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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찬형이 향한 빈이의 간절한 일편단심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아빠 어디 가' 찬형이 향한 빈이의 간절한 일편단심

빛무리~ 2014. 6. 1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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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면 몰라도 고작 7~8세 정도 어린 꼬마아이들의 러브라인이란 보통 장난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냥 '친구'와 '이성친구'의 경계선이 아직은 모호할 때라선지, 이 녀석을 좋아하다가 금세 저 녀석을 좋아하기도 하고, 함께 놀 때는 그렇게 좋아한다더니 눈에서 멀어지면 금세 잊어버리기도 한다. 많이 좋아하던 이성친구를 더 이상 자주 만날 수 없게 되어도 어른들처럼 큰 충격을 받거나 극심한 서운함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시즌1에서 거의 1년 동안이나 송종국의 딸 지아를 향한 일편단심을 드러냈으나, 송종국 부녀가 시즌2에 합류하지 않고 하차함으로써 두 아이의 러브라인(?)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윤후의 반응은 덤덤했다.

 

물론 방송에 비춰지지 않는 모습들이라든가, 아이들 사이에서만 오가는 감정선의 미묘한 변화가 있었을 법도 하다. 시즌1의 마지막 방송에서 지아가 뽑은 이상형은 성동일의 아들 성준이었고, 윤후는 살짝 자존심이 상한 듯 "나도 정해진 여자가 있다"고 말했다. 하긴 '친구 특집' 때 다른 아이들은 모두 동성 친구를 데려왔는데 윤후만 이성 친구인 지원이를 데려옴으로써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을 떠올리면, 송지아에게 일편단심처럼 보였던 윤후가 사실은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누리는 카사노바(?)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아와 그렇게 이별한 후 잠잠하던 윤후의 러브라인은 정웅인-정세윤 부녀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세윤이가 처음 오던 날, 단둘이 함께 장보기 미션을 하면서 윤후는 그야말로 극강의 스킬(?)을 보여주었다. "세윤아, 오빠가 해줄게!", "오빠가 들어줄게" 하는 식으로 말머리마다 '오빠'를 붙이며 세심하게 챙길 뿐 아니라, 은근한 눈빛과 유쾌한 장난기마저 갖춘 윤후의 능란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여자아이는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는 너무 새침떼기인데다가 윤후와 정반대 스타일인 준이가 이상형이었기에 안 넘어왔지만..;;) 특히 식당에서 "오빠, 밥 다 먹고 나서 뭐 할거야?" 라고 세윤이가 묻자, 대뜸 "(시장에) 널 팔거야!" 라고 대답하면서 은근한 눈빛으로 세윤을 응시하던 윤후의 모습에는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고작 9살 짜리가 구사하는 연애기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고급이었던 까닭이다.

 

나이도 어릴 뿐 아니라 남달리 순수한 성품의 윤후가 의도적으로 그와 같은 스킬(?)을 연마했을 리는 만무하니 그저 '타고난 능력'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게다가 꼬마들의 러브라인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옛 연인(?)을 쉽사리 잊고 새로운 이성에게 마음을 주었다 해서 흉보거나 탓할 사람 역시 아무도 없다. 아이들은 원래 그렇게 변화무쌍한 시절을 겪으면서 좌충우돌 성장하는 것이니까! 송지아도 '아빠 어디 가'에서는 성준을 좋아하다가 유치원에 가면 야구선구 김선우의 아들 정훈이를 좋아하는 식이었지만, 어린아이기에 지조 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그런데...... 웬만해서는 변하긴 커녕 흔들리지도 않을 듯, 진지하고도 견고한 일편단심의 러브라인이 최근 등장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일방통행이니 짝사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만, 나는 귀여운 빈이의 첫사랑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기꺼이 러브라인이라 표현하고 싶다. 성동일의 3남매 중 둘째인 성빈은 시즌1의 인기스타였던 오빠 성준의 뒤를 이어 시즌2에 합류했다. 차분한 오빠와 달리 매우 활발하고 털털한 성격의 빈이는 엄청난 친화력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사랑을 받았지만, 새침했던 지아에 비해 여자아이 특유의 매력 발산은 좀 덜한 편이었다. 그냥 남자아이들과 뒤엉켜 칼싸움이나 하면서 1년이 흘러가려나 했는데... 아, 그 털털한 빈이의 내면에 누구보다 뜨거운 순정이 자리잡고 있었을 줄이야!

 

류진의 아들 임찬형을 향한 빈이의 마음이 처음 드러난 것은 '경주여행 1편'에서였다. 경주로 출발하기 전, 아이들은 아빠의 도움 없이 2명씩 짝지어 자신들만의 힘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역까지 찾아오는 미션을 받았다. 윤후-안리환, 정세윤-김민율이 짝꿍을 이루었고, 성빈은 자신을 데리러 올 짝꿍이 누구일까를 궁금해하며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누가 왔으면 좋겠어?" 아빠 성동일이 물었다. 빈이가 대답했다. "찬형이 오빠!" 성동일이 다시 물었다. "찬형이 오빠가 좋아? 왜?" 빈이가 대답했다. "오빠가 잘해 줘... 기분 안 좋을 때 잘 달래주고..." 살짝 뒷말을 흐리며 수줍은 표정을 짓는데 묘하게 애틋해 보이기도 했다. 

 

 

소녀의 기도(?)는 즉시 이루어졌다. 집으로 찾아온 빈이의 짝꿍은 류진-임찬형 부자였다. 펄쩍펄쩍 뛰면서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빈이의 반응은 조용했다. 기쁨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찬형을 바라보며 미소지을 뿐이었다. 함께 밥을 먹다가 찬형이가 물었다. "누가 제일 보고 싶었어?" 그러자 빈이는 망설임 없이 손가락으로 찬형을 가리켰다. 우쭐한 찬형이가 "역시 나구나!" 하면서 으스대자, 아빠 류진은 "뭘 역시 나구나야. 빈이가 그냥 너 기분 좋으라고 해준 얘기야!" 라고 초를 쳤다. 사실 찬형이는 세윤이한테 지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정작 세윤이의 마음은 윤후에게로 기울어 있어서 류진은 인기없는(?) 아들을 안타까워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류진의 말을 들은 성빈은 얼른 콕 집어 부인했다. "아니야, 정말 찬형이 오빠가 좋아서 그래!" 너무 적극적인 여동생의 태도에 살짝 놀란 듯 옆에 있던 오빠 성준이 물었다. "그래? 그럼 빈이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니면 찬형이가 좋아?" 그런데 놀랍게도 성빈은 즉시 "찬형이 오빠!" 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빠 엄마보다 찬형이 오빠가 더 좋다고?" 적잖이 뜻밖이었던 듯 성동일마저 질투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어린아이의 일시적 마음이겠거니 했었다.


 

 

약간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 것은 얼마 후 벌어진 아빠들의 요리 대결 '한식대첩'에서였다. 찬형이 아빠 류진의 요리는 누가 봐도 엉망진창이었다. 다른 아빠들의 짖궂은 몰래카메라에 매번 속수무책 당하며 순수한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류진은 '허당 기린'의 명성답게 그 날도 요리를 폭삭 망치고 말았던 것이다. 각종 재료가 들어간 최고급 대형 계란말이를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전부 터지고 눌어붙고 뒤엉키면서 너덜너덜해진 계란말이는 당최 무슨 요리인지 알아볼 수도 없었다. 오죽하면 아들 찬형이마저 "별로 맛없어 보인다"고 혹평했을 정도였다.

 

류진의 꼴찌가 유력한 상태에서 '한식대첩'이 시작되었다. 음식 맛을 본 아이들이 자기 아빠 것을 제외하고 다른 삼촌들의 요리 중 하나를 지목하는 방식의 초단간 대결이었다. 평소 뛰어난 요리 실력을 자랑해 온 윤민수와 안정환은 물론, 관록의 성동일과 다재다능해 보이는 정웅인의 요리 솜씨도 만만치 않은 수준인데, 나는 1등보다 김성주와 류진의 꼴찌 대결에 더 관심이 갔다. 1등은 예상대로 우승 후보였던 안정환이 차지했지만, 0표를 받은 꼴찌는 뜻밖에도 성동일이었다. 요리는 잘 못해도 아이들 입맛을 썩 잘 맞추는 김성주의 요리는 리환이의 1표를 받아 꼴찌에서 벗어났다. 그럼 류진은?

 

 

류진을 절망에서 구해준 아이는 바로 성빈이었다. 조금 망설이는 듯하던 빈이는 성큼 성큼 테이블 끝으로 걸어가더니 류진의 엉망진창 계란말이를 지목했던 것이다. 모양도 그렇거니와 특별히 맛있을 것 같지도 않았는데, 빈이는 어쩌면 '찬형이 아빠'라는 이유 때문에 류진의 요리를 선택했던 게 아닐까? 물론 내 생각이 100% 맞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어쩌면 모양과 달리 그 계란말이가 진짜 맛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택을 받은 류진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고맙다고 빈이의 이마에 뽀뽀해 줄 때, 입을 가리며 어쩔 줄 모르고 수줍게 웃던 빈이의 모습은 아주 특별한 느낌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또 한참의 시간이 흘러, 요즘은 '최저가 해외여행' 편이 방송되고 있다. 허당 기린아빠 류진은 이번에도 동료들의 속임수에 걸려 본의 아니게 최고가 여행 경비를 적어냄으로써, 아들 찬형이와 함께 무인도행이 결정되었다. 아무리 저렴한 여행이라지만 황량한 무인도보다야 신기한 볼거리로 가득한 외국 여행이 낫지 않겠는가? 관록의 여유로 꼴찌에서 벗어난 성동일은 딸 빈이를 데리고 중국 상하이 여행을 떠났다. 7살 빈이의 좌충우돌 중국 여행은 바야흐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지하철에서 낯선 중국인 할아버지 옆구리에 기대어 잠들기도 하고, 시장통에서 만난 9살 소녀 정쯔링과 금세 친해져 언니 동생 하며 손잡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그런데 오는 22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아빠 어디 가'의 내용 일부가 인터넷 신문 기사에 미리 올라왔다. 한창 즐겁게 중국 여행을 하던 빈이가 문득 "나도 무인도에 갈 걸 그랬어!" 라고 말했다는 제목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기사였다. 도대체 왜 중국보다 무인도가 더 좋다는 것일까? 내용을 읽어보니 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임찬형 때문이었다. 무슨 말끝에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르나, 아빠와 대화를 나누던 빈이는 대뜸 "무인도로 떠난 가족들이 걱정돼요. 찬형 오빠가 보고 싶어요." 라고 말하며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세윤이랑 찬형이가 같이 무인도에 가서 질투가 나느냐?"고 성동일이 묻자, 성빈은 "그게 아니라"라고 말끝을 흐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다. 정웅인이 다른 스케줄 관계로 아빠들의 예비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여행 경비 배틀에서 제외되자, 정웅인-세윤 부녀는 자동으로 류진-찬형 부자와 함께 무인도행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세윤이와 함께 간다는 것만으로 좋아하던 찬형이는 차츰 무인도에서의 고달픈 생활에 지치며 "하루가 1년 같다"고 하소연했다는데, 그 순간 머나먼 중국에서 오직 그만을 그리워하는 한 소녀의 일편단심을 행여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나도 찬형 오빠를 따라서 무인도에 갈 걸 그랬어!" 빈이의 용감한 돌직구 고백에 아빠 성동일은 적잖이 당황하고 말았다는데, 겨우 7살 짜리의 사랑 고백이 어쩌면 이렇게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 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눈에서 멀어져도, 빈이의 마음속에는 오직 찬형이 뿐이었다. 외국의 낯선 풍물을 신기하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그 조그만 가슴은 꽉 채워질 법한데, 빈이는 그 작은 가슴 한켠에 그리움의 공간을 소중히 남겨 두었던 것이다. 너무나 예쁘고 애틋한 빈이의 첫사랑이 꼭 이루어지기를 나는 소망한다. 비록 지금은 찬형이가 세윤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어차피 세윤이는 윤후를 좋아하지 않는가? 앞으로 수개월이 흐르고 1년이 흐르면, 그 때쯤엔 찬형이도 빈이의 마음을 기쁘게 받아 주겠지.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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