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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2' 너무나 아쉬운 이소라의 부재(不在)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는 가수다2' 너무나 아쉬운 이소라의 부재(不在)

빛무리~ 2012. 4.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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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사에 따르면 원래 '나는 가수다2'의 MC는 가수 이소라로 확정되었으나, 최종적으로 의견 조율을 할 때 김영희 PD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영희 PD 측에서는 이소라가 MC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소라가 아무런 출연 계획도 없는데 리허설 현장에 나타나서 곳곳을 세심히 살펴보며 참견했다는 것은 그녀의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는군요. 아무리 '나는 가수다2'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해도 스스로 참여할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까지 할만큼 오지랖 넓은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확실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이소라의 합류는 어떤 식으로든 예정되어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엎어진 것이 맞는 듯합니다.

 

만약 이소라가 MC로 확정되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오프닝 공연의 MC를 보았던 이은미처럼 가수로서 경연에도 참가하면서 동시에 MC를 보는 그런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저는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듣자하니 12명의 가수들 중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최종 라인업이 발표되기 불과 며칠 전에야 출연을 확정지은 사람도 있다던데, 그렇게 된 이유가 혹시 이소라의 갑작스런 불참 결정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억측도 생겨났습니다. 원래 이소라와 친분이 있던 가수라면 그녀의 곤란해진 입장을 대신해서 어렵사리 출연 결정을 내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윤종신의 경우는 '노래하지 않는 가수'로서 MC 역할만을 감당했었지만, 그는 한동안 건강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전과 같은 보컬 실력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기에 이소라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윤종신이 '신이 내린 미성'이라는 찬사를 들으면서 '너의 결혼식'을 열창할 무렵과 똑같은 목소리를 지금도 갖고 있다면, 굳이 가수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MC 역할을 승낙하지는 않았을 가능성도 높지요. 물론 작곡이나 프로듀싱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는 윤종신이 지금도 위대한 뮤지션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소라의 목소리는 20대의 젊은 시절과 비교했을 때, 손상되기는 커녕 더욱 아름다워진 상태입니다. '나는 가수다' 시즌1의 첫방송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겠지요. 숨막힐 듯한 몇 초의 정적을 지나 "바람이 분다~~" 하고 이소라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던 그 순간의 충격과 감동을 말입니다. 그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나가수'라는 생소한 예능을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온통 물음표 뿐이었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어떤 즐거움을 얻게 될지, 궁극적으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고 있었죠.

 

그런데 이소라의 목소리로 "바람이 분다~"라는 한 소절의 노래가 들려오는 순간, 모든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벅찬 기쁨이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떤 예상도 능히 뛰어넘는, 엄청난 종합선물세트가 우리 앞에 놓여져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목소리를 지닌 이소라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 MC만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막판에 엎어져버린 그녀의 합류가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솔직히 12명 가수들의 오프닝 공연이 감동적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듣기에는 마치 5가지 색깔의 무지개를 보는 것처럼 부족하고 허전했거든요. 시즌1의 커다란 맹점으로 줄곧 지적되었던 '나는 성대다'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음을 저는 느꼈습니다.

 

그래도 남자 가수들의 경우는 괜찮은 편이었지요. 정엽과 김건모를 비롯한 몇몇 가수들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무대를 연출함으로써 다양성을 확보해 주었으니까요. 특히 시즌1 출연 당시 줄곧 '약하다'고만 생각했던 정엽의 무대가 이렇게 감동적으로 와닿을 줄은 몰랐습니다. '잘 몰랐었다' 라는 제목 만큼이나 잘 모르는 노래를 들고 나왔는데도 그 충만한 소울로 온 무대가 꽉 차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김건모의 '서울의 달'은 과연 국민가수의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한 무대였습니다. 긴장감에 온 몸이 젖도록 땀을 흘리고 있는데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느껴졌지요. 긴장의 이유는 대중 앞에서 실수없이 자기 실력의 베스트를 발휘함으로써 보다 좋은 음악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자 가수들의 경우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물론 출연 가수들의 실력은 모두 훌륭했고 각각의 무대마다 감동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딘가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은미, 이영현, 박미경은 모두 시원스레 질러대는 창법의 가수들이죠. 이은미의 스타일이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고음부에서는 역시 '나는 성대다'의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수영... 저는 원래 그녀의 신비롭고도 몽환적인 목소리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퍽이나 기대가 컸는데 글쎄요, 제가 듣기에는 예전의 그 목소리가 아니더군요. 지난 수년 동안 성대가 약간 손상된 듯, 맑은 울림은 사라지고 답답한 탁성이 들려왔습니다. 만약 이수영이 예전의 음색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아주 또렷한 색채로서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좀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정인의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녀의 노래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는데, 방송이 끝난 후의 반응을 보니까 여기저기 온통 정인에 대한 칭찬 일색이어서 깜짝 놀랐거든요. 혹시 흘려 들어서 그랬나 싶어 집중하여 몇 번을 다시 들어 보았지만, 저는 역시 별로였습니다. 아무래도 제 취향에는 맞지 않는 모양이에요..;; 그러니 더욱 아쉬워지는 것은 이소라의 존재뿐이었지요.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점점 더 귀가 피곤해지는 '나는 성대다'의 잔치 속에, 이소라의 노래를 함께 들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그 잔잔함 속의 깊은 울림은 가뭄 속의 한 모금 물처럼 청명한 휴식처가 되어 주었을텐데.

 

 

탈락을 두려워하며 순위 경쟁에 목마른 동료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버리고 모두 질러대는 창법으로 바꾸어 가고 있을 때, 홀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힘을 쭉 빼고 노래하던 가수가 이소라였습니다. 심지어 '넘버원'처럼 강렬한 편곡을 했을 때도 이소라의 노래에서 '나는 성대다'의 느낌은 들지 않았죠. 그녀는 1차 경연의 성적이 좋지 않아 탈락의 위기임에도 마치 떠날 것을 결심한 듯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행복을 주는 사람'을 노래했고, 호주 경연의 그 넓은 무대에서 대중의 호응을 끌어내기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오직 피아노 한 대의 반주에 맞춰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를 음유시인처럼 읊조렸습니다. 돌이켜 생각할수록 정말 감탄스러운 뚝심과 고집이었어요.

 

원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을 지은 사람이 이소라였다지요.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처음부터 그녀가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나가수'와 이소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김영희 PD와 어떤 부분에서 견해차가 있었는지 몰라도 최대한 빨리 의견 조율에 성공하여 다음 라운드부터는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현재 2% 가량 부족한 '나가수2'의 허전함을 (2% 라는 수치는 돌아온 나가수를 반기는 마음에서 최대한 너그럽게 표현한 겁니다..ㅎㅎ) 채워줄 존재로서 가수 이소라보다 더 훌륭한 적임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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