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3' 서지석-박하선의 결합 => 윤계상-김지원의 비극 예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서지석-박하선의 결합 => 윤계상-김지원의 비극 예고?

빛무리~ 2012. 1. 18. 06:23
반응형




참 오랫동안 가슴만 졸이게 하던 윤지석(서지석)과 박하선 커플이 드디어 78~79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행복한 연인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 동안 김병욱 시트콤에서 중반부쯤에 결성된 커플들은 대부분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그들은 온갖 달콤한 연애 행각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화제의 중심에 놓이지만, 결국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헤어지게 됩니다. '거침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이나 '지붕킥'의 이지훈(최다니엘)-황정음 커플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윤지석-박하선 커플은 무사히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병욱의 전작에서도 모든 연인들이 쓸쓸한 결말을 맞이했던 것은 아니지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는 청춘 커플이 2쌍 있었는데, 이재황-김민정은 이별의 수순을 밟았지만 권오중-최윤영은 별 문제 없이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윤지석-박하선 커플의 앞날에도 이젠 아무런 장애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동안 가장 큰 걸림돌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던 박하선의 머뭇거림이었지요. 그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윤지석과의 사랑은 점점 멀어질 테고, 언제든 고영욱이나 이적이 빈틈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최대 장애물이 없어졌습니다.

자기의 금속 알레르기를 염려한 윤지석이 목걸이를 몰래 바꿔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하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나 곁에서 지켜주던 윤지석의 커다란 존재를 새삼 느끼게 되었지요. 그 와중에 윤지석이 용종 제거 수술을 하게 되면서, 박하선은 혹시 그가 자기 곁에서 사라져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기 시작합니다. 매우 안전한 수술이라고는 했지만, 자칫 운이 나쁘면 사망률 3%에 해당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음 날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중인 윤지석을 만나기 위해 그녀는 밤길을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병원 복도에서 윤지석과 마주치자 박하선은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리면서, 국어 선생답지 않은 부정확하고 어눌한 표현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군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온 건지 잘 모르겠는데... 그냥 윤선생님은 언제나 제 곁에 있었으니까...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제 곁을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럼 저는 정말... 흑흑..." 그런데 너무 똑 부러지는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된 사랑 고백보다 저 어눌한 고백이 훨씬 더 감미롭게 느껴지는 건 뭐였을까요? 오버하면서 우는 모습조차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윤지석의 기분은 물론 하늘을 날아갈 듯 했겠지요.

"나는 안 그래요. 언제나 기다리고 또 기다릴 거라고 말했잖아요? 늘 옆에 있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함없는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윤지석은 자연스레 그녀의 입술로 다가갑니다. 박하선도 거부할 뜻이 전혀 없습니다. 따스한 입맞춤... 그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완벽히 일치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토록 애틋하고 절실하고 감미롭고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이 저려오는 키스신을 또 어디에서 본 적 있었던가요? 저는 쉽게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원래는 78회를 보고 나서 리뷰를 작성하려 했지만, 79회의 미리보기가 너무 심한 떡밥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은 쓰지 못했었지요. 제가 보기엔 분명 현실인데, 결코 꿈의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지석이 수술에서 깨고 보니 모두가 꿈이었더라는 식으로 미리보기가 나와 있었으니까요. 물론 지석은 꿈을 꾸었지만, 그녀와의 달콤한 키스는 엄연한 현실일 뿐 꿈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선에게 다시 거절당하고, 설상가상 그녀는 미국의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영영 한국을 떠나고, 그녀를 쫓아서 공항으로 달려가던 지석은 교통사고를 당해 쓰러지고... 이것이 바로 꿈이었지요. 혹시라도 그녀가 떠날까봐, 이 벅찬 행복이 깨질까봐 두려워한 윤지석의 무의식이 그런 꿈을 꾸게 했던 것입니다.

퇴원 후 집 앞에서 다시 만난 박하선은 꿈 속에서처럼 그를 차갑게 밀쳐내지 않았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보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면서도, 수줍은 미소와 함께 윤지석의 포옹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시작한 그들이, 어떤 이유로든 헤어질 수 있다고는 상상되지 않는군요. 이 두 사람의 성격상, 아무리 주변에 다른 사람이 얼씬거린다 해도 마음이 변하거나 서로를 배신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윤지석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박하선도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억지로 맺어졌던 고영욱에게도 의리로 최선을 다했던 그녀인데, 하물며 깊은 감동과 진실한 사랑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인 윤지석을 버릴 수 있을까요? 이적의 존재도 더 이상은 그들의 사랑에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외부적인 걸림돌도 전혀 없습니다. 신분과 조건도 엇비슷하고, 막장드라마처럼 가족들과 얽힌 구질구질한 사연도 없습니다. 그냥 아주 평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커플입니다. 설마 둘 중 한 명이 죽게 될 수도 있을까요? 하지만 예상컨대 그럴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이네요. 윤지석과 박하선은 죽음의 이미지와는 너무 동떨어진 캐릭터이고 죽어야 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너무나 생뚱맞을 것이고, 어쩌면 김병욱을 향한 저의 굳은 신뢰에 금이 갈지도 모릅니다. 그건 아닐 거예요.

그런데 스텐레스 김이 웬일로 이렇게 친절할까요? 아직도 40회 이상 남아있는 이 시점에서 한 커플이나마 뚜렷한 러브라인의 확정을 시청자들에게 선물해 주니 말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지하커플'의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감미로워서 잠깐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들어 있었지만,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좀 어리둥절해지더군요. 아무래도 이건 김병욱의 방식이 아닌 듯한데? 그렇다면 뭔가 다른 암시가 숨어 있을까? ... 차분히 생각을 더듬으니 또 다른 두 사람의 얼굴이 아슴프레하게 떠오릅니다. 제가 '지하커플' 못지 않게 응원해 왔던 '지상커플'... 제가 언제나 '하이킥3'의 메인커플이라고 주장해 왔던 윤계상과 김지원의 얼굴입니다.

박하선과 김지원은 고종사촌일 뿐 친자매도 아닌데, 그녀들이 두 형제와 각각 결혼해서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윤지석-박하선의 관계가 먼저 확정된 것은 윤계상-김지원에게는 좋은 징조라고 볼 수 없습니다. 살짝이나마 족보가 꼬이게 되고 가족 관계가 복잡해지는 선택이므로, 김지원은 개의치 않는다 해도 윤계상에게는 충분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김지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도 철벽같은 그의 도덕성이 발목을 잡겠지요. 게다가 조카 안종석(이종석)이 받게 될 충격과 상처도 고려해야 합니다. 열렬히 짝사랑하던 김지원이 외숙모가 된다면, 이 녀석은 외국으로 떠나서 영영 가족들 곁에 안 돌아올지도 모르겠네요. 아무 문제 없는 '지하커플'에 비해, 이 쪽에는 장애 요소가 만만치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제가 응원하는 두 커플이 모두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어쩌면 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요. 나중에 가슴 아프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저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묵묵히 응원해 왔던 것입니다. 시청자로 하여금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김병욱의 마력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렇다면 '지상커플'의 엔딩은 어떻게 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만은 섣부른 입방정을 떨거나 설레발을 치지 않고 조용히 있으려 했었지만, 저 외에도 많은 분들이 벌써 예측하고 계시는 데다가 손가락도 점점 더 간지러워 오네요. 어차피 확신할 수 없는 추측일 뿐이니 가만히 언급해 본다면...

뉴질랜드 에피소드 이후로 윤계상의 머리 위에 죽음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워졌다는 느낌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그 죽음은 틀림없이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댓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대상이 누구일지, 한 사람일지 또는 여러 사람일지는 모르지만, 결코 의미없는 사고사나 개죽음은 아닐 것입니다. 윤계상의 성자같은 캐릭터에 꼭 어울리는, 가장 거룩하고 성스러운 죽음이 그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머지않아 윤계상이 의료 봉사하러 떠나게 될 아프리카의 '르완다'는 결코 안전한 지역이 못 됩니다. 인종 갈등으로 인한 내전이 끊이지 않아 대규모 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경제 상황도 몹시 어렵습니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를 모를 리 없건만, 윤계상은 거침없이 르완다행을 결정했습니다. 그 곳에 가서는 내전 중에 부상당한 난민들을 지극 정성으로 치료할 것이고, 정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안위는 아랑곳없이 어디에든 뛰어들고 누구 앞이든 막아설 것입니다. 당연히 죽음의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또 하나의 경우... 어쩌면 윤계상이 자신의 목숨과 바꾸어 살려낼 사람은, 르완다의 난민들이 아니라 김지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면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스쿠터를 포기 못하는 김지원의 고집은, 마치 폭탄을 품에 안고 다니는 것처럼 위험한 것이 사실이죠. 본인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절대 괜찮지 않다는 것을 윤계상은 알고 있습니다. 평소엔 늘 웃는 얼굴이지만, 지원으로부터 스쿠터 열쇠를 빼앗을 때만큼은 웃음기 한 점 없이 정색을 했던 계상입니다.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예고없이 절체절명의 순간이 닥쳐온다면, 그 때 윤계상이 김지원을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아빠가 죽었던 것도 사실은 딸 지원을 살리려다가 그렇게 된 거였지요. 만약 딸과 함께가 아니라 혼자 있었다면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끝없이 펼쳐진 눈밭으로 걸어나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냥 차 안에서 버티며 누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어린 딸의 체력이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할까 염려한 아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 될 수 있음을 예감하면서도 용감히 걸어나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김지원의 마음 속에서 아빠를 대신하고 있는 사람은 윤계상입니다. 김지원에게 있어 윤계상은 사랑하는 사람인 동시에 아빠와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아빠처럼 의지하며 따르고 싶은 연인이죠. 그가 읽는 책을 모두 함께 읽고, 그가 가는 곳마다 어디든 따라가고, 그가 하는 일은 모두 곁에서 함께 하고 싶은 것이 김지원의 사랑입니다. 그러니 어쩌면, 7년 전에 아빠가 지원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것처럼, 지금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윤계상도 똑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 하지만 이건 너무 지나친 비극이네요. 아무쪼록 저의 마지막 상상은 빗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설령 윤계상이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그 이유가 김지원 때문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반드시 죽어야 한다면, 르완다에서의 성자같은 최후가 역시 윤계상에게는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윤지석과 박하선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도 마냥 흐뭇하게 미소지을 수만은 없는 이 마음... 예상치 못한 슬픔이 언제 또 닥쳐올지 모르니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이 마음은 '스텐레스 김 중독증'의 한 증상입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