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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빠져나오기 힘든 거미의 매력, 난 행복해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가수' 빠져나오기 힘든 거미의 매력, 난 행복해

빛무리~ 2011. 11. 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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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요. 

                                      [ 가수 거미의 음악 / 방송 영상 무료 감상하기 ]

그녀의 선곡과 무대를 보면 의외로 야심(?)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인순이를 비롯한 기존 가수들의 경력과 연륜에 비한다면 2003년에 데뷔한 거미는 이제 경력도 8년에 지나지 않고 나이도 가장 어린 막내이지만,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미의 당돌한 첫 도전장은 일단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소라의 특유의 애절한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불러서 이토록 멋스럽게 변신한 경우를 두번째로 보게 되는군요. (첫번째는 물론 김범수의 '제발'이었죠) 거미의 '난 행복해'는 시원스런 고음을 내지르던 후반보다도 조용히 흐느끼던 초반의 창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거북스런 흐느낌이 아니라, 그 목소리와 숨소리 전체에 눈물이 배어 있는 듯 매우 진실하게 다가오는 흐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노래를 마치고 내려오자마자 거미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노래하면서 참느라 혼났다고, 매니저 김신영에게 말하더군요. 눈물의 이유를 묻는 제작진에게는 그저 지나온 시간들이 문득 스쳐갔으며, 가수가 된 이래 처음으로 노래하기 전에 무대에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노라고 말했습니다. 단단히 각오하고 나오긴 했지만 역시 '나가수'의 무대가 주는 압박감은 견디기 힘든 정도였나봅니다. 김경호나 바비킴 등의 대선배들도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떠는 무대니까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거미가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노래하겠다"고 말했었죠. 과연 그녀의 떨림과 흐느낌 속에 담긴 진심은 청중평가단에게도 그대로 전달된 모양입니다. 첫 경연에서 무려 2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니까요. "워메, 어찌까이~" 하는 고향 사투리로 기쁜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거미의 모습에서는, 노래할 때의 세련된 분위기와 달리 토속적이고 순박한 느낌의 또 다른 매력까지 느껴지더군요. 예전부터 느끼던 것이지만, 머리카락을 뒤로 넘긴 얼굴은 안문숙과 꽤 많이 닮았어요..ㅎㅎ (그런데 안문숙이 코믹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지, 얼굴 자체는 상당한 미인이죠..^^)

김경호의 '이유같지 않은 이유'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었기 때문에 거미가 1위를 못했다고 아쉬워할 이유는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콘서트장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생생히 느끼게 해 준 김경호의 무대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긴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휘날리는 헤드뱅잉이며, 유연한 몸으로 자유롭게 리듬을 타는 춤의 동작들이며, 특별 초청된 래퍼의 속사포 랩과 기타리스트 두 명의 일렉기타 연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환상이었습니다.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MC 윤종신도, 지켜보는 다른 가수들과 매니저들도, 500명의 청중평가단도, 집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흥겹게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김경호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나 찬사의 글을 쓴 적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언급은 반복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쯤 해둬야겠네요. 9라운드의 1차 경연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것은 '언니라 불리는 사나이' 김경호였지만, 새로 등장한 금발의 디바 거미 역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자문위원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거미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지닌 가수라고 칭찬하더군요. 그녀 자신도 '나가수'에서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드리겠다 약속하면서, 자기를 떨어뜨리면 후회하실 거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지연이라는 본명 대신 선택한 '거미(巨美)'라는 예명은 한자 그대로 커다란 아름다움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거미의 음악에 걸려들면 쉽사리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는군요. 지금까지는 그 예명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번 '나가수' 무대에서 그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었습니다. 눈부신 햇살 아래 화려한 빛깔로 반짝이는 촘촘한 거미줄... 그것에 휩싸인다면 결코 빠져나오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저는 치명적 독향을 품은 음악에 몽롱히 취해가는 듯한 그 느낌도 아주 괜찮을 듯 싶군요. 앞으로 거미, 그녀의 다채로운 활약을 기대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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