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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김성민은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일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자의 자격' 김성민은 정말 최선을 다한 것일까?

빛무리~ 2010. 8. 16.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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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남자의 자격' 밴드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감동적이었지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열정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특히 할마에 김태원과 랩 이경규, 그리고 드럼 이윤석, 건반과 제2보컬을 겸했던 윤형빈, 이 네 사람에게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김국진과 이정진도 묵묵히 각자의 위치를 지켜 주었으니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저를 매우 고민에 빠지게 한 멤버가 1명 있었습니다. 바로 메인 보컬 김성민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 방송을 보고 난 직후부터, '1박2일'을 시청하고, 다른 할 일을 하다가, 일찍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은 "김성민이 과연 최선을 다한 것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성대결절로 목이 쉰 것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밴드편' 방송이 나올 때마다 항상 저를 불안하게 했던 그 '음정'과 '가사'의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지 못한 점 때문에 도저히 "잘 했다"고 말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1년 내내 음정을 틀릴 수밖에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백 번 양보해서 '약간의 타고난 음치' 라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었지만, 엄청난 대사량을 소화해야 하는 전문 연기자로서, 그 짧은 가사를 완벽히 외우지 못하고 끝...까...지... 버벅거리며 틀렸다는 부분에서는 좀처럼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과연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렇게 밖에 안 된 것일까요?

'사랑해서 사랑해서'라는 노래를 만들어 온 김태원이 멤버들에게 처음으로 가르쳐 줄 때, 가성으로 직접 불렀던 후렴 부분의 음정과 박자를 저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인상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다시 사랑을 하겠지, 많은 이별을 했기에, 한 걸음 한 걸음, 힘겨운 시간이겠지만~"

그런데 김성민이 보컬을 맡으면서 정말 단 한 번도, 최초에 김태원이 가르쳐 주었던 그 음정과 박자가 지켜진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시 사랑을 하겠지" 라는 8글자와 "많은 이별을 했었기에" 라는 9글자를 같은 박자에 적용시키는 데에, 김성민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요. 김태원은 고민 끝에 가사를 수정해서 "많은 이별을 했기에" 라고 8글자로 맞추어 주더군요. 나쁘지는 않았으나 원곡의 세련된 느낌보다 한층 단순해져서 아쉬웠습니다. 윤형빈은 그 부분의 박자를 정확히 맞출 수 있었으나, 앨범을 낸 가수(?)라는 점 때문에 아마추어 밴드의 보컬을 맡을 수 없었지요.


그리고 "힘겨운 시간이겠지만" 의 부분에서 김성민의 보컬과 윤형빈의 보컬을 비교해서 들으면 음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 부분에서 윤형빈은 아주 약간 더 아래쪽의 음을 잡거든요. 그것이 바로 처음에 김태원이 가르쳐 주었던 정확한 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성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지"에서 살짝 음이 내려가 주는 것과, 계속 같은 음으로 밀고 나가는 것과는 느낌이 천지차이였습니다. 적어도 제가 듣기에는 그랬어요. 이 부분에서도 역시 원곡의 세련된 느낌은 김성민의 자체적 편곡으로 인해 너무 단순해져서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1년 동안 연습해도 절대 안 된다는데야 어쩌겠습니까? 정말 답답하고 아쉬웠지만, 김성민은 가수가 아니니까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가사의 문제에는 그렇게 너그러워질 수 없더군요.

솔직히 김성민이 뮤지컬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저는 굉장히 의아했습니다. 뮤지컬에서는 외워야 할 가사의 양이 '사랑해서 사랑해서'와는 비교할 수 없게 많을 테니까요. 그 이전까지는 "말을 하는 것과 노래를 하는 것은 다르니까, 말로 하는 대사는 익숙하게 외울 수 있어도, 일단 멜로디가 입혀지면 절대 외울 수 없는 특이한 체질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뮤지컬의 대사는 노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뮤지컬 무대에서도 끊임없이 가사를 틀리면서 공연하는 것일까요?

맹세코 말씀드리지만, '남자의 자격' 공연을 보면서 제가 "김성민이 틀리나 안 틀리나?" 하고, 일부러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도 그냥 즐기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얼마나 힘들게 준비해 왔는지를 직접 방송을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 왔기 때문에, 이제 드디어 그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을, 저도 온전한 감동으로 기쁘게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틀린 가사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아, 솔직히 짜증이 나더군요. 슬프게도 저는 온전한 감동을 느끼는데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후렴구에 들어서면서 영락없이 김성민은 개사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이별을 했기에" 라는 부분에서 "너무 힘겨워 했기에" 라고 부른 것이었지요. 후렴구의 제1단락에서 제2단락의 가사를 부르려고 했던 모양인데, 제2단락의 가사는 "홀로 힘겨워 했기에" 였기 때문에 그나마 틀린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김성민은 끊임없이 1단락과 2단락의 가사를 헛갈렸습니다. 무작정 외우면 그럴 수도 있지만, 연기자로서 그 문장의 뜻을 이해하고 맥락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외웠다면 그렇게 대책없이 계속 헛갈리지는 않았을텐데요.

노래의 특성상 후렴구는 계속 반복되는 구조였지요. 간주가 끝나고 다시 후렴구가 돌아왔을 때 김성민은 이렇게 불렀습니다. "이제 사랑 하겠지. 많은 힘겨워 했기에..." 말도 되지 않는 저 가사의 원래 문장은 "다시 사랑을 하겠지. 많은 이별을 했기에" 였지요. 영문을 모르는 사람이 악보를 보면서 김성민의 노래를 듣는다면, "오늘 처음 배운 노래를 하나보다" 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1년 동안 연습했는데 저렇게 가사를 틀리는 사람이 있다는 게, 더구나 그 사람이 전문 연기자라는 게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세번째로 돌아온 후렴구에서는 제1단락을 윤형빈이 맡았습니다. 정확한 음정과 가사로 통과하고, 이제 대망의 마무리만 남았습니다. 후렴 제2단락의 가사는 "한번 더, 한번 더, 사랑을 기다리는 날에" 인데 김성민은 "한 걸음~" 이라고 시작하다가 윤형빈의 소리를 듣고 "한번 더" 라고 바꾸더군요. 어쩌면 끝...까...지... 일관성 있게 틀려 주시는 꾸준함을 보였습니다.

열정적인 분위기에 취해서 그까짓 거 조금도 신경쓰이지 않았다고, 저의 이런 글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렸듯이, 저는 따지거나 트집을 잡을 의도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처럼, 틀리고 틀리고 또 틀리는 가사가 귀에 들어오면서 신경을 계속 거슬렸고, 감동은 10분의 1정도로 줄어들게 되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남자의 자격 밴드'의 최종편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저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못마땅한 의견을 말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럼 이윤석은 월,수,금요일에 드럼 학원에 다니면서 노력했다는데, 김성민은 '사랑해서 사랑해서'를 개인적으로 몇 번이나 연습했을까요? 함께 모여서 연습할 때를 제외하고는 악보를 들춰보지도 않은 게 아닐까요?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노력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목이 쉬고 성대결절이 온 것은, 예전에는 이 노래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뮤지컬 때문임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이틀만 쉬어주면 회복된다는데, 매일 노래를 하니까..." 그리고 자막은 "날마다 계속되는 뮤지컬 연습 때문에..." 라고 뜨더군요. 결국 '남자의 자격 밴드'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이 무대를 열심히 연습한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였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개인적 스케줄 역시 중요한 것이니까 쉰 목소리는 얼마든지 이해합니다. 하지만 가사도 제대로 외워 오지 못한 부분은 불성실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요.

공연장으로 가던 차 안에서 윤형빈이 보컬 김성민의 쉰 목을 걱정하자, 김태원은 1년간 쌓여 왔던 불만을 은연연중에 드러냈습니다. "1년 내내 걱정을 하(게 만들)잖아! 그런게 어딨어? 좋다가 나쁘다가 하는 거지, 1년 내내 걱정이야(걱정을 시켜)!" 네... 저는 그의 심정에 더없이 공감합니다. 밴드의 꽃이라는 보컬이 1년 내내 그러고 있으니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서마저 계속 가사를 틀리는 보컬의 노래를 들으며 속으로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겉으로는 모두 잘 했다고, 아름다웠다고 말했지만, 어떻게 그 자리에서 솔직한 말을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오늘만큼은 제가 참을 건데요, 끝나고 보자구!" 라면서 차 안에서 이를 갈았지만, 예상컨대 할마에 김태원이 다 지난 일을 가지고 나중에 김성민을 잡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좋게 끝내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지요. 어차피 공연을 또 할 것도 아닌데, 지난 일로 야단쳐 봐야 팀의 분위기만 나빠질 뿐 좋을 게 뭐 있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방송을 통해 느끼고자 했던 감동에 커다란 방해를 받고 실망하게 되었던 시청자로서, 김성민에게 약간의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정말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권합니다. 끝없이 멤버들에게 미안해 했던 이유가, 쉰 목소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고 허술한 준비 자세로 임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윤석의 드럼은 오랜 노력이 두껍게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비록 긴장을 했고 메트로놈의 이어폰이 빠져 버리는 바람에 비트가 빨라지긴 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든든하고 믿음직했습니다. 좀처럼 식지 않는 압력밥솥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에 비해 김성민의 열정적인 무대 매너는 보기 좋았으나, 그 자리에서만 부르르 끓어오르는 냄비 같았습니다. 뮤지컬도 좋고 개인적 스케줄도 좋으나, 보컬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았으면,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좀 더 철저히 준비해야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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