었을까 싶군요. 더 이상 부모님이 빚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변치않은 첫사랑 그녀와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아가는 것 말이지요. 사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태로도 충분히 꿈을 이루었다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차태현은 말했습니다. "태현아, 지금 이런 생활에 감사함을 항상 잃지 않고, 특히 우리 찬이랑 태은이한테도 이런 감사함의 감정을 꼭 느낄 수 있도록 가르치길 바라!" 이 한 마디에서도 그가 지금 누리는 행복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죠. 지극히 평범하고 작은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고 있으니, 그는 과연 이 평온한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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