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번 주에 김태균이 소개한 사연은 날마다 공부는 하지 않고 연예인을 비롯한 만화 캐릭터 등의 성대모사 연습에 여념이 없는 고등학생 아들 때문에 걱정이신 어머니의 사연이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에, 방 안에서 혼자 이불을 덮어쓰고 성대모사 연습중인 아들의 모습을 몰래 찍어서 보내신 어머니의 영상이 증거 자료로 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상당하더군요. 특히 이선균과 김경진의 목소리는 너무 똑같아서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올 지경이었습니다. 개그맨 중 성대모사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정성호나 서경석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을만한, 아마추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의 레벨이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이 등장하자, 김태균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영상을 보니까 아드님이 굉장히 잘하시는데요!" 그러자 어..
너무나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서는 자신의 아내와 아기를 학대하며 살아가는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스스로는 그게 왜 잘못인지를 지금껏 몰랐다는군요. 아내가 그토록 힘들어하는 줄은 상상도 못했고, 심지어는 '전국 고민 자랑'이라는 이 프로그램에 왜 출연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어려서 부친을 잃고 누나들과 함께 붕어빵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라온 그 남자는, 절약하는 생활 습관이 몸에 배었고 그게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구두쇠 남편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아내가 털어놓은 내용들은 그야말로 상상초월,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끔찍했습니다. 남편의 초절정 짠돌이, 구두쇠 행각의 결과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잘나가는 닭갈비집 사장에 모아둔 돈도 억소리나게 있으면서, 17개월 된 아기와 함..
점차 '나는 가수다'에서 마음이 멀어집니다. 예전처럼 기다려지지도 않고, 가슴 졸이며 결과를 궁금해 하게 되지도 않습니다. 그 동안 출연 중인 7팀의 가수 중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유심히 지켜보던 것은 오직 3팀뿐이었는데, 이제 그 중 자우림이 명예졸업을 하게 됨으로써 한층 더 멀어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새로 합류하게 된 신효범과 테이의 첫 무대를 본 후에야 확실한 말을 할 수 있겠지만요. 특히 적우의 답답하고 걸쭉한 목소리를 다음 라운드에서 또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그녀의 무대를 보고 나면, 마치 늪 속에 빠졌다가 간신히 기어나온 것처럼 온 몸이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거든요. 더구나 이번에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를 불렀기 때문에 거부감이 ..
최근 '무한도전'은 다른 프로그램의 맛갈스런 패러디를 부쩍 즐기고 있습니다. MBC는 말할 것도 없고 타 방송사의 '짝'까지 패러디했을 정도니까요. 이런 '무한도전'에서 2011년 최고의 핫이슈였던 '나는 가수다'를 패러디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기획된 '나름 가수다'가 드디어 방송되기 시작했군요. 지난 3회에 걸쳐 화제를 모았던 '무한도전 가요제'가 창작의 신비를 체험하게 해주었다면 '나름 가수다'는 편곡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테니, 나름 색다른 재미를 기대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해 왔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치 못했던 즐거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음악요정(?) 정재형이 자청하여 MC를 맡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순정마초' 이..
사실 저는 연말마다 각 방송사에서 개최되는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 등의 시상식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평소 TV 연예에 관심이 많고 드라마와 예능을 무척 좋아하지만, 저 같이 평범한 시청자 입장에서 시상식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언제부턴가 하기 시작했거든요. 어차피 그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는 일...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끼리 서로 힘내라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여러가지 상을 만들어 골고루 나눠갖는 것... 시상식을 그런 정도로 인식하면서, 저는 그들이 만들어낸 드라마나 예능 등의 작품을 즐기면 그뿐이지, 누가 상을 받고 안 받는 문제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좀 뒤늦은 관심이 생기더군요.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
이번 주 '강심장'은 여배우 김현주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그녀의 토크는 얼핏 특이할 것 없는 학창시절 짝사랑의 추억 이야기만 같았지요. 중학교 때 유부남 영어선생님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고 김현주는 과감히 고백하더군요. 당시 선생님께는 세 살배기 어린 딸까지 있었는데도, 졸업 후 그 아이를 자신이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할 만큼 좋아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과 사모님은 무척이나 부부 금슬이 좋으셔서 곧이어 둘째를 출산하셨고, 김현주는 안타까운 짝사랑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얼마 후 선생님은 전근을 가셨고 인연도 그렇게 끝나나 싶었지만, 김현주가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그 곳에서 극적..
가수 임재범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열띤 환호성과 더불어 갖가지 논란이 따라다닙니다. 그가 입을 열어 몇 마디 말을 하거나 심지어 손가락 하나만 까딱 해도 여기저기서 각양각색의 다양한 반응과 예상치 못했던 잡음이 일어납니다. 한 가지 루머가 잠잠하게 해결되었나 싶으면 곧이어 제2탄, 3탄, 4탄의 더욱 혹독한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합니다. 이쯤이면 그만 멈추어도 될 듯 싶은데, 임재범을 흔들어대는 모진 바람은 도대체 아무리 기다려도 끝날 기미가 없군요. 한 사람의 존재가 이토록 어딜가나 태풍의 눈이 되다니, 확실히 범상치는 않은 운명입니다.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한 것이 지난 5월 말의 일이니 벌써 7개월이나 흘렀는데, 아직도 '나가수'와 임재범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기만 하면 세상은 온통 시끄..
자기의 말 못하던 고민을 속시원히 전국민 앞에 털어놓음으로써 해결책을 찾거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컨셉으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는 이제껏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어떤 톱스타가 일일 게스트로 출연한다 해도 막상 고민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부터는 모든 시선이 그 쪽으로 쏠리게 마련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주에는 특별히 연예인들이 직접 고민의 주인공으로 나섰군요. 어떤 사람에게서 예상치 못한 의외성을 발견할 때, 그 신선한 충격은 대단한 매력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이번 주 고민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연예인들도 대중이 알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을 선보였는데, 그들이 고민이라며 호소한 내용들 역시 오히려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더군요. 특히 삼촌들의 로망이며 국민 여동생인 ..
'무릎팍도사' 한테 10~20분 가량의 시간을 빌어 간신히 셋방살이하는 것처럼 보이던 '라디오스타'가 일약 1시간 짜리 프로그램으로 재편성되었을 때, 과연 그 특성을 잘 유지하며 재미있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현재 '라디오스타'는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화려한 메이저 예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전반부의 토크에 이어 후반부의 '고품격 노래방'이 추가되면서, 예전부터 농담삼아 자부해 왔던 '고품격 음악 토크쇼'의 분위기도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국민로커 김경호와 발라드의 신 김연우를 초대하여 깨알같은 토크와 질 높은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주 방송은 속속들이 재미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개그맨 정성호와 장재영도 함께 출연했지만..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꾸며진 '강심장'은 화려한 게스트로 가득했습니다. 예능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여배우 김현주와 삼촌들의 로망 아이유, 훤칠한 비주얼의 이정진과 류태준 등 훈남들까지 함께 한 자리였지요. 하지만 그들이 야심차게 털어놓은 이야기보다, 어떤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이 제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방송이 시작될 무렵, 언제나처럼 고정 패널들의 엽기적인 분장쇼가 짧게 펼쳐졌습니다. 사람을 한껏 기괴한 모양으로 꾸며놓고 웃음을 주는 것인데, 주로 정주리와 신동이 희생양(?)이 되곤 했지요. 개인적으로 제 생각에는 재미도 없고 민망할 뿐이어서 그 코너를 없앴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아니면 방송 내내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하고 앉아 있어야 할지도 모를 희생양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고맙고 소중한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