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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의 범죄 토크, '승승장구' 자멸의 지름길을 걷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이상해의 범죄 토크, '승승장구' 자멸의 지름길을 걷다

빛무리~ 2012. 4. 2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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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프로그램인 '강심장'이 신동엽과 이동욱을 새 MC로 맞이하여 야심찬 새출발을 선언함에 지나친 위기감을 느꼈던 걸까요? 가장 훈훈하고 편안한 토크쇼 중 하나였던 '승승장구'가 갑자기 상상초월할 정도의 자극적인 카드를 내놓았습니다. 이상해-김영임 부부가 게스트로 출연한 이번 주 방송은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더 무서운 충격 실화들의 향연이었습니다. 너무 끔찍해서 제발 농담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랐지만, 이상해는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지금은 후회하고 있노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결혼 전, 이상해는 김영임에게 2년 동안 꾸준히 대쉬를 했으나 김영임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영임을 자기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 이상해가 선택한 방법은 '납치'였습니다. 영업용 택시 한 대를 대절해서 그녀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단숨에 낚아채어 택시 안으로 던져 넣었답니다. 차 안에 거꾸로 처박혀진 김영임은, 당시 인신매매가 성행하던 시절이라 공포에 질려서 "살려달라"고 미친듯이 외쳤답니다. 하지만 택시는 아랑곳 없이 계획대로 인천 송도의 호텔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살려 외치는 김영임의 소리가 멈추지 않자 아무래도 찜찜했던지 택시가 중간에 한 번 멈춰섰습니다. 당시 서울에서 송도까지의 택시요금은 대략 1만 5천원 정도였지만, 다급해진 이상해는 무조건 "10만원!"을 외쳤고, 멈췄던 택시는 곧바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택시기사는 명백한 납치 공범이다...) 다짜고짜 사람 많은 호텔 로비로 끌려들어간 김영임은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국악인으로 활동하며 얼마간의 인지도를 쌓고 있던 시절이라, 누군가 알아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급히 제발로 호텔방 안까지 걸어들어갔답니다. 인생 최대의 실수였죠. 차라리 그 자리에서 망신 한 번 당하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을.

납치라는 범죄까지 자행한 남자와 호텔방 안에서 이성적 대화가 통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엄청난 착각이었습니다. 제발 그냥 집에 보내 달라고, 자기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퍽~" 김영임이 거기까지 말하자 이상해가 우물쭈물 가로막으며, 일부러 작정하고 친 게 아니라 홧김에 손을 휘두르다 보니 잘못 맞은 것이라고 변명을 합니다. 납치당하고 뺨을 얻어맞고 성폭행까지 당한 이후, 김영임은 좋아하지도 않았던 9살 연상의 이상해와 결혼을 했습니다. (당최 이해할 수 없는..;;)

 

하지만 그녀를 얻기 위해 그토록 혈안이 되었던 남자는 결혼하자마자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신혼 첫날밤에 노름을 하느라 밤새 신부를 혼자 내버려 두었고, 결혼생활 중에도 걸핏하면 와이셔츠에 낯선 여인의 립스틱을 묻혀 들어왔습니다. 약간의 구속도 견디지 못하고 자기 맘대로 살려고만 하는 이상해 때문에 부부싸움은 그칠 날이 없었고, 남편은 다툴 때마다 분을 이기지 못해 이것 저것을 마구 집어던졌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은 사람 많은 길바닥 한복판으로 아내를 집어 던진 적도 있었습니다.

 

이상해는 몸을 푼지 얼마 안 되는 아내와 갓난아기가 뒷좌석에 타고 있는데도 운전을 하면서 태연히 담배를 피웠습니다. 담배연기 때문에 목이 아프다고 아내가 하소연하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한겨울인데도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매서운 칼바람과 담배연기 속에서 산모는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포대기를 덮어씌우며 울먹였고, 남편은 아랑곳 없이 그 상태로 한 시간을 달렸습니다. 남편의 이러한 학대 속에서 김영임은 우울증과 불면증, 거식증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것은 명실상부한 '범죄 토크'입니다. 여자를 납치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성폭행을 하고... 저는 방송을 보는 내내 심장이 쿵쿵 뛰었고, 공중파 TV의 토크쇼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결혼했으면 되는 건가요? 아니죠, 아무리 결혼했어도 범죄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범죄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강력 범죄입니다. 게다가 이상해의 폭력은 결혼 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 하다가 아내를 길바닥으로 집어 던졌을 정도면, 일일이 언급은 안했지만 주먹을 휘두르는 일은 다반사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하긴 뭐 결혼 전에도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던 남자인데, 결혼 후에야 오죽했겠습니까?

 

그 모든 일을 참고 살아온 김영임의 선택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그들 부부의 일이며, 이혼하지 않고 견디어 왔기에 현재가 행복하다고 여긴다면 (과연 행복할까?) 그녀 나름대로는 성공한 삶이겠죠. 그러나 이런 끔찍한 토크를 방송에 내보낸 '승승장구'의 선택은 악수(惡手) 중의 악수였습니다. 이제껏 품격있는 토크쇼였던 '승승장구'는 이상해의 범죄 토크로 인해 최악의 저질 막장 방송으로 추락했습니다.

 

제발 그런 일은 없기를 바라지만, 머리 나쁘고 무모한 사람이 이상해의 성공담(?)을 듣고 똑같이 따라하면 어쩔 셈입니까? 납치하고 때려서라도 몸을 빼앗기만 하면 그 여자와 결혼할 수 있을 줄 알고 말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평범하고 선량한 남자들은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세상에는 별 이상한 사람도 많으니까요. 또 그런 일까지는 벌어지지 않는다 해도, 이상해의 범죄 토크는 그 자체가 정신을 오염시키는 바이러스였습니다. 듣는 내내 불쾌하고 치가 떨리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조금도 재미있거나 유쾌하거나 유익하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에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남자가 출연했을 때도 '고민'이 아닌 '범죄'를 소재삼아 방송을 만든다고 많은 사람들이 질타를 퍼부었습니다. "남들도 다 (음주운전)하는데 운 나쁘게 나만 계속 걸린다"고 말하던 그 습관성 음주운전자는 명백히 '예비살인자'라고 할만한 인물이었습니다. 그 방송도 보기에 매우 불편했지만, 어쨌든 방송 이후에 희미하나마 개과천선의 기미가 보였다니 조금은 의미가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상해의 범죄 토크에는 그만한 긍정적 효과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오래 전에 지나간 일이지만 명백한 범죄 행각을 남들 앞에 자랑이라도 하듯 털어놓는 부부도, 그 끔찍한 이야기를 버젓이 방송에 내보내는 '승승장구' 제작진도 이해할 수 없더군요. 최대한 자극적인 이야기를 내보내야만 시청률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을까요? 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승승장구'는 '강심장'의 대항마가 되기는 커녕 초고속으로 자멸의 지름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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