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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언제부턴지 주중 예능인 MBC '라디오스타'와 KBS '해피투게더'는 독특한 성향을 띠게 되었다.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과 재미로 승부하기보다는 이제껏 주목받지 못하던 중고신인(?)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새로운 매력을 드러냄으로써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는 식이다. 어쩌면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인 토크쇼 포맷을 꿋꿋이 고수하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정형화된 토크쇼의 포맷 안에서는 아무리 새로운 시도를 한다 해도 신선한 재미를 뽑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출연자의 개인적 능력에 기대는 측면이 많은데, 아무래도 잘 알려진 톱스타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고신인들에게서 의외의 반전 매력을 찾아내기가 더 쉬운 법이다. 최근 '해피투게더' 출연으로 검색어 1순위에 오르며 데뷔 10여년만에 가장 ..
최근 KBS는 '해피투게더3'의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알렸다. 박미선과 김신영이 하차하고 전현무가 새 MC로 합류하며, 기존 사우나 토크 방식에서도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거의 생겨나질 않는다.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나, 박명수가 남아있는 한 새로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을 것 같다. 유재석과 박명수의 조합에서 더 이상 무슨 신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전현무 역시 그간의 과도한 이미지 소비로 너무 낯익은 인물이 되어버렸기에, 이제는 그가 나와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안 봐도 다 알 것 같다. 기껏 열심히 개편이라고 한다지만, 보기 전부터 식상한 느낌이 확 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오랫동안 지루함의 늪에 빠진 목요일 밤 ..
'비정상회담'에서 수개월간 인기를 끌며 사랑받던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가 최단 시간에 급속도로 추락했다. 유부남인 그가 총각 행세를 하며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유혹했고, SNS를 통해 낯뜨거운 대화를 나누거나 실제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의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에네스 불륜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에네스는 부정이나 해명을 하기는 커녕 SNS 탈퇴와 연락 두절이라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더니, 잠시 후 그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고 터키행을 결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며칠 후 에네스 카야가 사과와 해명을 곁들여 장문의 입장 표명을 함으로써 터키행 결정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으나, 정작 '루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가 단호히 부정하지 못하는..
"Miss me or diss me" (나를 그리워하거나 욕하거나), 군대 관련 문제로 자숙하다가 4년만에 컴백하는 MC몽의 정규 6집 앨범 제목이다. 마치 대중을 향해 맞짱 뜨자고 덤비는 듯한 제목부터가 상당히 공격적이다. 이쯤되면 MC몽은 노골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컴백 전략으로 선택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MC몽은 동료 가수들에게도 자신의 컴백에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을 요청했고, 꽤 많은 실력파 가수들이 그의 손을 잡아 주었다. MC몽 6집 앨범의 피처링에 참여한 가수들은 허각, 에일리, 린, 백지영, 개리, 효린(씨스타), 민아(걸스데이) 등 그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한국에서 남자 연예인이 군대 문제로 한 번 찍히게 되면, 뒤늦게라도 군대를 정상적으로 다녀오지 않는 이상 이미지 회복..
오는 10월 컴백을 앞둔 서태지가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2 ‘해피투게더’에 단독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달 4일 진행되는 ‘해피투게더3’ 녹화에서는 4~5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집단 토크를 진행하던 방식을 무시한 채 유재석과 서태지의 단독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관해서 특정 게스트 특혜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서태지가 혼자 나오는데 여러 MC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까봐 녹화 초반에만 1시간 가량 유재석과 단둘이 대화를 나누다가, 그 이후에는 야간매점 세트에서 박명수, 박미선 등 다른 MC들도 함께 녹화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특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새 앨범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년간 고수하던 신비..
'사남일녀'라는 프로그램은 어찌 된 셈인지 초반부터 제목과 어긋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1~4회까지는 명실상부 '4남1녀'였으나 게스트가 초대된 5회 이후부터는 '4남2녀' 또는 '5남1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부터 이렇게 할 생각이었다면 제목을 '사남일녀'라고 지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니었을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게 되면서부터 신뢰를 잃었다.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기존 멤버들의 캐릭터가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려서 간헐적으로 게스트를 활용했다면 이렇지는 않았을텐데, 시청률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쳐서 마음이 급했던지 너무 일찍부터 게스트 카드를 꺼내는 바람에 정체성을 포기한 셈이 되고 만 것이다. '막내동생' 컨셉의 젊은 게스트가 매..
수많은 연예인 중에서 가장 그 속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박진영이었다.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로서의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든가 마음가짐 등에 대해서는 참으로 종잡을 수가 없었다. 단순히 방송만 보면 퍽이나 괜찮은 사람 같은데, 세간에 떠도는 갖가지 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그 인생의 행보는 좀 다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이면의 일들을 추측하기보다는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했기에, 꽤 오랫동안 박진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특히 '힐링캠프'나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그가 털어놓는 이야기들은 마음이 혹할 만큼 진솔하게 들렸고, '런닝맨' 등의 버라이어티에서도 소탈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
1968년, 라디오드라마로 제작된 '저 눈밭에 사슴이'는 현재까지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데뷔작이었습니다. 그 무렵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청순한 매력을 발산하며 제주여고에 재학중이던 한 명의 섬소녀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드라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꼭 배우가 되고 말겠다" 는 야무진 결심을 굳히게 되지요. 그 소녀는 훗날 여배우가 되어 연기대상 트로피를 5회나 차지하며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고, 방송 3사의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하는 한국 최초의 연기자가 됩니다. 바로 최근 2주 동안 '힐링캠프'의 주인공이었던 고두심의 이야기예요. 속속들이 따지고 보면 누구의 삶이건 특별하지 않은 인생이 있을까마는, 고두심의 인생은 더욱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듯 느껴졌습니다. 머나먼 남단의 섬 제주도..
기획사에 의해 철저히 훈련되고 만들어진 컨셉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을 볼 때, 특히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들을 볼 때, 그들이 정말 원해서 저런 모습으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회사의 방침에 따르는 것인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 그들 중에도 여러 케이스가 있겠는데, 본인이 적극적으로 그 컨셉에 동의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온전히 회사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유독 과한 섹시 컨셉으로 미성년 시절부터 빈번한 파문을 몰고 다녔던 포미닛의 현아라든가, '해피투게더'에서 느닷없이 바닥을 기어다니며 19금 분위기의 춤을 추는 바람에 모두를 당황시켰던 달샤벳 수빈(당시 18세 여고생)을 보면, 본인들이 좋아서 그러는 듯한 느낌이..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작곡가(윤종신)와 그의 고객들(성시경, 케이윌, 장재인)을 초대하여 작은 음악회 비슷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처럼 음악과 예능이 적절히 조화된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요. 언젠가부터 음악적인 열정 외에는 모든 것을 (자존심 포함) 내려놓은 듯한 윤종신의 소탈함이 돋보였고, 장재인의 독특한 스타일로 감상하는 '트러블메이커'도 정말 좋았습니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에 맞춰서 MC들과 G4가 "워우 워우워어~"를 떼창하는 모습도 흥겨웠고, 작사 천재 윤종신을 따라해 보자는 뜻에서 마련한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놀이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환생'의 첫 부분을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라고 바꿔버린 박미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