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레이싱 차량 반파, 사고 후 이틀만에 경기 출전?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의 레이싱 프로젝트를 위해 주행 연습을 하던 중 차량이 크게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다. 원래 '무한도전' 서킷 연습은 7월4일 예정이었으나 관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우려해 하루 앞당겨진 3일로 스케줄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필 이 날은 비가 많이 내려 사고 위험이 높은 도로 상태였다. 유재석의 차량은 코너를 돌다가 방호벽과 부딪혀 앞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사진 속 차량의 망가진 형체를 보니 절로 눈앞이 아찔해진다. 그래도 다행히 병원 검진 결과 유재석의 몸 상태에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사해 준 것이 너무 고마웠다. 안전 장비가 잘 갖춰져 있고 유재석의 운전 솜씨도 능숙하다지만,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졌으니 어찌 위험 천만한 사고가 아니었으랴! 운이 나빴더라면 무슨 일이 발생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유재석이 탔던 레이싱카는 즉시 공장으로 옮겨져 긴급 수리에 들어갔고, 유재석은 차량 수리 후 7월 5일 예선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기사를 읽는 순간 나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엄연한 차량 사고인데, 그것도 꽤 큰 사고인데, 아무리 현재 몸에 이상이 없다 해도 며칠 내로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이고, 무엇보다 정신적 충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사고 후 고작 이틀만에 경기 출전을 하다니, 아무리 대중과의 약속이라지만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무리 괜찮은 듯 환하게 웃고 있어도, 유재석도 사람이다.

 

차량이 방호벽에 부딪히는 순간 유체이탈하는 듯 혼비백산하는 심경을 어찌 안 느꼈으랴! 아무리 멘탈이 강하다 해도 최소 며칠에서 몇달간은 트라우마에 시달릴 법한 경험이다. 더욱이 유재석은 전문 레이싱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익숙할 리도 없다. 그런데 고작 이틀만에, 저토록 심하게 망가졌다가 급하게 수리된 차량을 타고, 다시 고속의 레이싱을 펼치며 경기에 출전한다고? 아, 내 생각엔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 나는 굉장히 고지식하게 약속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웬만하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그 어떤 약속인들 사람의 안전이나 목숨보다 귀할 수 있을까?

 

하긴 레이싱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재미삼아 즐기는 위험한 스포츠 및 오락들이 참 많다. 빈번한 사고 때문에 죽기도 하고, 큰 부상을 입어 장애인이 되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에 충격받고 슬퍼하면서도 사람들은 계속 위험한 오락과 스포츠를 즐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취미들이 한편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부일 수도 있는 것을, 위험하니까 무작정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하지만 앞서도 말했다시피 유재석은 전문 레이서가 아니다. '무한도전' 말고도 그에겐 많은 스케줄이 있으며 '무한도전' 중에도 이것은 하나의 프로젝트일 뿐이다.

 

본업도 아닌 일에 지나치게 무리해서 임하다가 혹시라도 몸이나 마음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까봐 걱정이 된다. 재미가 좀 없어도 괜찮고, 한 번 덜 웃어도 괜찮으니, 제발 너무 위험한 시도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순간의 재미도 소중하지만, 다치거나 상하지 않고 오래 오래 건강한 모습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