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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양준혁, 쇼킹했던 일방적 사랑의 추억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자의 자격' 양준혁, 쇼킹했던 일방적 사랑의 추억

빛무리~ 2011. 12.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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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남자의 자격'은 '내 인생 최고의 밥상' 이라는 주제로 꾸며졌습니다. 멤버들은 저마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음식을 가져다가 밥상을 꾸몄습니다. 모든 음식이 참으로 맛갈스럽고 정겨워 보이더군요. 그런데 중간에 약간 충격적이면서도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양준혁은 그의 인생 최고의 음식으로 '전복죽'을 선택했는데, 그 음식에는 가슴 아픈 사랑의 추억이 담겨져 있었던 겁니다.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인데요... 제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양준혁의 나이는 28세였다고 함) 1년 정도 사귀었고, 제가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까지 발전시키고 싶어서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1년 정도 사귀었다는 말에 그녀도 흔쾌히 동의할지는 의문... 그녀는 사귄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여짐...) 그래서 제가 바로... 차에다 태웠어요... (헉! 고백을 거절했는데 마구잡이로 차에 태우다니, 그 여자는 얼마나 식겁했을까?)

"그렇게 태우고 바로 달려갔던 곳이 구룡포 앞바다였습니다. 방파제에서 제가 진짜 뛰어내려서 죽을 생각까지 했었어요" (나는 들으면서도 그저 한숨만 나오는데, 이경규는 멋지다고 난리치는 중...;;) 내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고백도 하고 청혼도 했는데 안 받아주니까 너무 슬프잖아요" (슬프다고 그러는 건 아니지..;;)

"원래 술도 잘 못하는 제가 슈퍼에 가서 소주 2병을 사다가 그 자리에서 2병을 한꺼번에 원샷을 했어요. 그랬더니 용기가 또 생기더라구요" (대체 무슨 용기?::)

"나 여기서 뛰어내릴까? ... 내가 이 파도에 뛰어들까? 아니면 네 마음한테 갈까?" (마음한테 가는 길은 그 길이 아니야, 이 사람아..;; 헌데 남자들은 그 말이 또 멋있다고 환호성)

"여자가 한참을 고민하더니만... 나를 선택하더라고요... 그렇게 얘기가 잘 됐고, 자기가 나한테 잘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음... 설마 진짜로 마음이 움직였단 말인가? 그 여자의 마음에는 거칠기 짝이 없는 저 일방적 사랑의 강요가 감동으로 다가갔다는 것일까?)

"그러면서 함께 갔던 곳이 바로 구룡포의 어떤 음식점이었어요. 그 식당에서 음식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최고의 넘버원으로 뽑는 맛입니다. 그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장래를 약속하고 결혼 약속까지 다 했었어요" (남자들 모두 감탄하며, 얼마나 맛있었겠냐고 동의함... 그런데 뭔가 점점 쎄한 분위기..;; 처음 고백을 들었을 때는 부담스럽다고 거부반응을 보이던 여자와 순식간에 일이 술술 풀리다니, 그럴 리가?)

"
그런데 다음날이 돼가지고 연락을 했더니, 그 때부터는 연락을 안 받는 거예요..ㅜㅜ" (그럼 그렇지;; 헌데 이 남자들 웃긴다. 아까는 양준혁 멋있다면서 모두 감탄해 놓고는 이제 와서 모두 딴소리를 한다. / 윤형빈 : 무섭죠. 하긴 무서웠겠죠. / 이윤석 : 그냥 급한 불만 끈 거였구나..;; / 이경규 : 일단 뛰어드는 것만 막으려고 그랬던 거야..;;) 그 때 제가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그 친구를 잊어 보려고 하는데 한 달만에 살이 15kg가 빠지더라고요."

예전에 '남자, 시를 쓰다' 편에서 양준혁은 '밥' 이라는 제목으로 사랑의 시를 써서 의외의 감성을 자랑했었습니다. "밥 먹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마주 앉아 보고... 왼쪽에 앉아 보고, 오른쪽에 앉아 보고..." 이런 시였는데, 그 작품의 주인공도 바로 그녀였다는군요. 아마도 그 때 구룡포 음식점에서 밥을 먹던 모습이 양준혁의 뇌리에는 깊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었나 봅니다. 하긴 그녀의 속도 모르고, 혼자 무척이나 행복했을 테니까요.

아픈 사랑의 추억을 품고 그 이후로 14년간을 살아오면서, 양준혁의 사랑의 방식은 좀 변화했을까요? 글쎄요, 말하는 태도를 보아서는 그 당시 자기의 사랑법에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아직도 잘 모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아예 사랑을 원치 않는다면 모를까,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요. 또 다시 사랑의 기회가 찾아온다 해도 예전처럼 그렇게 한다면 다가오려던 사랑마저 도망가버릴 것입니다.

'하이킥3'에서 고영욱의 캐릭터가 줄창 욕을 먹는 이유는, 현재 가난한 고시생으로서 여자친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능력남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그 이유도 조금은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제일 큰 이유는 박하선의 뜻과 관계없이 사랑을 강요해서 얻어낸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박하선이 진심으로 고영욱을 사랑해서 자발적으로 연인이 되었다면야 누가 왈가왈부할 수 있을까요? 박하선은 남녀의 역할에 대해 편견이 없고 지극히 착한 여성입니다. 그런 만큼 얼마든지 진심으로 가난한 고시생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서 만난다는데 누가 참견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박하선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등 떠밀려서 고영욱과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데이트랍시고 만나면서도 그녀는 전혀 행복하거나 즐겁지 않습니다. 마치 직장생활과 비슷한 의무 정도로 느끼고 있을 뿐입니다. 데이트 약속이 취소되면 서운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 피곤했었는데 잘됐다 ㅎㅎ" 이러면서 신나게 집으로 돌아와 누워 버립니다. 이런 꼴을 지켜봐야 하는 시청자들은 속이 터집니다.

물론 착한여자 콤플렉스 때문에 마땅히 거절해야 할 것을 거절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박하선도 답답하지만, 그녀의 착한 심성을 이용해서 억지스런 사랑을 강요했던 고영욱에 대한 분노도 점점 커져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제 박하선과 고영욱의 짧았던 연애는 자신의 초라한 현실을 절감한 고영욱이 그녀에게 미안해하기 시작하면서 종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왜 모든 것을 다 가진 하선씨가 아무것도 없는 저 같은 놈을 만나 주는지..." 라고 쓸쓸히 말하는 고영욱의 모습조차 별로 가슴 아프지 않았던 이유는 "왜긴 왜야? 네가 여러 사람 앞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도록 이 착한 여자한테 강요했었잖아!"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양준혁의 추억 속 그녀가 박하선처럼 '착한여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은 천만 다행입니다. 만약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거절 못해서 결혼까지 이르렀다면, 과연 그 결혼 생활이 행복했을 거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양준혁의 입장에서도 머지않아 그녀가 자기를 사랑이 아닌 의무감으로 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고, 그의 순수한 마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을 겁니다. 남자가 욱하는 마음에 사고를 저지르지 않도록 그 자리에서는 받아들이는 척했다가, 거절해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닫고 냉혹하게 끊어냈던 그녀는 참으로 현명한 여자였군요. 사랑은 절대 강요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지금쯤은 양준혁도 깨닫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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