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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어차피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일인데,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기왕지사 해 오던 일이니 끝까지 굳세게 삽질(or 헛발질)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또 짧은 글을 끄적대기 시작합니다. '하이킥3' 122회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이별을 믿고 있을까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을까요? 지석-하선이 공항에서 보여준 애끓는 이별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의 이별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부터 분위기까지 너무 똑같으니, 마치 배우만 바꿔서 재연드라마를 찍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다면 민용-민정이 이별했던 것처럼 지석-하선도 이별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요? 하지만 ..
오랜만입니다. 이러다가는 훌쩍 건너뛰고 마지막회 리뷰나 쓰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좀 일찍 돌아왔습니다. 몇 분이라도 반겨 주신다면 다행이겠네요..^^ 종방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점점 지쳐서 받아먹을 힘도 없는데, 스텐레스김이 던지는 떡밥은 점점 커져만 가니, 그걸 일일이 쫓아다니다가는 꽥~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저는 이제 아무리 탐스러운 떡밥이 던져져도 일단 슥~ 피하고 볼 생각입니다. 김병욱은 116회의 엔딩에 "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라는 이적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을 삽입함으로써 모든 애청자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 눈에는 떡밥 티가 너무 심하게 났거든요. 며칠 후면 다시 만나게 될 윤지석(서지석..
스텐레스김이 예측 불허 '뒤통수 반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 때문이었지요. 별로 명예로운 칭호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만큼 충격적인 반전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중간 부분의 개연성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발표된 후, 그 범인이 너무 뜻밖의 인물이라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지요. 최소한의 복선도 깔아놓지 않고 제멋대로 이끌어낸 결말이었다며 비난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전문가들의 세심한 분석을 통해 크리스티가 곳곳에 숨겨 놓은 미묘하고 세심한 복선들이 속속 드러나며 비난은 곧 감탄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붕킥'은 그런 경우가 아니었죠. '지붕킥'의 결말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끄럽던 당시,..
생각해 보면 스텐레스김은 가난한 사람의 캐릭터를 멋지게 그려주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똑바로 살아라'에서도 가장 가난한 박영규가 가장 찌질한 못난이였죠. 손윗 동서 노주현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처지에 툭하면 병원 공금을 횡령하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등 민폐 행각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가진 자' 노주현이 너그러운 아량으로 늘 용서해주며 데리고 살았죠.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그와 같은 설정은 현실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극심한 가난은 사람의 마음조차 척박하게 만들어 버리니,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사회적 정의 따위를 챙길 여유가 없겠지요. 스텐레스김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 '지붕킥'의 신세경 한 사람을 제외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찌질하게 그려졌습니다. 이번 ..
오늘 포스팅은 제목부터 비속어가 난무하니 참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의 통통 튀는 개성과 특징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저 두 가지인 듯 싶어서요. 인터넷 검색으로 정확한 뜻을 찾아보니 '호구(虎口)'는 명사로서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나와 있군요. 그리고 '싸가지'는 원래 '싹수'의 비속어로서 올바른 언어로 사용하려면 '싹수가 없다'라고 서술어와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싸가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독립적인 단어가 되어버린 느낌이네요. 대충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 예의와 염치가 없는 사람'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하이킥3'의 캐릭터상으로 보면, ..
백진희의 취중 고백을 받은 윤계상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녀의 마음을 거절할지, 사실은 그것이 궁금했었습니다.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거절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윤계상이 어떤 제스처를 취하기도 전에, 백진희 본인이 먼저 나서서 모든 상황을 정리해 버렸군요.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조금은 씁쓸하고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저는 원래 아무나 쉽게 좋아하고, 아무한테나 쉽게 고백해 버리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세요" 라고 진희는 계상에게 말하는군요. 자기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진심어린 것이었는지를, 왜 그녀는 끝내 들키지 않으려고 했던 걸까요? 이제 와서 무슨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먼 길을 떠나야 하는 그 ..
이제껏 윤계상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죠. 몇 번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 머릿속에 생각나는 장면들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번째는 김지원과 함께 돌보아 드리던 독거노인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였습니다. 두번째는 김지원이 어린 시절에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녀를 닮은 그림 속의 여자를 보았을 때였죠. 그리고 이번에 91회에서 김지원에게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을 털어놓으며 흘리는 눈물이 세번째입니다. 이처럼 윤계상의 눈물은 모두 김지원과 연결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 눈물은 슬픔을 의미하며, 인간의 감정 중에 가장 순도 높은 감정이 바로 슬픔이라고 하지요. 드라마 '49일'에서 죽은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매개체도 역시 눈물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김지원은 ..
저는 언제나 윤지석(서지석)과 박하선 커플의 해피엔딩을 확신했지만, 그래도 결혼은 엔딩 무렵이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워낙 속도가 느려서 말이죠. 그런데 박하선이 마음을 열자마자, 언제 머뭇거렸냐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지금의 연애전선을 보면, 의외로 결혼이 빨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게다가 애써 주변에 숨긴다고 숨기는데, 둘 다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교무실에 마주 앉아 티나게 띵동띵동 문자를 주고받고... 수시로 둘이 눈 마주치며 웃고... 하물며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된 시상식장에서 보란듯이 수신호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이러면서 남들이 눈치 못 채길 바랍니까?;; 제가 보기에 이건 차라리 동네방네 광고하는 수준이에요. 동굴 속에서 데이트하며 시시덕거리는 모습이 양쪽..
윤시윤의 특별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를 모으던 88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껏 등장한 모든 카메오들 중, 윤시윤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군요. 다른 카메오들의 출연은 모두 극의 흐름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 에피소드로 마련되었던 것에 비해, 오직 윤시윤은 주요 여성 캐릭터인 박하선의 첫사랑으로 등장하여 '지하커플'의 미래에 청신호를 켜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했으니까요. 저는 '제빵왕 김탁구' 이후로 윤시윤의 출연작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친구의 꽃미모는 그 사이에 더욱 샤방샤방해졌군요..ㅎㅎ 마냥 수줍기만 하던 국문과 신입생 박하선이 생각지도 않은 암벽등반 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그 동아리에 있는 선배 윤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그의 모습을 곁눈질하며 짝사랑을 ..
참 오랫동안 가슴만 졸이게 하던 윤지석(서지석)과 박하선 커플이 드디어 78~79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행복한 연인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 동안 김병욱 시트콤에서 중반부쯤에 결성된 커플들은 대부분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그들은 온갖 달콤한 연애 행각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화제의 중심에 놓이지만, 결국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헤어지게 됩니다. '거침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이나 '지붕킥'의 이지훈(최다니엘)-황정음 커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윤지석-박하선 커플은 무사히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병욱의 전작에서도 모든 연인들이 쓸쓸한 결말을 맞이했던 것은 아니지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는 청춘 커플이 2쌍 있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