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해피투게더'를 살린 박슬기의 보석같은 활약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해피투게더'를 살린 박슬기의 보석같은 활약

빛무리~ 2010. 10. 22. 06:30
반응형





이번 주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새삼 절실하게 느낀 사실은, 대단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그에 합당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초대손님은 영화 '참을 수 없는'의 주연배우 3명과 '남자의 자격' 합창단 멤버 2명이었지요. 정찬, 김흥수, 추자현도 나름 열심히 하려는 것이 눈에 보이긴 했지만 선우와 박슬기의 활약이 없었다면 굉장히 썰렁했을 방송이었습니다.

특히 박슬기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소찬휘의 tears를 부르며 춤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더니, 다년간의 리포터 활동으로 터득한 인터뷰 요령을 맛갈스럽게 풀어내며 아낌없는 웃음을 선사하더군요. 그녀의 춤과 노래실력은 단연코 수준급이었으며, 예능감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 놓고 그녀가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배우 3인방의 잔잔한 토크가 이어졌지요.


약간 루즈해진다 싶을 무렵, 유재석은 분위기의 주도권을 다시 박슬기에게 넘겼습니다. 리포터 답게 연기자들을 향한 질문을 직접 해보라는 것이었지요. 박슬기는 유재석의 토스를 가뿐히 받아 넘기더군요. "영화 찍으실 때요, 애정신을 찍다가 진짜로 훅~ 간 적은 없나요?" 특별히 신선하지는 않아도 연기자들을 보면 항상 궁금해지는 이야기였지요. 적절한 타이밍에 최고의 액션과 더불어 띄워진 그녀의 질문은 분위기를 다시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그 질문에 이어졌던 추자현의 답변을 잠시 언급해 본다면, 정찬과 단둘이 촬영하는 장면에서 야구 중계를 보며 좋아하는 정찬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대본에도 없는 뽀뽀를 했노라는 추자현의 고백은 참으로 당돌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박슬기의 질문도 살고 예능의 분위기도 살아서 좋기는 했는데, 그녀 본인의 이미지에는 썩 좋을 것 같지 않더군요. X맨 출연 당시에는 노골적으로 유재석을 좋아한다더니,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정찬을 좋아하는 듯한 제스처를 하니까 말이에요. 어떻게든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매번 그녀가 선택하는 방법이 최선은 아니다 싶었어요.


그런데 정찬은 추자현에게 영원한 동료일 뿐이라고 명토를 박더군요. "오빠, 그럼 내가 뭐가 돼요..;;" 추자현의 입장은 그냥 보기에도 꽤나 민망했습니다. 다음에 또 그녀에게 예능 출연의 기회가 있다면, 러브라인 말고 다른 쪽으로 더욱 알차게 준비를 해 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정찬이 선우에게 관심을 표명하자 박슬기는 잽싸게 김흥수에게로 방향을 전환하는 노련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매번 신봉선이 남자 게스트에게 들이댈 때는 그 태도가 너무 거칠어서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박슬기는 그저 폴짝폴짝 귀여운 느낌이더군요. 190cm의 김흥수와 더불어 연출한 '부녀지간' 샷은 꽤나 유쾌했습니다.


박슬기의 활약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재미있는 토크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학창시절의 응원단장 실력을 보여 달라는 MC의 요청이 떨어지기 무섭게, 박슬기는 준비해 온 물품들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고교시절에 입던 치어리더 복장과, 일부러 사비 2400원을 들여 사 온 노란색 수술이었습니다. 단발성 게스트에 불과했지만, 그녀가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는 특A급이었습니다. 더 이상의 성실함과 열정은 누구에게서도 기대하기 어려울 거예요. 박슬기의 신나는 응원 한 판으로, 예능 초보인 배우들의 토크는 한결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단계의 사우나 토크에서도 박슬기는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유해진 닮은꼴'의 얼굴로 일단 빵 터뜨려 주더니, 급기야는 대선배 박명수에게 한 방을 제대로 먹이더군요.

인터뷰하면서 리포터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단답형'으로 응대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인터뷰에 가장 멋지게 응해 주는 사람은 누가 있었느냐고 박미선이 묻자 박슬기는 주저없이 이병헌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의 멘트는 너무 주옥같아서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박명수가 "그럼 다 버릴만한 멘트를 하는 사람은 누구여?"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에 대한 박슬기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그걸 어떻게 말혀? 그걸 질문이라고 혀?" 


조금이라도 미숙했다면 당황하면서 "아니, 그런 사람은 없어요~" 정도로 답변하기가 쉬웠을텐데, 박슬기의 임기응변은 최고였습니다. 매번 뜬금없는 질문으로 맥을 끊던 박명수가 슬기에게 한 방 먹은 것을 보니 왠지 제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ㅎㅎ

박슬기의 활약을 너무나 즐겁게 지켜보고 그 열정에 감동까지 받은 저는 그녀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까 그녀의 원래 직업이 뭔지 잘 모르겠는 것이었습니다. 리포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본업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개그우먼이었나? 그런 듯 아닌 듯 확실치 않아서 저는 검색창에 박슬기의 이름을 입력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예상 외로 그녀의 직업은 탤런트 및 영화배우였습니다.


예전에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보여주었던 박슬기의 연기가 아직도 생생하지만 그녀를 배우라고 확정지어 생각하지 않은 이유를 굳이 대어 본다면, 요즘은 장르간의 벽이 많이 허물어진 상태라 가수며 개그맨들이 드라마나 시트콤에 출연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박슬기는 원래 직업이 연기자였군요.

언제나 타인을 웃게 해 주는 역할을 맡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정체성(?)이 흐려졌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짠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박슬기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습니다. 어느 자리에 있든지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귀엽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더없이 흐뭇한 '해피투게더' 였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