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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샤이니 태민의 대견한 성장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불후의 명곡' 샤이니 태민의 대견한 성장

빛무리~ 2012. 4. 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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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의 대전이었지만 언제부턴가 그 명색은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보컬리스트 특집'이라는 명목으로 30세 전후의 제법 경력도 있고 가창력도 출중한 가수들을 초대하기 시작하더니만, 그 다음에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금슬금 물갈이를 시작해서 지금은 아예 '불명2' 자체가 보컬리스트 특집이 되어버렸거든요. 얼마 전에 막을 내린 '나는 가수다' 시즌1과 비교해도 가수들의 연령이라든가 실력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다만 탈락제도가 없다는 것과 점수 매기는 시스템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일일이 따지지 않고 보는 시청자들로서는 그저 좋은 가수들의 훌륭한 노래를 감상할 수 있으니 즐거울 뿐이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약간 꺼림칙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쟁쟁한 보컬리스트 틈바구니에 갓 스무살쯤의 어린 아이돌 가수 한 명씩을 무슨 액세서리처럼 끼워넣어서, 그래도 초심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구색을 맞추어 온지가 꽤 되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라성같은 대선배들 사이에서 홀로 악전고투해야 하는 아이돌 가수의 모습은 보기에 안스러울 정도가 되어 버렸어요.

 

아이돌은 모두 그룹으로 활동하는데 그 중 혼자서만 쏙 빠져나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청중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부담일 것입니다. 아무리 팀 내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해도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책임지는 일은 거의 없었을 테니까요. 대부분 메인보컬과 서브보컬이 노래를 주고받으며 퍼포먼스도 동료들과 함께 했고, 청중들의 시선도 각자 좋아하는 멤버들에게 흩어져 있곤 했는데, 이제 자기 한 사람에게만 쏟아지는 시선의 차원이 다른 무게를 느끼며 혼자 노래와 퍼포먼스를 책임져야 하니 그것만으로도 정신적 육체적 소모가 장난 아니었겠죠.

 

 

게다가 함께 출연하는 가수들은 대부분 나이나 경력면에서 월등한 선배들인지라, 아무리 발버둥쳐도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연히 아이돌 가수들은 고작 1승도 거두기가 어려웠고, 매번 자기 무대를 마친 후 판정대에 오르면 곧장 불이 꺼지는 참담한 경험을 하고 쓸쓸히 내려와야만 했지요. '불명2'의 막내인 샤이니의 태민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입장이었습니다. 물론 언제나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다른 가수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파워와 자신감은 볼 때마다 "어린 것이 혼자 저기서 고생한다" 싶은 안스러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태민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의 떨림을 극복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차츰 '자기가 만들어가는 무대'에 재미를 붙이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태민은 다른 가수들처럼 경연이나 승패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팀 동료들과 함께 할 때는 꿈꿀 수 없는 자기만의 무대, 자기 이름을 내걸고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 자기 방식대로 만드는 무대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듯 했어요. 긴장이나 집착에 얽매이지 않고 한껏 무대를 즐기다 보니, 그의 실력은 어느 사이엔가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채점 방식이 바뀐 후, 이제껏 동점이 나왔던 기록은 유일무이합니다. 양쪽 판정대에 동시에 불이 들어오며 같은 숫자가 떠오르던 순간의 뜻모를 감탄과 환호는 무엇을 의미했을까요? 양쪽에 선 두 사람 중 한 명은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테너로서 십여년간 명성을 떨쳐온 40세의 임태경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바로 20세의 현역 아이돌 태민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불명2'의 맏형과 막내가 동점을 얻어 나란히 서게 되었던 것이죠. 임태경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만, 특히 태민은 "선배님~ 저를 업고 가세요~" 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판정을 기다리는 그 떨리는 순간을 대선배와 손잡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든든하고 좋았던가봐요. 엉겁결에 한 팀으로 묶인 임태경과 태민이 3연승의 쾌거를 이루면서, 이후 두 사람은 '태브라더스'라는 다정한 애칭으로 불리웠습니다.

 

 

태민은 이번 주의 '윤수일' 편을 마지막으로 '불명2'에서 하차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한창 탄력이 붙고 있는 중인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마지막인 만큼 태민은 무척이나 심혈을 기울여서 무대를 준비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음색 자체가 워낙 가늘고 맑아서 '황홀한 고백'이라는 노래의 파워풀한 분위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댄서들과 함께 하는 군무는 그 어느 때보다 독특하고 힘차고 멋졌습니다. 무대를 감상한 후 전설 윤수일이 말하기를, 국내 가수가 댄서들과 동작을 맞추어 군무를 추며 노래한 최초의 무대가 바로 자신이 불렀던 '황홀한 고백'이었다고 하더군요. 태민으로서는 몰랐던 사실이겠지만, 우연히도 그런 의미까지 이어받아 훌륭한 리메이크를 하게 된 셈입니다.

 

태민의 '황홀한 고백'은 3연승의 기록을 거둔 후, 임태경의 '아파트'에 패배하여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무대에서 자기 혼자 힘으로 3연승을 거두었으니 더없이 기쁠 뿐만 아니라, 태브라더스의 형님이신 임태경과의 포옹을 끝으로 '불명2'를 떠나게 된 것도 왠지 가슴이 따뜻하고 흐뭇해지네요. 마냥 어리고 여리게만 보았던 막내 태민이, 그 동안 '불후의 명곡2'을 통해서 참 많이 성장했습니다. 가창력과 무대의 스킬도 크게 발전했지만, 무엇보다 가슴 속을 단단히 채운 자신감이 앞으로의 활동에 좋은 밑거름이 되어줄 거예요. 그 동안 수고 많았고, 항상 겸손하게 선배들을 따르고자 했던 그 수줍은 미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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