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울랄라세션 임윤택, 사람이 꿈이라는 그 믿음의 힘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울랄라세션 임윤택, 사람이 꿈이라는 그 믿음의 힘

빛무리~ 2012. 5. 20. 09:20
반응형

 

 

엠넷(Mnet) '슈퍼스타K3'의 우승팀 '울랄라세션'이 드디어 공중파 방송에 화려하게 입성했습니다. 세계적인 그룹 보이즈 투 맨 (Boyz II Men)이 그들의 노래에 반하여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이니 탄탄한 실력이야 이미 검증되었지만, 그 동안 공중파와 케이블 간의 벽이 어지간히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울랄라세션의 공중파 입성은 상당히 빠른 셈이네요. 5월 19일 토요일, 울랄라세션은 '불후의 명곡2 - 박진영 편'에서 새로운 버젼의 '성인식' 무대를 선보였고, 토크쇼 '두드림'에서 자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공중파에 입성하자마자 하루에 2편이나 되는 방송에 출연하는 기염을 토하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들의 저력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높은 장벽을 비교적 쉽게 무너뜨린 것은 힘이 있기 때문이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물론 대중이었으니까요.

 

 

'불명2'에서 보여준 울랄라세션의 무대는 역시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지윤이 불렀던 원래의'성인식'은 스무 살 소녀의 도발적인 유혹을 담은 노래인데, 이것을 남성 버젼으로 바꾸어도 이렇게 멋있을 줄은 생각 못했네요. 이 노래가 처음 발표되던 시기에는 좀 어색했을지도 모르지만,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이 대세인 지금은 울랄라세션이 바꾸어 놓은 가사가 그럴싸하게 어울리더군요. "나도 언제까지 그대가 생각하는 아이가 아니에요. 이제 난 남자로 태어났죠. 기다려 준 그대가 고마울 뿐이죠. 나 이제 그대 입맞춤에 남자가 돼요~" 마치 짝사랑하던 누나를 향해 부르는 만19세 소년의 당돌한 사랑 고백처럼 들리지 않나요? 울랄라세션 멤버들 중 그 나이에 어울리는 앳된 얼굴을 지닌 사람은 없지만, 노래 실력이 워낙 출중하니 외모는 전혀 거슬리지 않더군요..ㅎㅎ

 

그리고 심야 토크쇼 '두드림'에서는 여타 뮤지션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울랄라세션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어찌 보면 리더 임윤택이 방송 서두의 짧은 강의에서 털어놓은 내용은 약간 위험한 것일 수도 있었지요. 그들은 엄연히 대중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인데, 그런 자신들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는 음악이 아니라는 사실을 거침없이 고백했으니 말입니다. 임윤택은 말했습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음악을 하려고 모인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사람이 좋아서 모여 있다 보니까 음악을 하게 된 거죠."

 

 

임윤택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듀스'의 무대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아, 자기도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친구와 후배들을 모아 비보이 댄스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때 옆 학교에 다니던 박승일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서 자기를 받아 달라고 했다는군요. 한 살 어린 동생이며 평생의 지기인 박승일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까지 17년을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박승일의 춤 실력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살짝 뒤처지는 수준이었습니다. 본인이 절치부심 노력을 한답시고 사비를 털어 댄스학원까지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배운 것은 비보이댄스가 아니라 재즈댄스였습니다. 푸훗~

 

임윤택의 언변이 어찌나 유창하고 맛갈스러운지 그 짧은 강의를 듣는 동안 객석에서는 수차례나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특히 언어적인 면에서 무척이나 까다로운 저 역시 들을수록 그 현란한 말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지경이었죠. 그러나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는 듣는 내내 가슴 한켠을 아릿하게 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항암주사를 맞고 촬영하러 왔다던데... 그 고통이 결코 만만치 않으련만, 한 차례의 내색도 없이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책임을 수행하는 임윤택의 정신력은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박승일은 군대에 다녀왔고 자그마한 사업도 시작했지만 얼마 못 가 실패했습니다. 무턱대고 예전에 배운 재즈댄스 실력만 갖고 다시 찾아와 받아달라고 떼쓰는 박승일을 보며, 이미 잘나가는 비보이 팀을 운영하고 있던 임윤택은 몹시 난처해졌지만 속으로는 기뻤습니다. 그저 박승일이라는 동생이, 그 사람이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승일이 임윤택을 믿고 좋아하고 따랐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불과 한 살 차이지만 박승일은 이제껏 임윤택을 깍듯이 형으로 받들며 높여 주었고, 한 번도 그 뜻을 거스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수년간 춤을 추면서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져들고 있던 임윤택은 "우리도 노래를 불러보자"는 박승일의 제안을 받아들여 비보이 팀을 해체하고 새로운 출발을 기획했습니다.

 

박승일의 소개로 김명훈을 처음 만났을 때는 못생겨도 너무 못생겨서(?) 안되겠다 싶었지만 (...;;) 노래를 듣는 순간 홀딱 반해버린 임윤택은 곧바로 그를 받아들였고, 12살 나이에 임윤택의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꿈을 키우기 시작했던 소년 박광선은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들의 팀원으로 합류했습니다. 이렇게 4명이 모이자 든든한 힘이 솟았고, 리더 임윤택을 따르는 멤버들의 성실한 믿음 속에 그들의 새로운 출발은 아무런 장애물 없이 승승장구하는가 싶었는데.

 

 

큰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매진하던 어느 날, 임윤택은 점점 복수가 차오르며 심한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 진단 결과는 어처구니 없게도 위암 4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아무래도 보통 사람과 많이 다른 멘탈을 타고난 모양이에요. 어차피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한 번은 찾아오는 거니까,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자기에게 남은 시간이 얼만큼인지를 알 수 없게 되었으니, 자신을 믿고 따라준 동생들을 위해 무언가를 이루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슈스케3'의 참가를 결심했고, 멤버들은 두말없이 그 결정에 따랐습니다.

 

"만약 오디션이 진행되는 도중에 병세가 악화되어서 미션 수행을 계속할 수 없게 되면 어쩔 생각이냐?"고 윤종신이 물었을 때 "만약 내일이라도 교통사고가 나서 심사위원을 못하게 되면 어쩌실 겁니까?" 라고 당돌히 반문했던 임윤택은, 피말리는 항암치료의 영향으로 점점 체중이 감소하던 그 와중에도 모든 미션을 빠짐없이 수행했고, 철저한 계획하에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울랄라세션은 보란듯이 우승을 차지하며 무려 5억원이나 되는 사상 초유의 상금을 획득했습니다. 멤버들은 그 상금을 모두 치료비 명목으로 임윤택에게 주기로 합의했지만, 임윤택이 받지 않아서 각자의 부모님들께 드렸다더군요. 물론 숙소를 얻는 비용과 앨범제작비 2억원은 먼저 공제되었겠죠.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고 믿고 따르며, 현재 바쁜 일정 중에도 한 마디 불평 없는 동생들을 가리켜, 임윤택은 그들이 바로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멤버들이 곁에 있는데, 어떻게 제 몸이 더 나빠질 수 있겠어요?" 의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임윤택의 어조에는 누구도 감히 반박할 수 없을 정도의 확신이 가득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의 꿈이 될 때,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으로...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라는 말로 임윤택은 강의를 마쳤습니다.

 

만약 울랄라세션이 음악적으로 실력을 갖추지 못한 팀이었다면, 임윤택의 강의는 단지 공허한 주절거림으로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음악이 아니라 사람이 꿈이라는 울랄라세션의 음악적 실력은 이미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향한 굳건한 믿음만 있다면, 사람에게서 비롯되는 희망과 에너지가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더군요. 정말 사람을 꿈으로 삼으면, 음악도 미술도 문학도 사업도 모두 잘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임윤택은 현재 머리카락도 많이 자랐고 몸에 살도 많이 붙은 상태라서 건강이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존에 사용하던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서 다른 약으로 바꾸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뿐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탈모증상과 체중감소는 멈추었지만 지독한 피부 알레르기와 목쉼 등에 시달리고 있다는군요. 바쁜 일정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은 빵과 과자 등의 밀가루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니, 살이 붙은 모습도 건강의 호전과는 무관합니다.

 

하지만 임윤택은 굳이 병원에 들어앉아 몸에 좋은 음식만 먹으며 섭생에 전념하기보다, 멤버들과 어울려 곳곳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불꽃같은 영혼을 태우는 것이 더 건강에 좋을 거라고 믿는 듯합니다. "이런 동생들이 곁에 있는데, 어떻게 제 몸이 더 나빠질 수 있겠어요?" 임윤택의 그 말이 오랫동안 귓가를 맴돌며 사라지지 않는군요. 정말 사람을 꿈으로 삼으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는 걸까요?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