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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임윤택, 위암 사기 루머 올킬시킨 솔직토크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승승장구' 임윤택, 위암 사기 루머 올킬시킨 솔직토크

빛무리~ 2012. 8.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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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 울랄라세션' 편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임윤택의 투병과 결혼에 관한 토크로 이루어졌습니다. 울랄라세션 멤버들의 우정과 그들의 음악에 관한 내용도 아주 약간 언급되긴 했지만요. 임윤택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이번 기회에 모든 루머를 뿌리뽑기로 아주 작심을 하고 나온 듯, 위암 진단에서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투병 과정을 정말로 세세하고 리얼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제 심정이 편치 않았던 것은 그의 병보다도 세상의 각박함 때문이었네요. 그 누구라도 자기가 아픈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 앞에서 그토록 자세히 말하고 싶을까요? 더구나 임윤택은 타인에게 약한 모습 보이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라는데,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세상이 참 답답하고 서글펐습니다.

 

주치의의 소견서와 인터뷰 자료까지 발표되었음에도 믿지 못한다면, 어차피 누가 뭐래도 믿을 마음이 없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믿지 않는데서 그쳐도 좋으련만 온갖 막말까지 퍼부으며 남의 고통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궁금해 지더군요. "만약 암이 사실이라면 피를 토하면서 죽는 퍼포먼스를 해라!" 라든가 "암이라더니 쟤 아직도 안 죽었냐?" 라든가, 이런 끔찍한 악플을 달아놓고도, 점심시간이 되면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태연한 얼굴로 친구들과 어울려 밥을 먹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겠죠. 감히 말하건대 그들은 숨어있는 사이코패스이며 정신적 살인마입니다. 그들에게도 부모님이 계실텐데, 임윤택의 부모님이 보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어찌 그런 악플을 쓸 수가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임윤택에게 내려진 암 진단은 처음부터 위암 4기에 4개월 시한부였습니다. 그런데 불행한 소식을 먼저 들으신 아버지가 (아들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갖기 바라는 마음으로) 애써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전달하셨기 때문에 임윤택과 어머니는 한참 동안이나 3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더군요. 위암 4기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5.5%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잔인한 수치에도 희망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몰래 온 손님으로는 임윤택의 부모님이 출연하셨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생존률이 1%라고 한들, 뭣하러 99%를 믿고 있겠습니까? 1%를 믿으면 되는 거죠!" 그분들은 단 한 번도 아들의 최후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희망이 쉽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무려 21차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무수한 부작용이 임윤택의 심신을 괴롭혔고, 내성이 생겨버린 약을 바꾸는 과정에서 쇼크를 받고 기절한 적도 있었습니다. 항상 진통제를 갖고 다니며 시간 맞춰 복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토록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하던 사람이 요즘은 때때로 박승일을 비롯한 멤버들에게 "나 솔직히 많이 무섭다. 너무너무 아프다"는 말을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항암주사를 맞을 때도 웃는 얼굴로 부모님을 안심시키며 집에 가시라고 말하던 임윤택이지만, 쇼크를 경험한 후로는 부쩍 약해져서 이제는 곁에 계셨으면 하는 눈치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엄마, 나 불안해..." 오죽하면 그 씩씩하던 사람이 이런 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임윤택은 가수입니다. 물찬제비처럼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그의 모습은 완벽한 프로의식과 극강의 정신력으로 이루어낸 (일종의) 예술작품인 거죠. 무대 뒤편에서의 인간 임윤택은 때때로 무너지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하지만, 일단 무대에 오르면 생동감 넘치는 뮤지션 임윤택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내가 무대 위에 있을 때 대중은 나의 아픈 모습을 모른다. 이건 내 자부심이고 프로다운 모습이다. 내 병을 인정 안 할 만큼의 모습을 보여준 거라면 난 기분 좋다!" 임윤택이 굳이 이런 말까지 안 해도, 알 사람은 다 압니다.

 

하지만 위암 4기 환자는 무조건 직업조차 팽개치고 병원에 들어앉아 투병생활에만 올인하는 것이 '현실'이며 '상식'이라고 굳게 믿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 모두가 결코 믿을 수 없는 모습들이겠죠. 그 편협한 마음으로는 절대 용납할 수가 없을 테니까요. 아픈 몸으로 가수 활동을 계속하는 것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기분좋게 웃는 것도, 더구나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는 것도!

 

임윤택은 오래 전부터 "현실적으로 생각해"라는 말을 가장 싫어했다고 합니다. 뮤지션으로서 '현실'과 '상식'이라는 두 단어에 가로막히면 그 때부터는 어떤 음악 활동도 불가능했다면서 말입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군요. 음악을 비롯한 모든 예술은 '창조'에 해당하는 작업인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현실'과 '상식'의 틀에 꽁꽁 갇혀 있다면 그 어떤 '창조'가 가능할까요? 어차피 예술은 현실과 상식을 벗어나야만 가능한 것이고, 그는 병에 걸리기 전부터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위암 4기 환자로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리고 그 와중에 임신까지 했다는 것은 분명 현실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행동이지요. 하지만 그처럼 특별한 삶의 방식에 기꺼이 동참한 것은 아내의 선택이었으며, 심지어 그녀의 부모님까지도 현실과 상식을 내세워 딸의 사랑을 가로막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상관도 없는 제3자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가정을 깨뜨린다든가 하는 식의 부도덕한 결합이라면 당연히 지탄받아야 하겠지만, 그들은 타인에게 상처주는 일 없이 서로의 사랑으로 맺어졌을 뿐이니까요. 검사 결과 다행히 태아도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하니, 이러쿵 저러쿵 남의 걱정을 해줄 필요는 더욱 없어진 셈입니다.

 

예전에는 임윤택과 아내의 만남이 지인의 소개로 이루어졌다는 잘못된 기사를 읽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나 소개팅에 나가는 사람이나 적잖이 뻔뻔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알고 보니 그들은 팬사이트 내의 채팅을 통해 만났더군요.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레 사랑이 싹텄으니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요? 그 무렵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있던 임윤택은 설상가상 6년 동안 사귀던 애인과 결별까지 한 상태였는데, 신비하게도 가장 힘든 시기에 새롭게 다가온 사랑이 그의 진짜 인연이었던 겁니다. 결혼하겠다는 아들의 말을 들었을 때 어떠셨냐고 MC들이 묻자 임윤택의 아버지는 대답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아닌데 싶었죠. 신부 입장에서 생각할 때... 내 딸이라면 절대 결혼 안 시키죠!" 하지만 그녀의 용감한 사랑은 참... 인간의 언어로는 무어라 표현하기 어렵네요.

 

 

원래 임윤택은 슈퍼스타K3 출연 당시 투병 사실을 밝히지 않으려 했지만 박승일의 입에서 얼핏 새어나갔고, 좋은 이슈거리를 포착한 제작진의 끝없는 설득과 회유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먼저 말을 꺼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언제나 묻는 사람들이 있었고,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픈 걸 상업적으로 이용한다' 는 둥 떠들어댔고, 심지어 '암 마케팅' 이라는 극악한 단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다 너무 말하기 싫어서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곧바로 '건방지다'는 비난이 되돌아왔습니다. 이래도 욕하고, 저래도 욕하고... 어차피 감정의 배설창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겐 생사를 넘나드는 타인의 고통마저도 그냥 좋은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정말 그들의 끈질긴 주장대로 '거짓말이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

 

부모님과 멤버들과 함께 '승승장구'에 출연하여 모든 것을 남김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임윤택의 토크는 세상에 떠도는 온갖 루머를 올킬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아직도 더 물어뜯을 게 남았다고 여긴다면 과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군요. 부디 이번 기회에 흉한 잡음들이 모두 깨끗이 사라져서, 더 이상 그런 것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 없이 활기찬 생활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루머에까지 발목을 잡히기엔, 임윤택은 할 일이 너무 많잖아요! 암과의 치열한 싸움도, 그의 삶을 지탱해 주는 음악 활동도, 살아야 할 이유를 두 가지나 더해 준 아내와의 결혼 생활도, 모두 즐겁게 열심히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을 보고 난 후, 저는 특히 마음 약하고 눈물 많아 보이시던 임윤택의 아버지 모습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았습니다. 익숙치 않은 방송 출연에 긴장하신 듯 떨리는 목소리였고, 힘겹게 투병중인 아들에 대한 연민으로 시종일관 눈물 가득한 모습이었지만, 확고한 어조로 1%의 믿음을 선언할 때는 누구보다 강해 보이셨지요. 부디 5년쯤 후에는 눈물 없이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다시 한 번 그들 가족이 모두 함께 있는 모습을 방송에서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뱃속에 있는 아기도 그 때는 다섯 살이니, 한창 장난이 심할 때라 스튜디오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을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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