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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자의 자격 - 디지털의 습격' 편은 조용하게 시작되었으나, 후반에 가서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기막힌 재미를 선사해 주었군요. 제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두 마디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서투름의 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아저씨들이 뭔가를 능숙하게 척척 해내면 하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맞이하는 모든 미션마다 그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것들인데, 그 낯설음과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의 습격' 편은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으로 구성된 YB팀이 ('1박2일'의 아류처럼 OB팀과 YB팀으로 나눈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워낙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모든 미션 수행을 ..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남자의 자격' 밴드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감동적이었지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열정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특히 할마에 김태원과 랩 이경규, 그리고 드럼 이윤석, 건반과 제2보컬을 겸했던 윤형빈, 이 네 사람에게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김국진과 이정진도 묵묵히 각자의 위치를 지켜 주었으니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저를 매우 고민에 빠지게 한 멤버가 1명 있었습니다. 바로 메인 보컬 김성민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 방송을 보고 난 직후부터, '1박2일'을 시청하고, 다른 할 일을 하다가, 일찍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1월 31일에 방송된 '남자의 자격, 아날로그편'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로거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평소 언제나 그분의 글을 감탄하며 읽곤 하지요. 어제도 그 설득력 있는 글솜씨에 빨려들어가며, '남자의 자격'이 혹시라도 '패떴'처럼 침몰하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 방송을 못 본 상태였거든요. 뒤늦게서야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읽었던 대로 '아날로그'편에서 출연자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퍼질러 앉아서 자기들의 옛 추억이나 곱씹으며 수다판을 벌이다가, 밥을 지어서 먹고 쉬고... 그러고 그만이었습니다. 만약 이게 정상적인 방송분이었다면, 그야말로 제작진이고 출연진이고 제정신이 아니라 할만했지요. 그러나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
윤형빈씨, 그 동안 '남자의 자격'에서 많이 힘들고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매우 공격적인 캐릭터 '왕비호'로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이미지를 고수할 수도 없었고 쉽사리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낼 수도 없었으니까요. 거대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막내의 입장인데다가, 윤형빈씨에게 익숙한 전문 개그프로와는 완전히 성격을 달리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니까 적응도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형빈씨는 철저한 노력과 준비로 승부하는 사람 같았어요. 왕비호 개그를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았을 거예요. 독설 개그라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장르(?)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형빈씨는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