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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해피투게더' 200회 특집에서 가장 제 눈을 사로잡은 사람은 김신영이었습니다. 언젠가 김신영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이영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영이는 개그우먼으로서 정말 훌륭한 재능을 지녔고 열심히 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거예요. 그런데 신영이가 정말 여자로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대견하면서도 걱정이 돼요. 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서의 행복도 중요한데..." 그리고 이번에 함께 출연한 정선희 또한 김신영을 가까이에서 겪어 보니까, 예능인으로서 적합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의외로 내성적이고 어두운 면도 많고, 무엇보다 인생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말이지요. 그토록 깊은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개그를 위한 아이디어들을 무궁무진하게 짜내는 걸 보..
개인적으로 여배우 특집보다는 명품 조연배우 특집을 훨씬 더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배우들이 저의 기대치를 훨씬 윗도는 재미를 선사해 주는 것을 보고 나서는, 명품 조연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져 있었지요. 특히 성동일과 김정태의 예능감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풍선처럼 부푼 기대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그들이 출연하는 '1박2일-명품 조연 특집' 제1탄이 그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간략한 소감을 말한다면, 절대 실망스럽지는 않았으나 기대만큼 재미있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이에요. 조성하, 안길강, 성지루, 고창석은 아예 예능 출연 자체가 처음인 배우들이었고, 생각해 보니 성동일과 김정태도 토크쇼에서 그 입담을 뽐내는 것은 보았지만 리얼..
예전에 개그맨 신동엽을 굉장히 좋아했더랬습니다. 바로 '쟁반노래방'을 진행하던 시절이었죠. 그 때는 누가 저에게 좋아하는 연예인을 물어보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신동엽이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온통 짖궂고 깐죽대는 이미지만 있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해피투게더'를 보면 볼수록 굉장히 의외의 모습들을 발견했거든요. 그는 보조 MC 이효리와 수많은 게스트들을 언제나 편안하고 능란하게 조율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안정되게 하는 든든한 리더쉽을 보여주었고, 가볍게 스치는 장면들에서 섬세한 배려심을 드러냈습니다. 마치 요즘의 유재석을 보는 것 같았어요. 그 이후로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점점 활동이 뜸해지고 위상이 예전같지 않으나 저는 아직도 신동엽에 대한 호감을 버리지 않고 ..
'1박2일'의 신입생 엄태웅은 등장하자마자 영웅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끌려나왔던 첫 등장에서부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빵빵 터뜨리더니, 의외로 구구단 게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無)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첫 촬영부터 낙오가 되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친화력을 자랑하며 정해진 시간내에 다음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미션에 너끈히 성공하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2주간의 방송에서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엄태웅에게만 대놓고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그냥 짜여진 프로그램에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구심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신입에 대한 아무 혜택 없이 모두 똑같은 상황..
'시크릿가든 스페셜'에서는 시청자들이 주는 특별한 상이 출연진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중 '미친 존재감' 김비서 역의 김성오에게 돌아갔군요. 김주원(현빈)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박상무(이병준), 길라임(하지원)의 액션스쿨 선배로서 재벌인 김주원을 "우리 주원이~"라고 부르던 능청꾸러기 황정환(장서원), 짧은 등장에도 성자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이 김비서와 더불어 물망에 올랐는데, 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김비서가 소박한 영예를 차지한 것입니다. 따로 시상식도 없이 그냥 개인 인터뷰 중에 트로피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인상적인 것은 그 트로피를 받고 너무나 진지하게 기뻐하는 김성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기 앞으로 쑥 내밀어지는 트로피를 보더니 그는 ..
사실 저는 박명수라는 연예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방송에 비춰지는 그의 캐릭터를 무척이나 싫어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성실하고 버럭버럭 화 잘 내는 캐릭터를 잡은 덕분에, 박명수는 아무런 자제도 하지 않고 자기 성격대로 방송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 박명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일 뿐 그의 실제 모습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의 실제 성격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방송에 비춰지는 모습은 확실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악마적 캐릭터 때문만이 아니라, 제가 높이 평가하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를테면 '해피투게더'처럼 토크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
저는 '밤이면 밤마다'를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고 생각합니다. 갖가지 오해와 루머와 비난 등에 휩싸였던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면, 전체 다는 아니더라도 일부분이나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을 여러 차례 느꼈거든요. '무릎팍 도사'는 오히려 초반의 날카로운 기세가 확연히 꺾여서 부드러운 방송이 되어버린 반면에, 이제 막 탄생한 '밤밤'은 신생아의 힘찬 울음소리처럼 기세등등했습니다. 정선희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아직도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의문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 사안이 지나치게 심각한지라 공중파에서 대놓고 자기 입으로 모든 사실을 밝히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
이번 주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새삼 절실하게 느낀 사실은, 대단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그에 합당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대손님은 영화 '참을 수 없는'의 주연배우 3명과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 2명이었지요. 정찬, 김흥수, 추자현도 나름 열심히 하려는 것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선우와 박슬기의 활약이 없었다면 굉장히 썰렁했을 방송이었습니다. 특히 박슬기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소찬휘의 tears를 부르며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더니, 다년간의 리포터 활동으로 터득한 인터뷰 요령을 맛갈스럽게 풀어내며 아낌없는 웃음을 선사하더군요. 그녀의 춤과 노래실력은 단연코 수준급이었으며, 예능감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로 ..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선우용녀와 박영규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예능감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들은 MC 박미선과 더불어 잠시 즉흥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어요. 몇 년째 백수로 처가살이를 하면서 만날 얻어먹기만 좋아하는 사위를 나무라는 선우용녀 할머니와, 그런 장모님한테 서운해하는 박영규, 그 와중에 등장해서 남편의 편을 드는 박미선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10년 전의 미달이네 가족을 그대로 다시 보고 있는 것만 같더군요. '순풍 산부인과'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니 참 많이도 그립고 정겨웠습니다. 저는 그 작품 이후로 김병욱 PD 시트콤의 매니아가 되었지요. '스타 퀴즈' 코너에서 박영규가 자신을 소재로 낸 문제는 "박영규는 영화촬영장에서는 ○○가 되고 싶어한다" 였는데, 정답은 '..
이번 주 '해피투게더'에는 다섯 명의 청춘 남자 가수들이 출연했습니다. 이루, 브라이언, 서인국, 창민, 이현... 이렇게 5명이었지요. 굳이 조금이라도 더 비중이 쏠렸던 게스트를 꼽는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느라 2년간 연예계를 떠나 있다가 전격 컴백한 이루였다고 하겠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 '밥만 잘 먹더라' 라는 노래에 꽂혀 있는 나머지 창민과 이현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되더군요. 2AM의 창민은 벌써 오래 전부터 '스타 골든벨'에서 대활약을 펼쳤고, 그 외에도 여기저기 예능에 얼굴을 많이 비추었으니 벌써 익숙할 만큼 익숙해졌지요. 그런데 최근 '세바퀴'에 창민과 함께 출연하여 '밥만 잘 먹더라' 하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생소한 얼굴이 눈에 띄더군요. 에이트(8eight)라는 그룹 소속의 가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