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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장동민이 과거 팟캐스트 방송에서 했던 발언을 나는 알지 못했었다. 최근 '무한도전' 식스맨의 유력한 후보로 장동민이 거론되자, 그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1년 전의 그 방송을 다시 거론하면서 나처럼 전혀 몰랐던 사람들까지 알게 된 것이다. '무한도전'의 사회적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또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새삼 깨닫게 된 사건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취향에 잘 맞지 않아서 꾸준한 시청을 하지도 않고 높은 관심을 갖지도 않았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식스맨' 여부에 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다만 기사를 통해 밝혀진 장동민의 과거 욕설 및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좀 더 관심이 끌린다. 내가 인터넷 방송을 전혀 듣지 않는 사람이라 더욱 생소하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이 1990년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각광받고 있는데, 의외로 나는 '토토가'에서 특별한 감동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나 역시 90년대 노래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즐겨 들었던 사람이지만, 댄스곡 위주의 경쾌한 무대로 꾸며진 '토토가'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 잘 맞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덧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른 가수들이 20대 초반 시절의 풋풋함을 똑같이 재현해 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은 좀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쩌면 흐르는 세월따라 나의 감성이 변해버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토토가' 열풍 속에 상대적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2'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나는 거기서 잔잔한 감동과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연말연시를 보내는 중이다...
참 놀라운 일이다. 더없이 착하고 성실하며 올바른 한 사람이, 자기 잘못도 아닌 타인의 잘못 때문에 1년 내내 꾸벅꾸벅 사과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속상하고 억울해야 마땅할 것인데, 국민 MC 유재석은 사과하는 모습을 통해서마저도 유쾌함과 흐뭇함을 대중에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편으로 생각하면 유재석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부주의한 사고를 치거나 실수를 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는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좀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조차 오래 지속되지 않고 풀려버리는 것은 유재석의 진실한 사과 때문이다. 지난 4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길은 여러모로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으로 온 국민이 침통해하던 시기였..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의 레이싱 프로젝트를 위해 주행 연습을 하던 중 차량이 크게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다. 원래 '무한도전' 서킷 연습은 7월4일 예정이었으나 관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해 하루 앞당겨진 3일로 스케줄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필 이 날은 비가 많이 내려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 상태였다. 유재석의 차량은 코너를 돌다가 방호벽과 부딪혀 앞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사진 속 차량의 망가진 형체를 보니 절로 눈앞이 아찔해진다. 그래도 다행히 병원 검진 결과 유재석의 몸 상태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사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안전 장비가 잘 갖춰져 있고 유재석의 운전 솜씨도 능숙하다지만,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졌으니 어찌 위험 천만한 사고가 아..
평소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월드컵 열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는 않았다. 더욱이 모든 경기가 새벽녘에 방송되다 보니 그 시간에 한창 꿀잠을 자고 있던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까지 시청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1승을 기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던 알제리전에서 4-2의 참패를 당했다는 소식마저 들려오니 차라리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을테니 굳이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피땀 흘리며 준비해 왔을텐데, 지금 선수들이 느끼고 있을 고통과 좌절을 생각하면 오히려 안타깝고 가슴아플 뿐이었다. 궁금해지는 것은 무한도전과 우리동네 예체능, 그리고 힐링캠프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며 브라질까지 날아간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 참혹한 결과를 어떻게 포장하여 방송으로 내보낼..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은 물론 다양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족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 사는 사람들보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생활 양상이 가장 다양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에는 타인과의 조율이 필수이기 때문에, 서로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각자의 개성이 누그러지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삶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글 라이프에는 그런 제약이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일상을 본인의 통제하에 둘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저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성향은 혼자 살 때에 가장 극명히 드러날 것이다. 직업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혼자 사는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환경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운용하며 하고 싶은 일만을 할 테니까 말이다.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드디어 열띤 환호 속에 '무한도전'의 네번째 가요제가 열렸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 효과를 이룸으로써, 단순한 웃음뿐만 아니라 진짜 음악의 감동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가요제의 특징이다. 축제의 분위기가 짙은 만큼 빠른 템포의 신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지만, 서정적이고 실험적인 음악들이 틈틈이 섞여 있어 다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번 '자유로 가요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는 정준하와 김C가 호흡을 맞춘 '병살(병든자와 살찐자)'팀의 '사라질 것들'이었다.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사의 내용이 꼭 내 취향에 들어맞았다. 더불어 김C의 음악세계가 얼마나 깊이 있으며 그의 인맥이 얼마나 다양하고도 막강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
요즘 끝없이 새롭게 발전하는 '런닝맨'을 보면 정말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 이라는 제목으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 역시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했지요. 최종 미션인 비밀의 문 열쇠를 얻기 위해 멤버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많은 보물상자를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는 각종 기상천외한 아이템이 들어있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케이크를 먹으면 이름표가 커지거나 줄어들고, 빨간 하이힐이 나오면 남자들도 10분 동안 그것을 신고 다녀야 하는 등, 보물상자에는 주로 미션 수행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이 숨겨져 있었죠. 뚜껑을 열면 무조건 착용하고 수행해야만 하는 거였습니다. 이광수를 위해 마련된 '램프의 요정 지니'는 그 중에도 압권이었습니다. 토끼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동굴에 놓여 ..
최근 '무한도전'은 다른 프로그램의 맛갈스런 패러디를 부쩍 즐기고 있습니다. MBC는 말할 것도 없고 타 방송사의 '짝'까지 패러디했을 정도니까요. 이런 '무한도전'에서 2011년 최고의 핫이슈였던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기획된 '나름 가수다'가 드디어 방송되기 시작했군요. 지난 3회에 걸쳐 화제를 모았던 '무한도전 가요제'가 창작의 신비를 체험하게 해주었다면 '나름 가수다'는 편곡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테니, 나름 색다른 재미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해 왔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치 못했던 즐거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음악요정(?) 정재형이 자청하여 MC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순정마초' 이..
사실 저는 연말마다 각 방송사에서 개최되는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 등의 시상식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평소 TV 연예에 관심이 많고 드라마와 예능을 무척 좋아하지만, 저 같이 평범한 시청자 입장에서 시상식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언제부턴가 하기 시작했거든요. 어차피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 일...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끼리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러가지 상을 만들어 골고루 나눠갖는 것... 시상식을 그런 정도로 인식하면서, 저는 그들이 만들어낸 드라마나 예능 등의 작품을 즐기면 그뿐이지, 누가 상을 받고 안 받는 문제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좀 뒤늦은 관심이 생기더군요.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