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태원과 그의 아내, 이 시대 부부들의 아름다운 귀감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김태원과 그의 아내, 이 시대 부부들의 아름다운 귀감

빛무리~ 2011. 11. 16. 12:25
반응형




KBS 2TV '스타 인생극장'에 가수 김태원과 그의 아내가 출연했습니다. 예전에도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씨를 브라운관에서 몇 차례 본 적은 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그녀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고와지기만 하는군요. 김태원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강호동이 물었습니다. "김태원씨에게 아내란 어떤 존재입니까?" 그러자 김태원이 대답했습니다. "저로 하여금 세상 모든 여자들을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게 만든, 그런 존재입니다" 꽃다운 청춘에 만나 중년에 이른 지금까지 그렇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서인지, 이현주씨는 2년 전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젊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 항상 기타를 품에 안고 다니는 김태원에게 당시 연인이던 아내가 "기타를 더 사랑하는지 나를 더 사랑하는지" 하고 물으면, 김태원은 '기타'라고 대답했었다는군요.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음악에 미쳐있던 시절이었다고, 김태원은 그렇게 회상했습니다. 지금은 '부활'과 가족 중 어느 쪽이 더 소중하냐는 질문에 김태원은 "당연히 가족"이라고 답하며 "음악은 부활에만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음악은 내가 주유소에서 일을 하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음악을 한답시고 가정을 소홀히 하거나 굶긴다면 그건 제일 밑바닥이고 남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김태원의 단호한 발언은 제 마음속에 적잖은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어찌 보면 참으로 당연한 진리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밥 먹고 사는 것만도 워낙 힘든 세상이다 보니 생업에 치여서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술 활동이라든가 사회 운동이라든가, 기타 등등의 특별한 자아 실현을 위해서 가족을 등한시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품은 뜻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족을 돌볼 수 없게 된다거나 심지어 가족을 희생시켜야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차라리 가족을 만들지 않고 혼자 살아야 맞는게 아닐까요?

아무리 정의롭고 선한 일을 하면서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하더라도,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위대한 예술품을 탄생시켜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가족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면 그 인생은 본받을만한 것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태원도 한 때 젊은 시절에는 그릇된 판단으로 가족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었겠지만, 이제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 진실인지를 깨달았군요. 더불어 그는 가장 훌륭한 배필을 만나, 가정 생활은 물론 음악 활동에 있어서도 막대한 도움을 받으며, 지금도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한국 음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습니다.

2009년 '남자의 자격'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주어진 미션은 "남자, 두 번 결혼하기" 였습니다.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져 버린 중년의 부부들이 새로운 설렘을 체험할 수 있도록, 두번째 결혼식을 치러 주는 것이었지요. 당시 멤버들 중 김국진,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은 싱글이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었고, 이윤석은 결혼한지 얼마 안 되는 신혼이었기 때문에 역시 그 미션의 대상에서는 제외되었습니다. 결국 이경규와 김태원만이 후보에 올랐는데, 그들은 제작진의 요청에 따라 느닷없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다시 태어나도 나와 결혼할 거야?" 라고 물어봐야 했습니다. 중년 남성들에게는 정말 낯간지러운 질문이었지요.

이경규의 아내가 뭐라고 대답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선뜻 그러겠다고 오케이하는 대답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퉁박을 주었던 것 같아요. 그에 비해 김태원의 아내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럼, 하지" 라고 대답했습니다. 김태원이 감격한 표정으로 "왜?"냐고 묻자 아내는 "당신, 다른 여자한테 주기는 아까워서" 라고 또 선뜻 대답하더군요. 그 때만 해도 제가 골골거리는 국민할매 김태원의 매력을 모르고 있던 시절이라, 그런 아내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참으로 신기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그럼요, 다시 태어나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그런 남편일 거예요.

올해 초 김태원이 초기 위암을 진단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며 걱정한 사람도 아내였습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미안해서, 너무나 미안해서 도저히 죽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김태원을 만나 사랑하게 된 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강해질 만큼 강해진 그녀였지만, 남편의 암 선고와 수술 앞에서는 담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있다가 갑자기 남편이 사라지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는군요.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필리핀에서 지내고 있지만, 저번 주에 '남자의 자격'을 보다가 너무도 남편이 그리워져서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남편에게로 달려왔다고 말하는 이현주씨의 눈빛에는 여전히 김태원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가족이 함께 살 수 없다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언제나 변함없이 지속되는 그들의 사랑은 그저 부러울 뿐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아들의 병 때문에 날마다 적잖은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텐데, 힘든 만큼 예민해지거나 다툼이 잦아질 수도 있을텐데, 오히려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온기를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이 시대 모든 부부들이 본받아야 할, 참으로 아름다운 귀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