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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보면 가끔씩 그 자리에 출연하지도 않은 사람의 존재감이 엄청나게 부각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황금어장 - 라디오스타'의 '무한도전' 특집에서는 박명수, 하하, 정형돈 세 사람만 출연했는데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유재석의 존재감이 너무 크게 느껴졌었죠. 그런데 이번 주의 '해피투게더'에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한 사람 '윤종신'의 존재가 너무 크게 드러나는 바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유재석과 '무한도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름이니 만큼 그럴 수 있다 쳐도 '해피투게더'와 윤종신은 별 상관도 없는데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너무 뜻밖이었으니까요. '목욕탕 음악회 특집' 이라는 주제하에 4명의 실력파 가수들이 찜질복을 입고 모여 앉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 ..
사실 저는 지금껏 '위대한 탄생'의 시즌2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을 살펴보면 현재 멘토들의 인간적이고 따스한 면모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데, 어쩐지 제 마음에는 별로 와닿질 않았어요. 그저 밋밋하고 식상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시즌1의 김태원처럼 매회마다 가슴을 울리는 명언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도 없고, 방시혁이나 이은미처럼 악당(?) 캐릭터를 맡아서 욕을 먹어주는 사람도 없지요. 그냥 다들 비슷비슷하게 배려심 깊고, 초반에 독설을 좀 하는가 싶던 윤상이나 윤일상도 이제 보니 남들과 다를 것 없는 순둥이입니다. 멘토들 각자의 특별한 개성이랄까, 독특한 캐릭터랄까, 그런 것들이 좀처럼 잡히질 않는군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대중가요를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10살 때까지 안방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는데, 가요톱10이 방송되는 날이면 부모님과 함께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이번 주에는 누가 우승할지 궁금한 마음에 늦게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어린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들과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노래들이 골고루 섞여서 방송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함께 시청하면서 즐길 수가 있었어요. 더구나 MBC '10대 가수 가요제' 등 연말이면 개최되었던 각종 가요제와 시상식은 폭넓은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 해 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10명의 스타 가수들이 선정되면, 그 중에는 중년의 트로트 가수도 있었고 10대 후반의 댄스 가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아..
KBS 2TV '스타 인생극장'에 가수 김태원과 그의 아내가 출연했습니다. 예전에도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씨를 브라운관에서 몇 차례 본 적은 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그녀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고와지기만 하는군요. 김태원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강호동이 물었습니다. "김태원씨에게 아내란 어떤 존재입니까?" 그러자 김태원이 대답했습니다. "저로 하여금 세상 모든 여자들을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게 만든, 그런 존재입니다" 꽃다운 청춘에 만나 중년에 이른 지금까지 그렇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서인지, 이현주씨는 2년 전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젊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 항상 기타를 품에 안고 다니는 김태원에게 당시 연인이던 아내가 "기타를 더 사랑하는지 나를 더 사랑하는지" 하고 물으..
저는 원래 DJ DOC에 대해서 잘 몰랐고, 1집 활동을 마친 후 멤버 교체가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예전 멤버 박정환이 이하늘과 김창렬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도 그냥 무슨 사정이 있었나보다 할 뿐, 특별한 관심은 끌리지 않았습니다. DJ DOC는 예전부터 워낙 시끄러운 팀이었기 때문에,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도 별로 신기할 게 없다고 느껴졌지요. 그러던 제가 갑자기 이 사건에 관심이 생긴 것은, 이하늘과 김창렬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박정환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였습니다. 그 사과하는 말들이 너무나 기막혔거든요. 진정으로 사과를 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세한 내막도 모르고 관심도 없던 사..
싱어송라이터 특집으로 꾸며진 '놀러와'에 조덕배, 강산에, 조규찬이 출연했습니다. 역시 섭외력이 대단하더군요. 다른 두 사람도 그렇지만 특히 조덕배의 모습을 토크쇼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첫 예능 출연에 무척 긴장했다던 조덕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골방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해가며, 너무 편안해서 잠이 쏟아질 지경이라는 농담을 할 만큼 릴랙스해졌습니다. 현재도 뇌졸중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탓에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힘겨워 보여서 안타깝긴 했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벼운 농담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는 훌륭히 극복해낸 모습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뇌출혈 당시 웃음에 관련된 신경이 건드려졌기 때문에, 그 이후 조덕배는 스스로 웃음을 통제할 수 없는 어..
'슈퍼스타K' 시즌3의 우승은 예상했던 대로 울랄라세션에게 돌아갔습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간절히 응원하던 팀이었기 때문에 매우 기뻤습니다. (물론 버스커버스커도 좋았지만요,.^^) 가장 기뻤던 때는 박승일이 우승 소감 중에 "윤택이형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라고 말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그 말을 듣기 전에도 약간 짐작은 했었습니다. 어느새 임윤택의 두피에 검은 머리카락이 송송 자라나 있고, 그 위에 면도기로 멋진 문양까지 새겨놓은 것을 보면서 말이죠. 그런데 동료 멤버의 증언으로 직접 확인하고 나니 그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임윤택은 특유의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지으며 의기양양하게 V자 표시를 그려 보이더군요. "사실 의사선생님한테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었는데... 그게 ..
현재 9라운드 경연이 진행중인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이어질 10라운드에 새 가수로서 테이가 합류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합류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내용의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이제껏 그런 식으로 연막을 치던 가수들 대부분이 소문 그대로 합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테이의 합류도 거의 기정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최근 '나가수'의 출연진들은 그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옥주현을 필두로 하여 바이브의 윤민수가 그 뒤를 따랐고, 최근에는 거미까지 동참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테이가 합류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그의..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나, 미국 음악 여행 '바람에 실려'는 컨셉 자체의 신선함과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임재범의 노래를 무려 3곡이나 ('너를 위해', '데스페라도', '솔져 오브 포츈') 들으며 귀가 호강했던 UC 버클리에서의 공연은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그 공연에서는 이홍기의 '고해'와 이준혁의 '비상'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중간에 낚시를 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길게 들어가서 지루하게 만드는 등, 좀 더 알차고 재미있게 편집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항상 남지만, 듣고 싶었던 음악만 충분히 듣는다면 그런 불만쯤은 얼마든지 덮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몬트레이 ..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