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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문어도사 이영표의 뭉클한 모습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우리동네 예체능' 문어도사 이영표의 뭉클한 모습들

빛무리~ 2014. 6. 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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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월드컵 열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지는 않았다. 더욱이 모든 경기가 새벽녘에 방송되다 보니 그 시간에 한창 꿀잠을 자고 있던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까지 시청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1승을 기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던 알제리전에서 4-2의 참패를 당했다는 소식마저 들려오니 차라리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을테니 굳이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피땀 흘리며 준비해 왔을텐데, 지금 선수들이 느끼고 있을 고통과 좌절을 생각하면 오히려 안타깝고 가슴아플 뿐이었다.

 

 

궁금해지는 것은 무한도전과 우리동네 예체능, 그리고 힐링캠프 등 월드컵 특수를 노리며 브라질까지 날아간 예능 프로그램들이 이 참혹한 결과를 어떻게 포장하여 방송으로 내보낼까 하는 점이었다. 사전 예측으로는 알제리전의 승산이 가장 높을 듯했기 때문에, 예능들은 일제히 알제리전을 관람하며 승리의 축제를 만끽하려 했던 것 같은데 결과는 참패였다. 23일 새벽 알제리전에서 참패한 바로 다음 날인 24일 '우리동네 예체능'이 방송되었다. 패배의 충격이 아직 가시기도 전이라 더욱 관심이 끌렸다. 예능의 특성상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한 내용이면 안 되는데, 과연 어떻게 열패감을 극복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

 

문제 해결의 열쇠는 KBS 해설위원이자 '우리동네 예체능' 객원멤버인 이영표가 쥐고 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맞이하여 3개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었던 은퇴 선수들을 불러다가 해설을 맡겼다. KBS에는 이영표, MBC에는 송종국과 안정환, SBS에는 차두리가 부친 차범근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전설 차범근의 전문성을 내세운 SBS와 '아빠 어디 가' 팀의 예능적 재미를 앞세운 MBC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KBS는 가장 약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최초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양상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예능에서의 친근한 이미지도 없이, 월드컵 해설자로 첫 데뷔하며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던 이영표가 놀라운 예지력과 최강의 해설 능력을 선보이며 선두로 치고 나갔던 것이다.

 

 

각 경기의 결과는 물론 세밀한 과정까지 이영표의 예언(?)이 척척 맞아 들어가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언론들이 이영표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치 점쟁이처럼 놀라운 예지력에 문어영표, 갓영표, 초롱도사, 표스트라다무스 등 수많은 별명들이 붙여졌다. 하지만 이영표는 그런 찬사들을 극구 부인하며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데이터 분석의 결과로 예측해 본 것이 운좋게 모두 맞아떨어진 것일 뿐,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쳤다. 자기는 이번에 처음 나왔기 때문에 신선해서 좀 예쁘게 봐주시는 것뿐이지, 해설의 전문성과 깊이로는 결코 차범근 선배에게 비할 수 없노라며 겸손해했다.

 

그런 이영표의 모습들을 상세히 화면에 담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동네 예체능'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브라질에 도착한 예체능 멤버 서지석과 아나운서 조우종이 이영표의 숙소를 방문했을 때, 그의 방에는 입고 있는 평상복 한 벌과 옷장에 걸린 해설 유니폼 한 벌 외에는 별다른 짐이 없었다. 소박해도 너무 소박했다. 그러나 책상 위에는 노트북이 놓여 있고, 그 옆에는 각 팀의 경기 동영상이 담긴 usb들과 해설을 위한 정리용 스케치북 등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밤새도록 노트북을 들여다 보며 경기를 분석하고 해설 자료를 만드느라 이영표는 잠이 많이 부족한 듯했다.

 

 

그토록 애써 준비했는데, 우리 대표팀의 경기 결과가 좋았더라면 얼마나 큰 기쁨을 나눌 수 있었을까 새삼 아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절망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며 패색이 짙어진 와중에도 이영표는 끝없이 긍정적 멘트로 선수들을 독려했고 스스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승리를 예상하다가 의외로 크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라 해설하는 모습도 매우 지치고 힘들어 보였지만, 다시 기운을 차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때 이영표의 두 눈은 '초롱이'라는 별명 그대로 초롱초롱하게 반짝였다. 가슴이 뭉클하도록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최근 슬프고도 끔찍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니 마음도 울적하고 답답했었는데, 나는 이영표의 눈빛에서 희망을 읽었다. "기운 내세요! 아무리 어두워 보여도 이 세상은 다시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랍니다." 초롱초롱한 이영표의 눈빛은 마치 그렇게 이야기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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