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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주 '남자의 자격'은 '내 인생 최고의 밥상' 이라는 주제로 꾸며졌습니다. 멤버들은 저마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음식을 가져다가 밥상을 꾸몄습니다. 모든 음식이 참으로 맛갈스럽고 정겨워 보이더군요. 그런데 중간에 약간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양준혁은 그의 인생 최고의 음식으로 '전복죽'을 선택했는데, 그 음식에는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이 담겨져 있었던 겁니다.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인데요... 제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양준혁의 나이는 28세였다고 함) 1년 정도 사귀었고, 제가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까지 발전시키고 싶어서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1년 정도 사귀었다는 말에..
KBS 2TV '스타 인생극장'에 가수 김태원과 그의 아내가 출연했습니다. 예전에도 김태원의 아내 이현주씨를 브라운관에서 몇 차례 본 적은 있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그녀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고와지기만 하는군요. 김태원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강호동이 물었습니다. "김태원씨에게 아내란 어떤 존재입니까?" 그러자 김태원이 대답했습니다. "저로 하여금 세상 모든 여자들을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게 만든, 그런 존재입니다" 꽃다운 청춘에 만나 중년에 이른 지금까지 그렇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서인지, 이현주씨는 2년 전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젊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 항상 기타를 품에 안고 다니는 김태원에게 당시 연인이던 아내가 "기타를 더 사랑하는지 나를 더 사랑하는지" 하고 물으..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남자의 자격' 귀농 2편은 넉넉한 시골 인심을 흘러 넘치도록 담고 있었습니다. 시골 어르신들은 마치 날개 없는 천사처럼, 새로 이사 온 '남격' 멤버들을 위해 아낌없는 온정을 베풀어 주셨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감동적인 장면들이 가슴에 편안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온정이 너무 지나쳐서 그런 것 같더군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적정선을 넘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니까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 깊은지 다른 멤버들보다 하루 먼저 도착한 김국진은, 미리 수돗가 공사도 해 놓고 덕구와 더불어 신나게 마당을 달리기도 하며 홀로 시골 생활을 만끽합니다. '귀농'은 그의 체질에 딱 맞는 미션인가봐요. 그런데 갑자기 이웃집..
2010년 KBS 연예대상은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이경규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최근 김성민 사건으로 인해 타격이 컸던지라 그 영향으로 좀 어렵지 않을까 염려를 했었는데, 다행히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바라던 후보에게 상이 돌아가서 매우 기쁘고 흐뭇합니다. 방송인 이경규를 보면 대한민국 코미디와 예능의 근현대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브라운관에서 그를 보았지요. 지금은 비교적 후덕한 모습으로 변했지만 젊은 시절의 이경규는 이윤석과 비슷할 정도로 굉장히 깡마른 모습이었습니다. 언젠가 주병진과 더불어 콩트를 하던 중에 이경규가 종아리를 맞는 설정이 있어서 바지를 걷어올렸는데, 다리가 얼마나 앙상하던지 주병진이 "아니, 왜 물구나무를 서셨습니..
필로폰 투약으로 구속된 김성민의 얼굴과 목소리가 다시 공중파 방송에 버젓이(?) 등장했다는 이유로 '남자의 자격 - 남자 그리고 귀농일기' 편에 대해 약간의 시끄러움이 있는 모양입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기보다는 일부 기자들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에요. 기자는 언제나 이슈에 목마른 직업이다 보니 없는 논란이라도 만들어내고 싶겠지만, 이번에 '남자의 자격' 편집은 공정했습니다. 트집 잡힐 이유가 없었어요. 지난 번 '카메라 여행' 편은 7멤버들이 각자의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김성민의 분량만 통째로 들어내기가 쉬웠으나, '귀농일기' 편은 모두가 함께, 또는 팀을 나누어서 일을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김성민 한 사람의 분량만 모조리 들어낸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습..
김성민의 필로폰 투약과 구속 사건은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모두들 그의 잘못된 선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듯한 '남자의 자격' (이하 '남격')을 염려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런데 신원호 PD를 비롯한 '남격' 제작진은 예상보다 굉장히 발빠른 대응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서 "김성민의 하차는 당연한 수순이며, 이미 촬영해 놓은 5일의 방송에서도 김성민의 분량은 통편집될 것이다. 그를 너무 믿었기에 배신감마저 든다." 라고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너무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그 태도는 또 한 번의 충격이었습니다. 하긴 '1박2일' 제작진이 물의를 일으킨 멤버들을 감싸느라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갑작스레 유기견 입양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 '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 편에서 진행된 유기견 돌보기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알레르기성 저질 호흡기로 인해 키울 수 없는 것이 날마다 서글픈 저로서는, 가장 애청하는 예능 '남자의 자격'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 아저씨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녔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런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경규와 김성민, 이정진은 이미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더군요. 특히 이경규는 개 4마리에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을 만큼 애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윤석도 예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있지요...
복수극 중에서도 왠지 독특한 복수극이 될 것 같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일일연속극 '황금물고기'가 그야말로 어이없는 종영을 맞았습니다. 하긴 중반쯤부터는 별 재미도 없었고 좋은 작품으로 끝맺게 될 가능성은 더욱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기왕 보던 김에 본다는 식으로 계속 시청하고 있었지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되실 겁니다!" 라는 말이 최근 예능에서 나왔었는데 (제 기억에는 아마도 '남자의 자격'에서 윤형빈이 박칼린을 향해서 했던 말 같습니다. 처음 만나서 멤버들의 노래 실력을 테스트하던 그 때였어요^^) 그 말은 과연 이 드라마 '황금물고기'의 종영에 꼭 어울리는 말이었습니다. 추측컨대 작가는 고민 끝에 처음의 의도대로 엔딩을 끌고 간 것 같습니다. 남녀 주인공 이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